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시가는 솔직히 공부할 때 항상 뒤로 미뤄두는 파트였다. 현대시는 그나마 읽으면 감이 오는데, 고전시가는 한 줄 읽고 멈추고, 다시 읽고 또 멈추는 식이라 문제 하나 푸는 데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렸다. 그래서 항상 “일단 감으로 풀고 넘어가자”였던 게 내 방식이었다.이 교재로 고전시가를 풀면서 가장 크게 달라진 건, 문제를 대하는 태도였다. 예전에는 작품을 먼저 이해하려고 애썼다면, 지금은 문제에서 요구하는 포인트를 먼저 찾게 됐다. 화자의 감정 변화나 상황 전환이 어디에서 일어나는지를 의식하면서 읽게 되니까, 처음 읽을 때부터 밑줄 긋는 기준이 달라졌다.또 좋았던 점은, 내가 자주 틀리는 유형이 반복해서 보였다는 거다. 같은 작품을 두 번 틀리는 게 아니라, 같은 이유로 다른 작품에서 틀리고 있다는 게 눈에 들어왔다. 그때부터 고전시가가 ‘외워야 할 작품’이 아니라 ‘패턴이 있는 문제’처럼 느껴지기 시작했다.아직 고전시가가 편하다고 말하긴 어렵지만, 최소한 예전처럼 손도 못 대겠다는 느낌은 아니다. 이제는 시험장에서 고전시가가 나와도 제일 먼저 넘기지 않고, 한 번은 제대로 읽어보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