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나은 세상을 위하여 - 기후 위기 시대 그리스도인을 위한 안내서
김근주 외 지음 / 바람이불어오는곳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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뻔한 환경얘기가 아니라 기후위기가 왜 발생할 수밖에 없는지의 본질적인 문제를 다루고 있어 좋았습니다. 특히 그것이 신앙의 본질과도 맞닿아 있음도 깨닫게 됩니다. 조천호 박사님의 성서인용도 인상적이고, 박득훈 목사님의 기후문제가 우리가 살아가는 이 체제의 문제라고 짚은 점도 인상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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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의 숫자 - 국가가 숨기는 불평등에 관한 보고서
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 지음 / 동녘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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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분노의 숫자]

- 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 지음, 동녘 출판사

 

서론

 

프롤로그에서 밝히듯 2012리셋 코리아한국사회의 양극화를 극복하기 위한 정책으로 소득 주도 성장, 경제민주화, 보편적 복지, 동아시아 공동체 형성, 그리고 사회적 경제 활성화 등을 제시하며, “이론과 거시적인 통계에 입각해서 새로운 발전 모델을 제시하려 한 책이었다면, 분노의 숫자일반 시민들의 삶을 미시적으로 관찰하고 시민들이 몸으로 느끼던 문제를 간명한 숫자로 보여 주려고 노력한 책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 면에서 두 책은 한 쌍을 이루고 있으며, 전체적인 이해를 위해 필자 역시 리셋 코리아를 구입하지 않을 수 없었다. 구성과 더불어 상업적 목적도 일정 부분 달성한 책이라 평해본다. ‘리셋 코리아도 읽어보라는 말이다.

 

프롤로그 제목이 한국사회 불평등과 분노의 숫자인데, “‘요람에서 무덤까지복지가 아닌 불평등이 한국사회를 억누르고 있다는 표현이 이 책을 한 마디로 요약하고 있다고 보여 진다. 불평등이란 키워드로 읽어나가면 이 책을 가장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불평등은 경제라는 분야로 가장 잘 읽어낼 수 있기에, 경제 전문가이기도 한 정태인 원장은 프롤로그에서 불평등의 심화를 90년대 외환위기를 기점으로 보고 이후 양극화가 심화되었다고 하며 설명을 이어간다. 그 핵심은 다음의 설명일 것이다.

 

기업이 벌어들이는 돈은 노동자의 임금으로, 국가의 세금으로, 사회 투자와 고용확대로 나눠어야 한다. 하지만 2014년 지금 한국 사회에서는 경제성장의 열매인 이윤의 대부분을 기업 소유주와 주주들이 챙기고 있다. 이윤이 투자와 고용 확대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처럼 기업에 쌓인 돈이 사회로 흘러가지 않는다면 생산한 제품을 소비할 여력이 없어져 경제는 침체된다. 이러한 내수 시장의 문제를 수출과 금융 거품으로 메꿔 온 것이 그동안의 정책이었다. 빚을 내서 집을 사고, 주식에 투자하고, 소비를 늘리는 것이 장려되었다. 이와 함께 대기업의 수출을 장려하기 위한 노동시장 유연화와 대기업 감세 정책을 추진해 왔다. 이렇듯이 수출 주도 전략과 자산 거품 정책은 샴쌍둥이.

대기업이 이윤을 독차지하면서 발생하는 또 다른 문제는 복지의 부재다. 기업의 이윤은 한편으로는 노동자의 임금으로, 다른 한편으로는 국가의 사회안전망 구축을 위한 세금을 통해 분배된다. 하지만 한국의 기업은 노동자의 임금으로도, 세금으로도 이윤을 나누지 않고 있다. 그 결과는 심각한 사회안전망의 부재다. (중략) 한국의 기업과 고소득층은 세금을 너무 적게 낸다. 이는 한국사회의 사회안전망이 최소한의 수준일 수밖에 없는 핵심적인 이유다. 낮은 수준의 사회안전망은 심각한 사회 불안과 경쟁의 원인이 되고 있다. (p.7~8)

 

즉 이 책은 이런 거시적인 그림을 세세하게, 시민들의 삶을 직접 보여주는 구체적인 수치로 표현했다. 어린이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생애 주기에 따라 어떤 불평등이 발생하고 있는지, 상호 연관된 구조적 원인은 무엇인지, 해법은 무엇인지를 제시하고 있는 책이다. 반대로 생각하면 구체적 수치들을 통해, 이 사회의 거시적 문제를 볼 수 있는 책이라고도 할 수 있다.

