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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따라 갈까 보다 ㅣ 접시 위에 놓인 이야기 2
황교익 지음 / 디자인하우스 / 2000년 10월
평점 :
품절
오늘은 무얼 먹을까..라는 고민과 훌쩍 어디론가 가버리고 싶다는 생각을 한꺼번에 충족 시키는 책인 것 같다.
지극히 한국적이고 향토적인 어쩌면 너무나 오래되고 흔해서 미쳐 그 진정한 맛과 의미를 깨닫지 못했던 음식들의 이야기를 보면서 맛 이상의 무엇을 느끼게 해주었다. 배고픔의 허기뿐만 아니라 맘속 허전함까지 따스하게 채워준다고나 할까.
단순히 미각을 느끼는 감각 기관의 짜다, 달다같은 맛이 아니라 그 맛을 느끼게 하는 음식이 가지고 있는 이야기와 그 이야기에 따르는 정을 느끼게 하여서 먹거리로서의 맛 이상의 것을 이야기하고 있다. 아구찜의 아구 이야기, 흑산도 홍어회의 홍어 이야기, 봉평 메밀 국수의 메밀 이야기 등등 음식을 담아주는 사람에게 베어나오는 냄새와 손길까지도 보는 듯 했다.
처음에 단순히 요리나 음식에 관한 책이라 생각하고 접했던 나에게는 기대했던 이쁜 색조의 맛깔스런 사진이 없어서 서운했지만 진한 곰국같은, 투박스러운 옹기같은, 시끌벅적한 시골 장터같은 그 어느 사진보다도 더 멋있는 뭔가를 읽을 수 있었다.
책에 있는 말처럼 맛이 있고 없음은 개인의 기호에 따라 다를수 있다. 음식이 맛있건 맛없건 간에 맛나게 먹는 진짜 이유는 사랑하는 사람과 나누어 먹는 것이란다. 그런게 사람사는 맛이라 표현하고 있다.
고등학교 다닐때 친구들과 먹던 떡볶기만큼 맛있는 떡볶기를 못 찾는 이유도 그런 것일까. 맛이나 음식보다는 그 속에 얽힌 이야기와 정을 담은 책이라 말하는 것이 더 정확할 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