연금술사 하나님 - 비극을 축복으로 바꾸시는 하나님
존 클레이풀 지음, 김유리 옮김 / IVP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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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가치를 충분히 누리기 위해 책 읽기에 방해되는 몇 가지 요소들을 하나 하나 제거하면서 책의 내용과 가치를 챙겨 볼까 한다. 우선 낯선 저자에 대한 독자들의 저항이 만만치 않다는 점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하지만 책 날개에 약술된 약간의 저자 정보만으로도 관심을 유도하기 충분하지 싶다. 그러나 책을 펼쳤을 때 가장 눈에 밟히는 대목은 출판사가 전략적으로 선택했을 “설교가 중의 설교가”라는 문구가 아니라 저자의 종교 전향을 짧게 언급한 약력이다. 정치적· 종교적으로 가장 보수적인 남침례교에서 성공회로의 전향은 우리나라로 치자면 개신교에서 가톨릭으로의 개종(改宗)에 비견할 만큼 저자의 삶의 깊이를 재 볼 결정적인 요소이기 때문이다. 무엇이 그로 하여금 그런 결단을 하게 했는지 자세히 알 길은 없지만, 30년 된 교회 동료들과의 결별과 여덟 살 난 딸을 잃은 경험은 그에게 최소한 격정과 회환의 세월로 점철된 요셉과 야곱의 생애를 통해 전해 줄 이야기가 충분하리라는 생각을 들게 한다.
  책 전체에 걸쳐 다양한 기독교 전통의 지혜를 끌어안고 있는 이 책의 가치를 방해하는 다음 요소는 익숙한 소재와 주제라는 점이다. 그러나 저자의 말대로 다양한 양식으로 황홀하고 눈부신 진리로 가득 채운 성경, 그 중에서도 기독교 역사상 가장 사랑과 관심을 받는 야곱과 요셉의 이야기에 다시금 귀기울인다는 것은 식상할 일이 결코 아니다. 그렇다고 같은 주제를 다룬 여느 책들과 차별이 없다는 의미가 아니다. 오히려 [연금술사 하나님]은 요셉과 야곱에 관한 또 한 권의 책 이상의 지혜를 분명하게 선언하고 있다. 이 책은 야곱에 관한 두 편의 설교와 요셉에 관한 두 편의 설교로 구성되어 있다. 하나님이 우리를 사랑하신다는 사실 외에 우리가 달리 사랑받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으며, 우리를 향한 그분의 사랑을 멈출 길도 없다는 사실, 그리고 모든 실재의 배후에 그분의 사랑 이외에 다른 동기가 없다는 믿음을 전제로 벼랑 끝에서 확인되는 하나님의 선하심이라는 메시지와 다 자란 성인에게도 의미 있는 변화가 가능하다는 희망을 담고 있다. 
  책의 가치를 판단하는 데 방해가 되는 마지막 요소는, 이 작은 책에 얼마나 깊이 있는 내용을 담았겠는가 하는 회의(懷疑)에 맞닿아 있다. 여기에 대해선 개인적인 경험과 연결해 좀더 많은 독자들이 책을 읽도록 도전하며 글을 마칠까 한다. 나는 찬찬히 책을 한 번 읽고, 서평을 위해 한 번 더 읽은 후, 다시 한 번 이 책을 읽고 있다. 두 번 이상 책을 읽는 행위는 그 동안 속독(速讀 )과 남독(濫讀)을 유난히 즐겼던 내 독서 이력을 통해 노동에 가깝다는 걸 확인한 바 오래지만 이 책은 충분히 그런 대가를 지불할 가치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탄탄한 신학적 이해를 기반으로 한 도전적인 해석과 통찰들이 아름다운 몇 마디 문장으로 압축된 채 숨겨져 있어 더욱 그렇다. 분량이 얇다고 내용 또한 만만하리라는 판단은 순전히 오판이라는 것이 이 책에도 적용되는 말인 듯하다. 특히 저자 자신의 해석학적 전제를 다루는 저자 후기는 말할 필요가 없다. 이 책은 매우 넓은 독자층에게 읽힐 만한 책은 아닌 듯하다. 그러나 그렇다고 이러한 요소들이 독자와 책의 간극을 넓힐 요소들은 결코 아니라고 본다.

정지영/  "복있는사람" 기획실장, IVP 북뉴스 5-6월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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