 

 

본론

 

이 책은 총 11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장은 이 책이 자랑하는 몇 개의 인포그래픽데이터를 제시하고 그에 대한 설명으로 이어진다. 한 눈에 들어오는 수치는 디자인도 이쁘지만 해당 주제에 대한 핵심적인 통계를 담고 있어 매우 유용하다.

 

아동과 청소년 문제, 청년 문제, 워킹푸어, 여성 노동 문제, 가계부채 문제, 대기업의 문제, 주거 문제, 의료 문제, 복지 문제, 노인 문제 등을 다루고 있다. 앞서 언급한대로 요람에서 무덤까지를 다루고 있다.

 

여기서는 필자가 생각하는 장점 몇 가지를 언급하고자 한다.

 

첫째, 확신을 주는 책이다.

사실 정치나 경제, 시사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여기서 언급한 주제와 주장하는 내용들을 한 번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또 이에 대해 어느 정도 공감도 하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막상 누군가가 그에 대해 질문한다면 주장만 갖고는 대답하기 힘들다. 무엇보다 본인 스스로 구체적인 데이터를 살펴보지 않았기 때문에 그 주장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있지 않은 경우가 많다. 필자 역시 그러한 경험을 할 때가 있는데, 아마 이 책을 미리 알았더라면 확신을 가지고 설명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한국과 비교대상이 대부분 소위 선진국이라 하는 OECD 국가들이라 이론의 여지가 없을 것이다. 아마도 지금까지 이러한 통계들을 잘 접하지 못한 것은 이 사회의 주류들이 감추고 싶었던 데이터들이었기 때문일 것이리라.

 

둘째, 유용한 책이다.

첫째 이유와도 연결되는 데, 어떤 질문이나 한국사회 어떤 문제의 원인들을 찾아보려고 할 때 꽤 유용할 것이라 생각된다. 여기서 다루는 주제들은 한국사회 전반에 대한 주제들이라 왠만하면 다 걸릴 것이고, 아주 디테일 하지는 않지만, 그 주제에 대한 핵심을 다루고 그에 대한 주요 통계들을 담고 있어서 이 책 한권만 들고 있으면 매우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는 책이라 생각된다. 또한 굳이 순서대로 읽지 않아도 된다. 그때 그때 관심 있는 주제별로 찾아보면 된다.

 

셋째, 쉽다.

통계를 다루는 책이라고 하면 대체로 어려울 것이라고 짐작하고 감히 손을 대기 어려워한다.

하지만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이 책은 정말 쉽다. 보통 한 주제를 4-5가지의 소주제로 다루는데 4페이지 정도밖에 되지 않는 짤막한 분량이라 읽기도 좋고, 부담이 없다. 또 친절하게 어려운 용어들은 각주에 상세히 설명이 되어 있어 이해하기에도 쉽다. 사실 통계를 잘 보여주는 인포그래픽만 잘 이해해도 이 책 전체를 거의 이해했다고 보면 된다. 나머지 설명은 이 인포 대한 설명이라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넷째, 생활밀착형이다.

평소 경험을 통해 뭔가 이상하다고 느껴지거나 아마도 그럴 것이다 라고 막연히 추축하고 있는 문제들을 명확히 짚어준다. 그런데 그게 일상에서 늘 부딪히는 그런 문제들이다.

병명을 제대로 알아야 병을 고칠 수 있듯이, 원인을 제대로 짚어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현재 겪고 있는 월세, 부채, 건강, 복지 등의 일상적인 문제들의 원인을 알 수 있도록 도와준다. 물론 큰 해결책은 제시하지만 이를 위해 구체적 방안을 명시하고 있지는 않다. 아마도 그건 이 책의 목적이 아니기 때문일 것이다. 첫 단추를 잘 끼는 것이 중요하기에 정확한 원인 파악을 통해 해결에 점점 더 가까이 갈 수 있을 것이다.

 

굳이 단점도 꼽아야 한다면 한 가지 있다. 그건 바라 반복이 많다는 점이다.

