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혹당한 사람들
토머스 컬리넌 지음, 이진 옮김 / 비채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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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전쟁이 한창 벌어지고 있던 미국 버지니아주 외딴곳에 자리한 '마사 판즈워즈 여자 신학교'.

전쟁으로 인해 학생들은 집으로 돌아갔고, 현재는 교장과 교사, 흑인 노예, 그리고 5명의 여학생만이 학교에 남아있다.

평소 숲을 탐색하길 좋아하는 소녀 어밀리아는 그날도 숲에 나갔다가 부상당한 병사를 발견한다.

한쪽다리에 큰 부상을 입고 쓰러져 있는 젊은 양키. 마음착한 어밀리아는 그를 부축해서 학교로 데려오고

교장인 마사는 그의 상처를 치료한 후 회복될때까지 학교에 머무르는것을 허락한다.

여자 8명이 지내던 다소 폐쇄적인 공간에 갑자기 등장한 상처입은 젊은 남자. 자, 이제 무슨일이 벌어질까??

 

<매혹당한 사람들>을 읽었다. 이 소설은 독특하게 어밀리아가 존 맥버니 상병을 발견해 학교로 데려오던 순간부터 여덟명의 여자들 각자 1인칭의 시선으로 이야기를 전개시킨다.

자매이자 독신인 중년의 교장과 교사. 남편이 먼저 죽어 지금은 혼자인 흑인 노예, 그리고 한창 꽃이 피기 시작할 다섯명의 소녀들.

그녀들에게 맥버니 상병의 존재는 마음의 동요를 일으키기 충분했다. 사랑, 호기심, 연민, 갈망과 같은 다양한 감정들이 그녀들에게 혼란을 주기 시작하였고 더구나 이 남자, 보통내기가 아니다.

여자들 각각의 성격을 파악하여 개인별 맞춤 스킬을 시전하여 그녀들을 흔들기 시작한다.

혀를 뱀처럼 놀리고 온갖 달콤한 말을 갖다붙여서 사랑을 고백하고 스킨쉽을 해주고 정보를 캐서 다른이를 또다시 유혹하고...

그렇게 여자들은 맥버니에게 빠져들어 저마다 달콤한 상상을 하게된다.

그와중에 맥버니의 부상은 젊은남자답게 빠르게 회복하고 그가 떠나야 할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그리고 그날 밤, 맥버니는 아물어가는 다리에 다시 상처를 입었고, 상태는 급속히 악화되어 결국엔 다리를 절단당한다.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가 깨어나보니 한쪽 다리가 없어졌다! 맥버니는 이 상황을 쉽게 받아들일수 없고

학교는 고요한 태풍의 눈같이 언제 휩쓸릴지 모를 불안속에 있었다. 그와 그녀들의 운명은 과연 어떻게 흘러갈것인지....

여덟명의 여자. 그녀들의 심리묘사가 탁월했던 소설 <매혹당한 사람들>. 작가가 남자라고는 믿기지 않을만큼 치밀하고 섬세하게 그녀들의 시선을 그려놓은점이 인상깊었다. 낯설지만 매력적인 젊은 남자에게 매혹당하는 여자들. 흔들리는 감정이 사랑으로,

질투로, 분노로 변하는 과정에서 드러나는 아슬아슬함과 숨막히는 느낌이 글자속에서 생생히 전해져왔다.

맥버니는 무엇을 바라고 그녀들을 유혹하고 농락했을까??

혈기 왕성한 20대의 남자가 농익은 여자들, 순수한 소녀들 사이에서

보살핌을 받고 있으니 본능을 주체하지 못하는건 당연하겠지만 그의 욕심은 너무 지나쳐 보였다.

하지만 결말이 그러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마지막장을 덮었을때 느낀 서늘함에 소름이 끼쳤다.

여덟명의 여자들이 맥버니에게 매혹당했다고 생각했지만 어쩌면 맥버니가 마녀들에게 매혹된 걸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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