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따라 갈까 보다 접시 위에 놓인 이야기 2
황교익 지음 / 디자인하우스 / 200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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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오늘은 무얼 먹을까..라는 고민과 훌쩍 어디론가 가버리고 싶다는 생각을 한꺼번에 충족 시키는 책인 것 같다.

지극히 한국적이고 향토적인 어쩌면 너무나 오래되고 흔해서 미쳐 그 진정한 맛과 의미를 깨닫지 못했던 음식들의 이야기를 보면서 맛 이상의 무엇을 느끼게 해주었다. 배고픔의 허기뿐만 아니라 맘속 허전함까지 따스하게 채워준다고나 할까.

단순히 미각을 느끼는 감각 기관의 짜다, 달다같은 맛이 아니라 그 맛을 느끼게 하는 음식이 가지고 있는 이야기와 그 이야기에 따르는 정을 느끼게 하여서 먹거리로서의 맛 이상의 것을 이야기하고 있다. 아구찜의 아구 이야기, 흑산도 홍어회의 홍어 이야기, 봉평 메밀 국수의 메밀 이야기 등등 음식을 담아주는 사람에게 베어나오는 냄새와 손길까지도 보는 듯 했다.

처음에 단순히 요리나 음식에 관한 책이라 생각하고 접했던 나에게는 기대했던 이쁜 색조의 맛깔스런 사진이 없어서 서운했지만 진한 곰국같은, 투박스러운 옹기같은, 시끌벅적한 시골 장터같은 그 어느 사진보다도 더 멋있는 뭔가를 읽을 수 있었다.

책에 있는 말처럼 맛이 있고 없음은 개인의 기호에 따라 다를수 있다. 음식이 맛있건 맛없건 간에 맛나게 먹는 진짜 이유는 사랑하는 사람과 나누어 먹는 것이란다. 그런게 사람사는 맛이라 표현하고 있다.

고등학교 다닐때 친구들과 먹던 떡볶기만큼 맛있는 떡볶기를 못 찾는 이유도 그런 것일까. 맛이나 음식보다는 그 속에 얽힌 이야기와 정을 담은 책이라 말하는 것이 더 정확할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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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속에 있는 남신들
진 시노다 볼린 지음, 유승희 옮김 / 또하나의문화 / 199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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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여성이라고 해서 여성 호르몬만 나오는 것이 아니다. 또 남성이라고 해서 남성 호르몬만 나오는 것이 아니며 남성의 혈액 속에도 여성 호르몬이, 여성의 혈액 속에도 남성 호르몬이 함유되어 있어서 그 호르몬의 양의 균형에 의하여 개인적인 체형이나 성격을 형성하게 되는것이다.

그런 면에서 우리 속에 있는 여신들과 남신들은 각각 다른 두 권의 책이 될 수도 있고 하나의 내용을 다룬 한 권의 책이 될수도 있다고 본다. 우리속에 있는 여신들과 남신들 2권의 책의 내용 전개는 두 권 다 비슷하다. 제목 그대로 <우리> 속에 있는 원형을 신화 속의 신들에게서 찾아보는 것이다.

그리스 신화 속에서 남신과 여신들은 서로 어머니와 아들, 아버지와 딸, 부부나 연인등의 관계로 서로에게 어떠한 형태로든 영향을 주며 얽혀 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에서 나는 하나의 고유한 개인이지만 나 아닌 또 다른 고유한 개인과 관계를 맺고 영향을 주고 받으며 살아가고 있는 것과 같다. 그런 우리 마음 속에 원형이라는 내면 세계를 신화 속 남신들과 여신들의 이야기를 통해 자신의 원형 유형에 맞는 신화 속 인물을 관찰하므로서 자신의 생활과 행동 인지 반응등을 찾아 볼 수 있다는것이다. 더 나아가 자기 자신속의 원형이 되는 신을 살려냄으로서 더욱 자신의 본 모습을 극대화시키고 열등감을 극복 보완 할 수 있다고 애기하고 있다.

이러한 우리 속에 있는 남신들에는 제우스, 포세이돈, 하데스, 아폴론, 헤르메스, 헤파이스토스, 아레스, 디오니소스의 8명의 대표적인 남신들이 등장한다.

제우스, 포세이돈, 하데스는 제 1세대 올림피아 남신들로 아버지 원형으로 보여진다. 그들은 자기들끼리 세계를 나누어 제우스는 하늘을, 포세이돈은 바다를, 하데스는 저승을 고유 영역으로 삼고 다스렸다. 또 나머지 태양의 신 아폴론, 전령의 신 헤르메스, 전쟁의 신 아레스, 대장간의 신 헤파이스토스, 황홀경과 술의 신 디오니소스는 제2세대 남신들은 아들 세대로 세상을 다스리지는 않았으나 자기 고유의 위치, 상황, 장소 같은 것들과 연관이 있다. 이들이 갖는 신화 속 고유 역활과 성격은 각각 남성이 갖는 원형을 나타내주는 역활을 하게 되는 것이다.

