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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식가의 디테일 - 비슷비슷 헷갈리는 것들의 한 끗 차이
브렛 워쇼 지음, 제효영 옮김 / 윌북 / 2022년 7월
평점 :
「미식가의 디테일」 은 뉴욕의 푸드 칼럼니스트 브렛 워쇼가 발행하는 뉴스레터 [What's the Difference] 에서 요리와 음식에 관련된 내용을 엮은 책입니다. 비슷비슷해서 헷갈리는 음식과 재료, 조리법을 100여 가지 항목으로 알기 쉽게 정리해 주고 있어요.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있듯이, 우리가 먹은 음식에 대해서도 디테일한 정보를 알고 맛을 보면 그 맛의 한 끗 차이를 알 수 있는 섬세한 감각도 얻을 수 있을거라 여겨집니다.
작년에 갔던 이탈리아 레스토랑에서 메인 메뉴를 주문했더니 이탈리아 식전주(아페리티프)인 [아페롤 스프리츠]를 서비스해 주셨었어요. 식전주라고 설명해 주었기에 그저 식사 전에 마시는 가벼운 술이라고만 받아들이고 예쁜 컬러에 사진을 열심히 찍었던 기억이 있는데요. 식전주가 리큐어의 아마리에 해당하고, 아페롤과 캄파리, 치나르가 그 종류에 속한다고 합니다. 식전주로 쓰이는 리큐어는 아페리티보(aperitivo)와 비터(bitter) 두 가지로 나뉘는데, 아페리티보가 비터보다 단맛이 강하고 알코올 함량이 절반 수준이라고 해요. 아페롤(aperol)은 유명한 아페리티보 중 하나로 붉은 주황색이 특징이며 오렌지와 광귤, 대황, 용담, 키나피가 들어가서 씁쓸한 허브 맛과 함께 과일 향이 또렷하게 느껴져 칵테일로도 마실 수 있다고 합니다. 설명을 읽고 보니 아페롤에 오렌지 조각이 들어 있었던 이유도 알게 되었고, 정말 칵테일 같은 느낌이라 맛있게 마셨던 기억도 나네요.
커피도 우유와 거품의 양에 따라 이름이 달라진다는 건 알고 있는데, 카페 메뉴에 적힌 이름만으로는 정확하게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 잘 모를 때가 있죠. 에스프레소와 우유의 비율에 따라 카푸치노와 라테, 마키아토, 플랫 화이트, 코르타도로 나뉘고 우유 거품의 형태도 다양하게 첨가됩니다. 라테는 우유가 가장 많이 들어가는 커피로 에스프레소 60밀리리터에 스팀으로 가열한 우유를 180밀리리터에서 600밀리리터까지 넣고, 표면에 얇은 우유 거품이 덮이지만 그 깊이는 6밀리미터 미만이라고 합니다. 이 얇은 거품 부분에 그림을 그리는 라테 아트가 커피를 눈으로 즐기는데 한 몫 하고 있죠. 카푸치노는 에스프레소와 스팀으로 가열한 우유와 우유 거품이 동일한 비율로 만들어진다고 합니다. 각 재료가 60밀리리터씩 들어간 180밀리리터가 표준 용량이라고 하면서 카푸치노는 벤티 사이즈로 주문하지 말라는 이야기를 하네요.
「미식가의 디테일」 은 세계의 다양한 요리와 미식이 SNS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요즘 시대에, 비슷하면서 헷갈리는 음식과 재료, 조리법에 대한 이야기를 명쾌하게 설명해 주어서 디테일한 정보를 얻고 더욱 다양하게 즐길 수 있게 도와주는 책이었어요. 레스토랑의 셰프와 요리사, 코스 요리의 명칭과 같은 기본적인 이야기부터 요리와 식사 명칭, 식재료와 소스, 술, 커피와 음료, 조리법과 재료, 과일과 채소, 제과 제빵, 초콜릿, 치즈와 유제품 등 요리와 관련한 다양한 이야기들을 디테일하게 설명해 주고 있었습니다. 단순하게 백과사전처럼 정의해 놓은 딱딱한 책이 아니라 교수님의 강의시간에 경험과 노하우, 재치를 섞어서 재미있게 설명해 주시는 것을 듣는 듯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