매 장 초반에 해당 장에 대한 전체적인 설명을 하고 소주제에서 다시 반복될 때가 많은데, 어떤 것은 3번씩 반복이 되기도 한다. 아마도 복수의 저자들이 집필하다보니 발생하는 문제일 수도 있을 것이다.

물론 반대로 생각하면, 반복을 통해 계속적으로 강조를 해주어 잊어버리지 않고 각인시키는 긍정적 평가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잠시 분노를 내려놓는다면..

 

또 하나 필자가 눈에 띄었던 것은 작금의 위기에 대한 엄중한 경고였었다.

자본주의 역사를 볼 때 현재 수준의 불평등은 1929년 대공황 이래 처음이며 더 큰 문제는 해결의 기미 없이 더 악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사실상 해방 이후 최대의 불평등이다.”라는 문장을 비롯해 군데군데 매우 심각한 상황임을 암시하는 대목을 볼 때, 현재를 사는 대한민국 국민인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이 시기를 더 진지하게 바라보고 대처해야 한다는 생각이 떠나지 않았다.

 

 

결론

 

분노의 숫자란 제목처럼 이 책을 계속 읽다보면 분노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그럼에도 이 책은 희망을 던져주고 있다. 이는 에필로그에 가상의 시나리오로 잘 드러나 있다.

2017년 시민들은 새로운 선택을 했고, 노동자의 월급을 올리고, 고소득자가 세금을 많이 내며, 복지를 늘리고, 경제민주화 입법을 이루어 내는 등의 일들이 일어난 것이다. 비록 가상의 시나리오지만 인류의 발전과 변화는 늘 상상에서 시작되지 않았는가?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조지프 스티글리츠가 불평등의 대가라는 책에서 했던 주장 역시 희망을 던져 준다.

 

“(중략) 그러나 불평등은 대부분 과학 기술과 시장의 힘, 그리고 광범한 사회적 힘에 영향을 미치고 이를 견인하는 정부 정책에서 비롯한 결과다. 바로 여기서 희망과 절망이 교차한다. 이런 불평등이 불가피한 것이 아니며, 정책을 바꾸면 보다 효율적이고 보다 평등한 사회를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우리에게는 희망이 있다.”

 

분노를 강요하는 책이 아닌, 실천적으로 도움이 되는 책”, 한국사회의 통계를 우리 삶의 궤적에 맞춰 재구성한 이 책은 우리가 사는 세상, 내가 처해 있는 어려움을 객관적이고도 구조적으로 이해하는 것, 그리고 그 현실을 수용하는 것이 아니라 분노하고 개선하기 위해 행동하는 것, 이것이 새로운 희망을 만들 수 있는 힘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분노를 느꼈다면 자신이 있는 바로 그 자리에서 무슨 행동이라도 해야 한다고 했던 고 김대중 대통령의 말씀처럼, 분노의 숫자는 우선은 분노하고, 그 다음은 행동해야한다고 우리를 추동한다.

 

 

김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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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예수
셰인 클레어본.크리스 호 지음, 정성묵 옮김 / 살림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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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 서론

처음 이 책의 제목을 보았을 때, 불편한 마음이 들었다. 기독교국가를 꿈꾸는 이들이 만든 책은 아닌가 하는 의구심 때문이었다. 하지만 저자와 출판사를 확인한 후 안심할 수 있었다. 물론 제목의 의미도 어느 정도 유추할 수 있었다.
그렇다! “이 책은 예수께서 대통령이 되신다면 세상은 어떻게 될 것인가?”라는 가정으로 책을 전개하고 있다. “예수님을 대통령으로 부른다면 그분의 선거 운동 슬로건은 ‘희년!’이라 할 수 있다”(p.94) 등의 표현이 바로 그것이다. 물론 이런 흐름만으로 책이 전개되지는 않는다.
사실 추천사를 쓰신 김민웅 교수의 글을 보면 이 책의 내용을 짧게 가장 잘 소개하고 있다. 그래서 굳이 서평을 또 쓰는게 의미가 있을까 고민도 되기는 했지만 그 분은 그분이고 나는 나이기에...


■ 본론

이 책은 서문을 제외하고 총 4부로 구성되어 있다. 여기서는 각 부별로 인상적이었던 것을 중심으로 써내려 가보도록 하겠다.

