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경우에는 다소 실망스러운 소설이였습니다. 초중반부터 산만해져서 몰입도가 떨어졌습니다. 처음에는 로맨스 소설인가 했더니, 사건의 급반전으로 형사물이 되었다가 다시 미스테리 소설로 빠져버렸습니다. 그리고 사건들의 개연성이 떨어집니다. 주인공들이 만나는 과정들도 그렇고 비행기 사고도 그러합니다. 작위적이라는 느낌을 지울수가 없었습니다. 결정적으로 불필요한 묘사나 인물들이 등장합니다. 개연성을 높이거나 극적인 반전을 위한 장치라는 알지만 사족에 불과하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작품에 너무 많은 내용을 담으려다 결국 아무 것도 담지 못한 경우라고 생각합니다. 젊은 예술가들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는 단점이죠. 이 소설을 재미있게 보신 분들과 아직 보지는 않았지만 기대하고 있는 분들께 미안한 마음이 들지만, 저와 비슷한 취향을 가진 분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해 몇 자 적어보았습니다.
우리가 흔히 읽은 삼국지는 나관중의 《삼국연의》라는 소설의 번역본들입니다. 삼국지는 정말 재미있는 소설이지만, 소설의 무게가 유비 진영으로 기울어져 있다는 점이 개인적으로 아쉬워하는 부분입니다. 극적인 요소를 위해서 주연과 조연이 나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삼국지는 역사 소설이기 때문에 조금 더 객관성을 띄었으면 하는 바램이 있습니다. 비단 유비와 제갈량 뿐만 아니라 다른 인물들도 출중한 영웅들인데, 굳이 제로섬 게임으로 갈 필요까지 없었다고 봅니다. 아무튼 삼국지를 보면서 개인적으로 의문이 갔던 점들을 이 책이 자세히 풀어줍니다. 이 책은 삼국지를 역사적, 문학적, 민화적 이미지로 나눠서 접근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논리의 객관성을 유지하기 위해서 다양한 자료를 참고하고 있기 때문에 더욱 만족스럽습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책의 내용이 적벽대전까지만 언급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내용 상으로 미루어 보아 그 뒤의 강의 내용이 계속 되는 것 같은데, 빨리 번역되어 나왔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