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림랜드

드림랜드
신정순 지음 / 비채 / 2017년 7월

한때는 꿈과 희망의 상징이었던 나라, 기회의 땅이라 불리던 미국. 미국으로 이민만 가면 새로운 인생이 기다릴꺼라 믿었고,

그곳에서 성공하면 남부럽지 않게 살거란 희망도 있었기에 유행처럼 앞다투어 미국으로 건너갔던 시절이 있었다.

모든 이민자들이 그곳에서 성공하진 않았겠지만 일단 미국으로 건너갔다는 사실만으로도 부러움이 들긴 했었다.

그들이 얼마나 치열하고 힘들게 살아가고 있는지는 궁금하지도, 알려고하지도 않았다.

이번에 만난 소설집 <드림랜드>. 총 5편의 단편이 담긴 이 책은 미국 이민자들의 삶을 보여주고 있다.

<드림랜드>

결혼하고 남편을 따라온 미국. 행복은 잠시였고 생각처럼 풀리지 않는 일때문에 남편은 점점 망가져간다.

그놈의 영주권이 뭔지....남편대신 죄까지 뒤집어 쓰고 감옥까지 다녀온 주인공은 시카고 한 구석, 위험률이 가장 높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드림랜드라고 불리는 동네에 도넛가게를 낸다. 간절히 들어가고 싶지만 손에 닿지 않는 드림랜드.

그녀는 그곳에 들어갈수 있을까.....

<폭우>

남편이 교통사고를 당했다. 여자의 두번째 남자...가장 힘들었을때 그녀옆을 지켜준 그남자가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해 의식불명 상태다. 경찰과 보험회사는 아내와 아들을 조사한다. 물론 그들은 알리바이가 있지만 사고날이 백만달러 보험금 약정 마지막 날인지라 의심의 눈길을 보낸다.

유학시절 만나 헌신적으로 뒷바라지를 했던 여자의 첫번째 남자. .

그남자는 여자가 몽유병이 있다며 떠나갔고 여자는 임신중이었다.

임신 막달, 우연히 만난 두번째 남자는 태어난 아이의 삼촌이 되었고 아빠가 되었다.

그런 그가 사고를 당해 죽을 위기에 있다. 여자와 아들의 심정과 선택을 전적으로 옹호할순 없지만 이해는 된다..

<선택>

이란성 쌍둥이로 태어난 남매. 여자라는 이유로 엄마에게 사랑받지 못하고 성인이 되어도 남들과 어울리기 힘들었던 그녀는

엄마에게 떠밀리듯 선을 본 후 남자를 따라 미국으로 향한다. 그곳에서 진정으로 사랑과 행복을 받으며 살아가는 그녀에게 엄마가 위독하다는 메세지가 온다. 마지못해 엄마를 보러 들어온 한국. 그곳에서 그녀가 해야하는 선택은...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와닿은 단편이었다.

<살아나는 박제>

학창시절, 동네의 희망이었던 옆집형이 홀연히 사라져버렸다. 그리고 몇 년이 흐른 후 미국에서 우연히 만났다.

몸에 나병균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종적을 감췄다는 형. 기독교 신자인 그에게 닥친 현실에 대한 고뇌가

고스란히 담긴 이야기는 종교적 색채가 진하게 배어있다. 짧지만 깊이있는 단편이었다.

<나비호의 노래>

미국으로 이민와서 꽤나 성공한 요식업계의 황제라 불리는 구사장. 그가 이민을 오고나서 처음으로 미국 여행을 결심하고

가이드를 불렀다. 여행가이드로 꽤나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남자는 늘 하던데로 구사장을 이곳저곳으로 안내하지만 구사장은

다른 여행객들과는 다른 패턴을 보여준다. 이번 여행에 특별한 목적이 있어보이는 구사장.

이윽고 그는 한 곳에 관심을 갖게 되고 그곳에서 숨겨진 그의 속사정이 드러난다.

이민성공신화야 고개만 돌리면 보고 들을수 있지만 평범한 이들의 살아가는 이야기는 쉽게 접하기 힘들다.

그러한 평범한 이민자들의 다양한 삶의 모습을 최대한 리얼리티를 살려서 그려낸 5편의 소설들.

드림랜드라는 제목에서 느껴지는 밝고 희망적인 이야기가 아니라 치열하고 어둡고 인간 본성에 관한 이야기들로

이루어져있어서 읽는내내 마음이 무거웠다.

감옥같은 철장 안에서 목숨걸고 돈을 버는 사람들. 성공하기위해 달렸던 삶을 돌아보니 돈말곤 남는게 없는 인생.

다들 꿈을 가지고 드림랜드에 입성하기 위해 왔지만 그곳은 쉽게 길을 내어주지 않았다.

그럼에도 낯선곳에서 터를 잡고 살아가는 그들에게 위로와 응원을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