서문에서 저자는 “우리 교인들은 정신분열증에 빠져 있는데, 좋은 그리스도인이고 싶지만 속으로는 오직 국가의 군사력과 경제력만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믿으며, 그러다보니 미국인으로 사는 것과 그리스도인으로 사는 것을 구별하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p.24) 라고 현실의 교회 문제를 지적한다. “그래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성경의 정치적 상상력, 새로워진 기독교 정치, 새로운 희망과 목표와 관행을 탐구하는 것이다”(p.24) 라고 이 책의 방향을 알려주고 있다.

1부는 <왕과 대통령이 있기 전>이란 제목으로, 예수께서 태어나시기 전까지의 구약 이야기를 하나님 나라의 관점에서 이야기식으로 설명하고 있다. 이미 이러한 시각으로 구약의 내용들을 이해하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조금 지루할 수도 있지만 그 밖의 사람들에게는 구약의 굵직한 사건들을 하나의 관점으로 꿰어서 볼 수 있는 안목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2부는 <전혀 새로운 대통령>으로, 예수께서 태어나시기 전의 배경부터 예수의 공생애, 초대교회 전까지의 시기를 다루고 있다.
아마도 대부분의 한국교회에서 복음서를 잘 이해하지 못하는 이유는 중간기에 대한 배경의 이해가 부족한 것이 한 가지 이유일 것이다. 또한 예수께서 태어날 당시 로마가 지배하는 상황들에 대한 이해 부족도 자의적이고 개인적, 내면적 성경해석을 낳게 된 주요한 원인일 것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저자는 2부 시작부터 당시 로마제국의 언어와 예수님의 언어를 병행시켜서 비교하고 있는데(p.72~75), 꽤 충격적이다. 우리가 익숙하게 사용하고 있는 성경(특히 복음서)의 주요 언어들이 대부분 제국의 언어와 일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러한 배경에서 크리스마스 이야기를 1세기의 시각에서 다시 읽어보라고 제안한다.(p.77)
또한 저자는 소위 ‘메시아 선언’(눅 4:18~19)이라 부르는 예수의 공생애 시작 전 선포를 ‘취임 연설’이라고 소제목을 달고 그 슬로건을 ‘희년’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예수께서는 “로마의 손아귀에서 벗어나는 길은 로마에 항소하거나 로마 제국을 전복시키는 것이 아니라 카이사르의 코앞에서 야훼의 새로운 경제 시스템을 부활시키는 것이었다.”(p.95~96)고 설명한다. “사람들이 공동체로 하나가 되어 서로의 필요를 채워주는 세상, 왕도 대규모 복지 시스템도 대통령도 전혀 필요 없는 세상, 이것이 예수님이 마음속에 그린 세상이었다.”(p.96)라고 말이다.
무엇보다 가장 인상적인 것은 산상수훈에 대한, 특히 마 5:38~42절에 나타난 이야기에 대한 저자의 설명이다. 그는 월터 윙크의 통찰을 설명하고 있는데, 아마도 처음 접하는 독자들은 적잖이 당황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이 말씀에서 뺨을 맞은 자가 “뺨을 돌려 가해자의 눈을 보면 이제 가해자는 상대방을 동등한 존재로서 때릴 수밖에 없으며, 뺨을 돌려대는 것은 ‘나는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을 받은 인간이에요. 이 형상은 파괴할 수 없을 거예요’라고 말하는 것이다”(p.98~99)라고 설명한다.
