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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의 미술사 - 현대 미술의 거장을 탄생시킨 매혹의 순간들
서배스천 스미 지음, 김강희.박성혜 옮김 / 앵글북스 / 2021년 6월
평점 :
평소 미술에 대한 관심이 그렇게 많지는 않았어요. 따로 시간을 내서 미술작품을 감상할만한 여유가 없어서이기도 했고 어떤 작품들은 도대체 화가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이해하기 어려워서이기도 했어요. 큰 관심을 가지지 않았던 미술에 조금이나마 눈을 돌려 바라보게 된 건 딸아이가 나름 미술에 재능과 관심을 보이면서 부터였죠.
여전히 어려운 미술 감상이지만 이번에 아주 흥미롭게 작품들을 바라볼 기회가 생겼어요. 미술사에 위대한 화가들로 남은 8명의 대가들을 미술 작품이 아니라 서로 간의 관계를 기준으로 바라보면서 그들의 작품들을 이해하는 토대를 마련해준 책을 읽었기 때문이에요. 바로 서베스천 스미의 <관계의 미술사>에요.
워싱턴 포스트의 미술 비평가로 활동하면서 2011년에 퓰리처상 비평 부문을 수상한 저자는 마네와 드가, 마티스와 피카소, 폴록과 드쿠닝, 프로이트와 베이컨이라는 8명의 작가를 서로 짝을 맺어 그들의 관계와 그들의 작품을 함께 설명해요.
이들의 관계를 들여다보면 참 아리송해요. 가장 친한 친구사이처럼 보이다가 서로를 의식하며 경쟁하는 경쟁자의 모습이었다가 어느 순간에 적보다 못한 관계로 바뀌기도 해요. 그러면서도 서로를 향한 애정 혹은 존경(?)을 평생 지니면서 사는 듯이 보이기도 하고요.
이들의 관계를 지켜보면서 누군가와 관계를 맺는 일이란 자신에게 부족한 퍼즐 하나를 채워 넣는 일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친구 혹은 경쟁자처럼 보이는 둘의 관계에는 자신이 가지지 못한 무언가에 대한 갈망이 반영된 모습이 보이는 듯해서요. 그렇기에 둘 사이의 관계가 깨진 후에도 그의 작품을 손에서 놓지 못했던 것 아닐까요.
관계라는 관점에서 바라본 미술 이야기가 재미있고 흥미로웠어요. 미술 이야기이면서 심리 소설처럼 읽히기도 하고 미스터리한 무언가를 찾는 기분도 들고요. 이 책으로 미술이라는 영역이 조금은 가까워진 느낌을 받아 즐겁고 재미난 시간이었어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