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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새비지 캐슬 1 ㅣ 새비지 캐슬 1
별보라 / 플로린 / 2022년 1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선셋 글로우, 메리지 앤 압생트, 바로크, 재와 꽃, 등등 별보라 책이라면 가리지 않고 사왔던 독자입니다. 읽다 보면 남주들의 성격도, 여주들이 어린애처럼 울고 투정부리는 것도, 왕이 경쟁자에게 밀려 도망갔다가 민가 처녀와 맺어진다는 설정 등도 어쩐지 매번 비슷하게 반복된다는 생각이 들지만 그럼에도 그런 반복되는 설정 덕분에 안정적으로 책의 내용과 퀄리티를 예측할 수 있었죠. 이 책도 간략 소개만 보고 그런 기대를 갖고 별 생각없이 1권을 구매했습니다. 비록 1권 중반에 실제로 임신한 상태로 다른 남조와 강제적인 관계를 맺는다는 것은 기존의 책들과 다른 점이라서 좀 놀랐지만, 이번 책은 특히 더 매운 맛으로 썼구나 이렇게 갈등이 더 심화되는구나 정도로 생각하고 2권을 구매했습니다. 그런데 왠걸요. 왕인 남주가 여주의 아기를 뺏어서 길들이려고 노력하는 설정은 기존작들에게도 반복된 일이었습니다만 이번 책에서는 그런 과정에서 연약하다고 묘사되었던 여주의 아기가 죽습니다. 3일간 방치되어서요. 너무 놀라서, 혹시 재와꽃처럼 회귀물이었던건가? 조금 뇌절인 것 같지만 아기를 숨겨놓고 여자에게 죽었다 거짓말을 하는건가? 이런 추측을 하며 빠르게 책을 끝까지 넘겼습니다. 놀랍게도 정말로 그냥 죽은거더군요. 이 정도의 잘못이라면 남주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는 전개는 되어야 납득이 될 것 같은데? 남주도 안 죽었습니다, 정말 끝까지 놀랍더라고요. 그리고 주인공 커플은 잠깐 떨어져있다가 결국 화해하고 재결합해서 두번째 임신을 하는데요. 꿈에서 죽은 아기가 돌아오겠다는 암시를 주고, 새로 태어난 아기가 왠지 닮은 것 같다며 진짜 죽은 아기가 되돌아온게 아닐까? 주인공들이 궁금해하는 연출까지, 정말 완벽한 뇌절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피폐물을 싫어하지 않습니다. 인상깊게 본 어마어마한 피폐물도 몇 작품 있죠. 그러니 설정이 얼마나 피폐하냐 아니냐는 문제가 아닙니다. 문제는 개연성이죠. 감정도, 줄거리도 개연성이 너무나 부족합니다. 작위적이라는 평도 있던데, 피폐해야해! 작정하고 사건들을 집어넣고 거기다가 결말도 행복해야해! 처음부터 정해두고 진행시키려니 이런 사태가 발생한 거 아닌가 싶습니다. 정말 유감입니다. 책의 가격도 다른 책들보다 꽤 비싸던데 1권은 그럭저럭 재밌게 읽었으니 그렇다치고 2권은 환불받고 싶은 생각이 간절합니다. 찾아보니 이 작품때문에 절필 이야기도 있었던 것 같은데 절필은 안 하신 것 같더라구요. 새로운 작가라면 이런 리뷰 쓰지도 않았습니다, 그동안 가져온 기대치가 매우.. 한번에 와르르 무너져서 실망감이 매우 커서 뭐라도 말해야 했기에 씁니다. 재와 꽃을 읽고 후회물 회귀물의 정석이라며 감탄하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