저자는 “예수님이 적을 상대하는 세 가지 실질적인 방법을 가르쳐 주셨는데, 이것들은 상대방의 적의를 누그러뜨리기 위한 방법이며, 그분은 수동성도 공격성도 아닌 ‘제 3의 길’을 제시하셨다”(p.98)고 한다.
또한 “악한 자를 대적하지 말라”는 말씀은 악에 대한 시각을 완전히 바꾸는 말씀으로, “이 제 3의 길에 따르면 ‘악을 반영하지 않으면서 반대하고...압제자와 싸우지 않으면서 저항하고...적을 파괴하는 대신 무력화할 수 있다’”라고 말한다.(p.100~101)
“제 3의 길”...
필자는 이 표현에서 시선을 뗄 수가 없었다. 최근들어 그리스도인의 행동에 대해 고민하면서, 특히 재세례파에 대한 글들을 보면서 제 3의 길에 대해서 생각을 많이 하고 있었다. 그러한 차에 이 책을 통해 다시 한 번 확신을 할 수 있었다. 즉 희년을 경제시스템으로 이해한다면, 이것은 자본주의도 공산주의도 아닌 제 3의 길인 것이다. 이것은 경제 뿐 아니라 모든 영역에 적용될 것이다. 이것이 바로 저자가 말하려는 하나님 나라의 체제일 것이다.
겨자씨 비유로 힘의 개념을 완전히 뒤엎으신 예수님의 방법을 말하며, “젼염성 잡초이자 치료제이며 어마어마한 잠재력의 상징인 겨자, 이것이 예수 혁명의 공식 심벌이다.”(p.110~111)라고 체제전복의 혁명이 악과 대응하는 방법이 아니라고 저자는 말한다.
2부 마지막 부분에서 당시 로마황제의 즉위식과 예수의 골고다까지의 십자가 여정의 유사성을 비교한 부분(p.135~139)은 정말 놀랍다. 복음서에서 보여지는 예수의 메시지는 이렇게까지 로마제국과는 따로 떼어 놓고 설명할 수 없는 것이다. 즉 예수의 행보와 메시지는 매우 정치적인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3부 <제국이 세례를 받을 때>는 초대교회에서부터 현재까지를 다루고 있다. 물론 저자의 모국인 미국의 상황이 계속적으로 배경이 되며, 자주 등장한다.
눈에 띄는 것은 요한계시록에 대한 저자의 설명이다. 계시록은 묵시라는 장르로서 당시 로마 제국을 다른 언어로 표현한 것이라고 말이다. 그는 “요한계시록의 많은 메시지 중에서 한 가지 메시지가 단연 돋보인다. 세상을 착취하는 경제라는 지독한 음녀에게서 빠져나오라!”(p.162)라고 정리한다.
“성경에 왕과 대통령이 정도에서 아무리 벗어났어도 무조건 따라야 한다는 뉘앙스를 풍기는 구절은 거의 없다”(p.168)고 하고, 초대 교회의 행동들을 말하면서 이것들을 ‘혁명적인 복종’이라고 부른다. 당시 배경에서 바울도 “권력을 신랄하게 비판하고 혁명적 사랑이라는 창조적인 길을 제시하고 있다”고 말한다.(p.169)-(로마서 13장에 대한 언급은 부록3에 있다)
콘스탄틴 이후로 시작된 교회의 타락과 이 흐름이 이어져 ‘미국 예외주의’라는 현 흐름을 언급하며 꼬집고 있다. 이로 인해 “우리는 폭력과 국가주의의 제국이 교회 안으로 스며든 탓에 하나님의 피조세계가 경제적으로, 생태적으로 파괴되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p.201)고 주장한다.
특히 많은 지면을 할애한 전쟁과 군에 대한 그의 날카로운 통찰은 인상적이다.
여기쯤에서 저자는 속내를 드러내는데, “경제 측면에서 교회가 공정 무역 유기농 커피보다는 아미시파의 생활방식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는 것이 우리의 짧은 소견이다”(p.201~202)라는 부분이다. 이미 아미시파를 알고 있는 독자들은 앞에서 저자의 설명을 통해 어느 정도 눈치 챘을 것이다. 이에 대한 실제적인 대안들은 4부에서 구체적으로 다루어 지고 있다.

