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트런드 러셀의 자유로 가는 길
버트런드 러셀 지음, 장성주 옮김 / 함께읽는책 / 2012년 10월
평점 :
절판


버트런드 러셀의 자유로 가는길

요즘처럼 절망스러울 때 일수록 우리가 나갈 길을 되짚어봐야 한다. 사회를 변화시키는 일은 말처럼 쉽지 않다. 그렇지만 역사를 길게 보면 더딘 것 같지만 상황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반드시 피를 먹고 자란다는 민주주의와 인권의 나무, 아무런 희생없이 어떤 변화가 만들어질 수 있겠는가?

연초에 열심히 책을 읽는 재미를 즐기고 있다. 그 중의 하나, 자유로 가는 길. 이 책은 20세기 최고의 지성이라고 불리는 버트런드 러셀이 지금으로부터 100년 전 쓴 책이다. 당시 사회주의, 아나키즘, 생디칼리즘, 길드 사회주의 등 다양한 형태의 진보적 사상들을 정리하면서 러셀 스스로 어떤 사회가 좋을지 사유한 바를 풀어놓은 책이다. 책이 출판된 지 백년이 넘어서야 우리나라에 이 책이 소개가 되었다고 하니 참으로 놀랍다.

러셀은 국가가 모든 것을 책임지는 국가 사회주의, 정부의 아무런 간섭이 없는 아나키즘에 대해 긍정적이지만 비판적이다. 개인의 자유를 중심에 놓고 사고하지만 현실성이 과연 있을 것인지도 성찰한다. 그가 가장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것은 길드 사회주의이다. 권력이 분산되어 있는 사회주의랄까? 그래야지만 개인의 자유도 억압하지 않으면서 평등한 사회, 노동이 존중 받는 사회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이야기 하고 있다. 러셀은 사회주의자였다. 그리고 반전주의자였다. 그가 젊은 시절 쓴 책이라는 것을 이 책을 읽으면서는 잘 몰랐다. 책의 후기를 보면서 알게 되었다. 그의 통찰력과 창조적 분석력이 놀랍다.

진보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저마다 우리사회의 변화를 어떻게 만들어갈 지를 고민하고 있다. 특히, 진보적인 사회운동을 하는 사람들은 더욱 그렇다. 지난 대선 때 비록 정책이 중요한 선거 쟁점이 되지는 못했지만 안철수의 생각이 불티나게 팔린 것은 새로운 사회를 꿈꾸는 마음들이 간접적으로 표현되었던 것일 수도 있다.

자본주의의 놀라운 생산력이 새로운 사회의 틀로 승화되어 인간 모두가 고르게 존중받고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게 된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하지만 민주주의 역사가 그렇듯 지배권력, 경제력을 가지고 있는 자들은 순순하게 그런 사회를 선물하지 않는다. 러셀의 책은 더 폭넓은 각성과 더 많은 토론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도록 한다. 한번 더 읽어보기가 쉽지는 않겠지만 꼭 시도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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