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르케고르 : 신앙의 합리성 기독교 사상가 키르케고르
토니 킴 지음, 윤덕영 옮김 / 홍성사 / 2018년 4월
평점 :
절판


먼저, 번역하신 윤덕영 목사님과 가까이에서 가끔은 만나뵙는 관계에 있다. 책을 일단 구입하고 만나서 싸인을 받았다. 책은 선물로 받아서는 읽어지지 않는 것을 경험적으로 (실존적으로?) 너무나 잘 알고 있음에. 홍성사의 출판기념회에도 가려고 어렵게 일정을 조정하였는데 뜻밖의 작은 사고로 참석하지 못했다.

 

키르케고르는 대학 시절 기숙사의 선배가 입문을 권장해 줘서 죽음에 이르는 병, 공포와 전율, 불안의 개념 등 몇 권을 읽어 보았고, 최근에는 그의 설교집으로 접근하고 있는데 솔직히 나름대로 번역된 책을 읽으면서 쉽게 이해가 되지 않았었다. 이런 사연까지도 윤덕영 목사님은 당연하다 하셨다. 키르케고르 학회에서 활동하시며 자주 연구논문을 발표도 하시는 목사님이 존경스럽다는 것.

 

신앙과 이성은 함께할 수 있는 것인가? 사람의 지성으로 예수 그리스도의 신비를 이해하고 신앙한다는 것은 가능한 것인가?

 

복음서를 보면 예수님도 사람들의 지성에서 출발하여 영성에 이를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하신 것을 볼 수 있다. 쉽게 생각하면 충분히 가능하다 할 수 있으나 깊게 생각해보고 수많은 사례들을 분석하며 이것이 결코 쉽지가 않다고 하는 결론에 이른 대 학자의 이야기는 오늘 여기를 사는 우리로서는 진지하게 새겨듣고 과연 그러한가 생각하며 배울 일이다.

 

(신앙과 이성의) 교차로 라는 말이 자주 나오길래 어떤 말의 번역인가 문자로 여쭈어 보았더니 fine line 이라 하셨다.

 

도시의 네거리를 생각해 본다.

 

교차로는 다른 방향으로부터 와서 함께 섞이는 지점이다.

 

이성으로부터든 영성으로부터든 와서 어디로든 통하는 지점이 있다는 것. 이 얼마나 우리에게 크나큰 선물인가!

 

조금은 다른 맥락에서, 1990년대 초 즐겨 찾아 듣던 FM 라디오의 음악 시간이 두 채널 동시에 방송되던 때가 있었다. 밤 12시부터 1 시간 동안 진행되는 K방송국은 잔잔한 클래식 음악을, M방송국은 영화음악이었다. 어떻게 둘을 한꺼번에 듣겠는가! 라디오 두 대를 가지고 왼쪽과 오른쪽 귀에 이어폰을 각각 꽂고 듣다가 멘트 후 더 좋아하는 음악 쪽으로 옮겨 듣기(한 마디로 ..@@..). 나름대로 신경이 매우 빠른 속도로 왼쪽 귀와 오른쪽 귀를 왕래하며 들어야 가능하다. 몇 번 해본 다음 포기했다.

 

이와는 다르게 우리는 이성과 영성, 신앙과 사고 사이를 훨씬 유연하게 넘나들고 교차하며 인격의 완성을 이루어갈 수 있는 존재이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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