4부는 <독특한 집단>이라는 제목을 달고 있으며, 저자 스스로도 클라이맥스라고 밝히고 있는 것처럼 지금까지 설명했던 것들을 현재 우리의 삶에서 실제로 적용한 이야기들이 소개되고 있다.
그는 제국에 대항하는 공동체인 교회를 강조하는데, “이스라엘 백성이 이방인들이 사는 바벨론 땅에 포로로 잡혀갔지만 그곳에서 소금처럼 흩어져 살며, 그들의 집과 텃밭, 자녀, 평화로 인해 그들의 거주지가 복을 받게 되었다는 것이 바로 4부의 요점”(p.247)이라고 설명한다.
또한 “새로운 비전을 품고 살아가는 것은 외로운 길이다. 그래서 공동체가 필요하다. 새로운 사회를 건설하려면 집단적 상상력을 통해 카이사르의 축제와 다른 의식을 만들어내야 한다. 이것이 유대의 명절이 그토록 많은 이유다. 유대의 명절들은 우리가 어떤 ‘이야기’에서 비롯했는지를 늘 상기시켜준다.”(p.248) 라는 문장은 교회라는 공동체의 필요성에 대해 잘 말해주고 있다.
여기에 소개된 일화나 사건들을 모두 소개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그만큼 어느 것 하나 버릴 이야기가 없다) 몇 가지만 소개하도록 한다.
“벨리즈 우림 지역의 농부들은 우림의 열기와 습기로 힘든 농사를 짓는데, 어느 날 한 강도에게 집을 털리게 된다. 다행이 경찰이 범인을 찾아 감옥에 가두었는데, 이 때 이 농사 공동체는 다른 곳에서는 쓸 수 없는 독자적인 화폐를 찍었고, 강도가 복역을 마치고 나오자 그를 찾아내어 집을 지어 주었다는 것이다. 결국 그 강도는 회심했다.”(p.270) 여기서 저자는 농부들의 비폭력과 창의성이 가장 빛난다고 말하며, 이러한 비폭력이 가능한 이유는 예수님의 가르침에 대한 믿음이 순종과 창의성의 뿌리가 되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이들의 경제적 삶은 시련을 통해 형성되었고, 적은 물질로 견디는 법을 배웠기 때문에 이러한 폭력과 절도 앞에서도 흔들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것을 ‘강력한 협력의 경제’라고 하고 경제적으로 무너질 염려가 없기 때문에 원수를 용서하기가 쉽다고 말한다.(p.271)
이 한 가지 사건 안에도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는 엄청나게 크다. 시련, 비폭력, 창의성, 강력한 협력의 경제, 용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저자(셰인)와 카심이 우체국 가는 길에 불량배들을 만난 사건이다. 그들의 폭력에 대응하지 않고 먼저 인사를 건내고, 맞고 나서도 “너희는 하나님의 형상을 따라 창조되었어. 너희 한 명 한 명이 다 그래. 너희는 이렇게 살 존재가 아니야. 카심과 나는 예수님의 제자야. 그래서 싸우지 않을거야. 대신 너희가 무슨 짓을 해도 우리는 너희를 사랑할거야”(p.278)라고 대답한 것은 정말이지 우리 같은 사람은 상상도 못할 일이다. 필자는 이것이 바로 하나님 나라의 삶이고, 하나님 나라의 평화임을 다시금 깨닫게 되었다. 특히 그런 위급한 상황에 그런 말이 나올 수 있다는 것은 정말 내면화 되지 않았다면 불가능 했을 것이다. 그래서 그는 말한다. “물론 비폭력 전략으로 모든 상황을 다룰 수는 없다. 중요한 것은 예수님의 인격과 정신을 내면화하는 것이다. 우리는 매일 성령의 열매를 묵상하며 우리 안에서 그 열매를 맺기 위해 기도해야 한다. 그러면 나쁜 상황에서 예수님처럼 행동할 지혜와 용기가 생길 것이다.”(p.283) 이렇듯 4부는 자칫 추상적으로 흐를 수 있는 주제들을 실제 사건들을 통해 구체적이고 가시적으로 보여준다.


■ 결론

신자유주의 금융자본주의 시대, 민주주의가 후퇴하고 있는 시대, ‘경제’라는 새로운 제국이 잡아먹을 기세로 세상뿐 아니라 교회까지 넘보고 있는 이 시대 저자의 주장들은 아주 적실해 보인다. 그 제국의 통치 방법은 폭력인데, 그것은 단지 지금 뿐 아니라 이미 예수님의 시대에서도 있었던 일이다. 당시 예수의 본을 따라 우리도 창조적 비폭력의 방식으로 사탄의 체제에 맞서야 할 것이다. 그것은 혼자만의 힘으로 불가능하다. 이러한 삶을 살아가는 공동체를 통해 이루어질 것이다. 저자는 4부 마지막 부분에서 새로운 축제, 새로운 언어, 새로운 예식, 새로운 영웅, 새로운 노래, 새로운 전례, 즉 새로운 세상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이것은 전통적인 교회의 틀 안에서는 힘들 것이다. 저자는 새로운 공동체를 시작하라고 우리에게 속삭이고 있는 듯하다. 희년의 삶을 살아가는 공동체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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