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을 바꾸는 법 - 운명은 정해져 있으나 바꿀 수 있다
정공 강설, 이기화 옮김 / 불광출판사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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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이라는 것이 있다면, 그 운명은 바꿀 수 있을 것인가 아니면 숙명처럼 안고 가야 할 인간의 굴레인 것인가에 대하여 생각의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전자를 ‘개조론’으로, 후자를 ‘숙명론’으로 명할 수 있을 것이다. 책의 제목으로 보아 이 책은 ‘개조론’의 입장에서 과오를 고치고 선행을 쌓아서 최대한 겸손한 마음으로 운명을 세우는 방법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이 책은 대학교수인 옮긴이가 정년퇴임을 앞두고 대만 정공법사의 ‘수복적덕조명법 요범사훈강기(修福積德造命法 了凡四訓講記)’를 세계인의 이해를 돕기 위해 ‘Silent Voices’가 영역한 것을 번역하여 소개한 것이라고 한다.(3쪽) ‘요범사훈(了凡四訓)’은 명나라의 원요범(袁了凡, 1533~1606)이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그의 아들 원천계(袁天啓)에게 선과 악을 가리고, 허물을 고쳐 선행을 쌓음으로써 운명을 바꾸는 방법을 가르치기 위해 쓴 글이다.(4쪽)

사람의 일생은 외부에 의해 지배되지 않고, 오히려 스스로 내부적으로 지배 당한다. 따라서 각자에게 일어나는 일의 원인들은 자신의 생각과 행동에서 비롯되는 것들이다. 따라서 현재의 일들은 과거의 일들의 결과이며, 미래의 일들의 씨앗인 것이다. 그러므로 지금 나쁜 수확은 과거 나쁜 파종의 영향이며, 지금 좋은 씨앗을 뿌리는 일은 나중에 좋은 열매를 맺을 당연한 전제 조건이 되는 것이리라.

운명을 바꾸기 위해서 운곡대사는 다른 사람을 위한 선행을 실행할 것을 권하고, 정공법사는 수학적 개념인 고정된 상수(常數)와 변하는 변수(變數)의 관계로 설명한다. 즉 상수는 과거의 업으로 변할 수 없으며, 변수는 현재의 업으로 조절 가능한 것이고, 미래는 이 상수와 변수의 조합으로 전개된다고 한다.(332쪽) 그렇다면 현재 조절 가능한 변수로서의 조건인 좋은 파종은 어떻게 시작하고 어디서 끝나는 것일까?

운명을 바꾸는 원리는 이 인과법칙의 조건적 측면에 기초를 두고, 원인은 과거에 만들어져 변할 수 없으나, 조건은 항상 변할 수 있고 조절할 수 있다는 데서 출발한다.(57쪽) 우선 말과 행동이 자신의 미래를 결정하므로 말하고 행동하는 모든 일에 조심해야 하고(118쪽), 과오를 고치기 위해서는 부끄러움과 두려움을 알고, 자신의 허물을 고치는 데는 용감할 것을 강조한다.(123쪽)

인생은 단지 한 호흡에 있음을 알고, 다음 호흡이 오기(숨이 넘어가기)까지 서둘러 허물을 고쳐야 한다. 그 방법으로는 행동을 통하여 고치는 방법, 이치를 통하여 고치는 방법, 마음을 통하여 고치는 방법이 있으며(154쪽), 이치를 깨달아 행동과 함께 마음으로부터 바꾸는 것이 최선의 길이라고 하고 있다.(155쪽)

그 행동과 마음이 자신의 이익을 위한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구제를 위한 것이어야 하며, 불교에서는 아낌없이 주고(布施), 친절한 말을 쓰며(愛語), 진실로 남에게 이로운 행동을 하고(利行), 동료와 함께 협조하는(同事) 사섭법(四攝法)을 중생을 인도하고 감화하는데 이용한다고 한다.(288쪽)

모든 존재들은 같은 본성을 가지고 있고(同體大悲), 하나를 닦는 것이 모든 것을 닦는 것(一修一切修)이라고 한다.(99쪽) 모든 것은 운명에 달려 있지만, 운명을 바꾸는 권리는 자신에게 있다.(324쪽) 비록 스스로는 과오를 범한 적이 없고, 범하지도 않는다 하더라도 다른 모든 사람들이 자신보다는 낫다는 완벽한 겸손의 마음에 이를 때 비로소 과거의 업들로부터 다소 자유로울 수 있을 것이다.

집으로 돌아 온 탕아(蕩兒)가 황금보다 더욱 귀중하다고 한다.(140쪽) 장애의 마음과 미혹들을 내려놓고 어지러운 식(識)들을 지혜로 전환시키기 위해(轉識成智) 무한한 수행의 방법인 육바라밀(六波羅蜜)을 행할 때 비로소 해탈을 얻음으로써 그 운명을 바꿀 수 있는 것이리라. 한 마음을 내려 놓는 것이 한 세상을 내려 놓는 것이다. 한 마음을 내려 놓고도 한 세상이 바뀌지 않았다면 여전히 길 위에 있는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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