다소 딱딱한 문체로 어려울 수도 있지만 조목조목 나열되어있어 꾸준히 읽어 볼 만하다. 심리 남성학책이라고는 하나 그리스 신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신화속 신들을 조목조목 따져 보는 재미도 찾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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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그림책
헤르타 뮐러.밀란 쿤데라 외 지음, 크빈트 부흐홀츠 그림, 장희창 옮김 / 민음사 / 200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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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날은 습관처럼 무심코 책을 펼쳐들고 정말 무의식적이고 기계적으로 문장을 읽어내려갈때가 있다. 글자를 갓 배우기 시작한 아이가 뜻도 내용도 모르고 그저 읽기만 하는 것처럼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책그림책은 어쩌면 난해한 골칫거리일수도 있겠다.정물화나 정밀묘사같이 있는 그대로를 그려낸 그림도 글도 아니기 때문이다. 징검다리를 건너듯 그림 하나하나, 글 하나하나를 연관지어 차분히 생각하고 상상하며 '감상'이라는 것으로 시간을 채울수 있게 하는 것이다.말대로 생각을 하게 하는 그림이 있는 책이다. 그리고 내가 왜 책을 읽는지 책을 읽으며 느끼는 것이 무엇인지를 독자 스스로가 알아가게 한다.마치 서로 생각하는 바를 이야기 하고 있는 기분이 든다.

그렇게 책장을 넘기며 미술관의 그림 전시를 보듯 천천히 느낄수 있는 바쁜 세상에 조금은 사치스러울수 있는 여유를 갖게 해준다.글과 그림이 하나로 어우러져 어느것이 먼저이고 나중인지 없이 하나의 작품(?)으로 존재하고 있음이 너무나 놀랍다. 시간을 좀더 투자해서 잘 읽으면 조용한 미술관에서 혼자 여유있게 그림을 감상 하는 것같이 많은 것을 느낄 수 있겠지만 잘못하면 단체 관광객에 떠밀려 뭘 봤는지 모르게 그저 들어갔다 나왔다는 생각이 들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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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이트는 요리사였다
제임스 힐만 외 지음, 김영진 외 옮김 / 황금가지 / 200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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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내가 프로이트에 정통해 있었거나 그의 정신분석에 관한 책을 읽은지 얼마되지 않아 기억에 남아 있는 것이 좀 많이 있었더라면 정말 즐겁고 재미난 마음으로 이 책을 읽었을것이다. 아니면 영어를 잘해서 원서를 직접 읽어보았더라면 번역되면서 놓쳐지는 언어적 유희나 은유등 또 하나의 재미를 찾으며 흥미진진하게 읽었을것이다. 프로이트에 대한 지식이 짧은 나에게조차 이 책은 프로이트의 사상과 삶을 요리에 빗대어 짜임새 있게 잘 표현했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빙산의 일각이라고 했던가..나는 정말 이 책을 읽고도 이 책이 가지고 있는 진정한 기쁨을 누리지 못했다.

요리 재료나 조리 방법 등으로 보이지 않게 숨겨 놓은 그의 사상이나 요리법 차이를 두고 벌인 그의 삶에 대한 풍자적인 이야기를 인식하지 못한채 지나치는것이 많았기 때문에 솔직히 아는것을 몽땅 짜내어 읽어도 흥미로움에 비해 내용이 조금은 답답하고 지루할뿐이었다. 그렇게 내가 알지못하는 뭔가를 놓치고 있다는 생각에 책장을 넘길때마다 소외당하는 기분이 들었다.

그나마 주석으로 달아놓은 설명이나 예전에 읽었던 그의 책에 대한 기억을 짜내어 읽지 않았다면 끝까지 읽지도 못했을것같다. 사람이 책을 골라 읽는것이 아니라 책이 진정 자신을 알아주는 독자를 만나야 빛이 날수 있다는것을 이 책으로 새삼 깨닫게 된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말 나중에 다시한번 읽어보고 싶어지는 책이다. 지금 몰라서 놓친 프로이트의 생각을 다시 찾아보고 싶게 만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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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의 그림일기
오세영 지음 / 글논그림밭 / 200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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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누군가 부자의 그림 일기에 대해 소개하기를 옆에 두고 보아도 아깝지 않아 한권쯤 소장하고 푼 책이라 하여서 읽게 되었다. 만화는 즐겨 읽는 편이 아니라서 어쩜 솔직히 별로 기대하지 않았을지도 모르겠다. 노란색 책 표지는 겉보기에 더욱 아기자기한 이야기들로 가득차 있을것만 같았다.

허나 이게 왠일인가! 너무나 서민적이고 소박한 이들의 삶을 진솔하게 그려내 보이고 있었으며 그와 함께 사회 문제점을 정나라하게 꼬집고 있었다. 펜은 칼보다 강하다란 말처럼 어쩜 이 만화는 펜으로 그려낸 어떤 글보다도 더 예리하고 날카로운 것 일수 있을꺼란 생각을 했다. 냉철하게 더하고 덜할것없이 그려낸 한컷한컷이 더없이 따스하고 뜨겁게 느껴지는 책이다. 그렇게 머리와 가슴 모두를 채워줄수 있고 정말 보고 또 봐도 처음의 감동과 놀라움을 느낄수 있는 값진 선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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