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엄 게이트 - 인디언의 눈물, 흑인 노예의 노래, 천재 건축가의 그림자 미술관 기행
조새미 지음 / 아트북프레스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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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마침 기차를 타고 가는 중이다. 이 기차가 나를 책 속애 나오는 어느 낯선 도시의 뮤지엄에 데려다 주면 얼마나 좋을까 상상해 본다.
이 책은 나름 이름 있는 박물관이나 미술관 꽤나 다녀보았다는 나에게도 전혀 생소한 열네 곳의 장소로 데려다 준다.
뮤지엄에는 당연히 수집품이 전시되어 있지만, 이것이 얼마나 인간의 집념과 욕망을 반영한 장소인지 새삼 놀랍다.
더구나 아름다운 장식품만이 아니라, 노예와 인디언, 인종차별의 한숨과 눈물까지 담아내어 광장히 감동적이었다.

아프리카에서 잡혀온 노예들이 자신들의 고향을 떠올리며 만든 장식품, 노예 1세대 신분의 첫 미국인 빌트레일러가 카드보드지에 그린 시적인 그림들, 맘대로 정해준 거주 지역으로 강제로 쫓겨나는 체로키인디언들의 눈물나는 여정(눈물의 길 trail of tears)도 연극무대처럼 전시한 곳도 있다. 어쩐지 비애가 느껴진다.
아름다움뿐 아니라, 이런 역사도 후대에 본전되어 당연히 전해져야 한다. 그게 뮤지엄의 가치일 테니까.
플로리다의 달리 뮤지엄,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의 낙수장, 아방가르드 미술의 실험장이 되었던 블랙마운틴 칼리지 뮤지엄 등은 그곳을 찾아가는데 드는 에너지를 생각만 해도 엄두가 나지 않는 곳이다. 그래서 이런 곳에 수고로운 발품을 팔아 소개하 준 이 책이 더욱 가치 있게 느껴진다.
세상은 넓고 갈 곳도 볼 곳도 많다. 책 214쪽 '도전과 무모함이라는 대가 없이 새로움이 자신의 모습을 보여줄리 없다. '
동시대 미술과 공예 연구를 오랫동안 해온 이 책의 저자 조새미님의 시간과 노력을 바친 모험 덕분에 새로운 뮤지엄의 세계를 들여다보게 되어 의미있는 독서였다.

-어쩐지 찾아가긴 불가능할 듯하여 책 속에 사진이 좀더 다채롭게 들어갔으면 훨씬 더 즐거운 독서가 되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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