퐅랜, 무엇을 하든 어디로 가든 우린
이우일 지음 / 비채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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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책을 받아보고 '퐅랜'이 무슨말인가 한참 생각했는데...포틀랜드의 줄임말이다.

지금 가장 '힙'한 도시 포틀랜드에 눌러앉아 살았던 작가의 이야기가 담긴 에세이 <퐅랜, 무엇을 하든 어디로 가든 우린>.

어디 얼마나 '힙'한 도시인지 한번 들여다 보자.

 

미국 북서부 오리건주에 있는 도시 포틀랜드. 작가가 우연히 책에서 보고 호기심을 느껴 가족들을 데리고 정착한 곳이다.

평소 익숙한것보다는 낯설고 새로운걸 추구한다는 작가님에게 퐅랜은 그냥, 괜찮을것 같았단다.

비내리는 날이 일상이라 우산을 쓰고다니는게 더 어색한 그곳. 개인적으로 비를 싫어하지만 퐅랜에서 만나는 비는 왠지 맞고다녀도 괜찮을것 같다. 그래서 가끔 구름속을 뚫고 나오는 햇살이 소중하고 반가운 퐅랜이다.

친자전거 정책으로 인해 자전거와 자동차가 같은 취급을 받는 자전거 천국이고 각종 중고품이 가득하여 빈티지를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꿈의 도시이자 각종 축제와 재즈의 도시인 퐅랜.

도시사람들 대부분이 타투를 하고 다닐정도로 타투를 사랑하는지라 작가도 슬그머니 타투에 동참한다.

그가 새긴 문신은 예쁘다고는 할 수 없지만 직접 디자인하고 딸과 함께 새겼다는것만으로도 충분한 의미를 갖는다.

무엇이든 모으고 보는 작가에게 중고물품이 가득한 퐅랜은 그야말로 지름신이 제대로 내릴수 밖에 없는곳.

미니멀 라이프를 추구하는 아내와 번번히 충돌하긴 하지만 가끔은 아내와 의견이 맞아 멋스럽고 손때뭍은 물건들을

사들이기도 하는데...과연 그것들을 한국으로 무사히 다 가져오실수 있을런지 괜스레 걱정이 되기도 한다.

작가의 글속에서 펼쳐지는 퐅랜은 여유가 넘치고 평온하고 자연친화적이며 낭만이 있다.

주말마다 열리는 마켓에서 농부들이 직접 재배하여 가지고 나온 신선한 식재료를 사와 요리하고,

해변산책로를 따라 조깅을 하고, 좋아하는 재즈가수의 공연도 관람하고, 각종 페스티벌에 참가하고...

뭐랄까...평소 막연히 꿈꾸던 그림같은 삶이 그곳에서는 실제로 가능할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본업이 만화가인 작가 이우일의 그림은 글과 함께 어울어져서 퐅랜을 좀더 가깝게 느껴지게 한다.

언젠가 포틀랜드에 발길이 닿을때 이 책을 가지고 가게 된다면 그곳이 낯설지 않을것 같다.

변화무쌍하고 바쁘게 돌아가는 서울한복판에서 숨가쁘게 하루하루를 버텨내듯 살아가는 보통사람들에게

퐅랜에서 작가가 지냈던 삶은 부러움의 대상이 되겠지만 누구나 알고 있는 여행지의 안내도가 아닌

새로운 장소에서 들려주는 삶의 이야기가 담겨있기에 이 책을 통해 퐅랜의 매력을 느끼며 한 템포 쉬어가는 작은 여유를

간접적으로 경험할수 있지 않을까...

새로움을 찾아 떠날수 있는 용기와 그 결정을 지지해주는 가족이 있기에 자유롭게 원하는 삶을 살아가는 작가.

다음엔 어떤 도시에서 살며 어떤 모습을 눈과 가슴에 담아올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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