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먼 인 골드
앤 마리 오코너 지음, 조한나.이수진 옮김 / 영림카디널 / 2015년 7월
평점 :
절판


얼마 전에 신문에서 동조여래입상을 일본에 돌려주었다는 기사를 읽었다. 정부가 우리의 위대한 문화재를 다시 일본에 돌려준 논거는 동조여래입상이 약탈당했다는 근거가 없다는 이유였다. 여러 생각이 교차했다. 우리의 문화재임에도 이를 돌려받지 못하는 상황을 과연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 것인지.

 

<우먼 인 골드>도 이런 맥락에서 바라보아야 할 책이다. 이 책은 영화로도 제작되었는데 구스타프 클림트가 그린 아델레 블로흐 바우어의 초상화에 얽힌 실화를 토대로 하고 있다. 미술에 관한 지식이 깊지 않지만 구스타프 클림트는 가장 친한 친구가 좋아하는 화가라 몇몇 작품들에 대해서는 알고 있었고 그 중의 하나가 바로 아델레 블로흐 바우어의 초상화였다.

 

소설은 3부로 이루어져 있다. 1부 해방, 2부 사랑과 배신 3부 속죄. 사실 책을 읽으면서 구스타프 클림트와 아델레가 어떤 관계인지를 그린 소설이 아닐까 생각했는데 이 둘의 관계는 1부에서만 다루고 나머지는 아델레가 남긴 초상화가 히틀러의 시대에 약탈된 후 오스트리아 정부로 넘어가는 과정, 이를 찾으려는 아델레 가족들의 기나긴 다툼에 관한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소설을 읽으면서 전쟁의 당위성에 대해 다시 생각해볼 수밖에 없었다. 그 어떠한 명분을 내세우더라도 전쟁은 평범한 이들에게는 악몽일 뿐이다. 전쟁을 할 때뿐 아니라 그 후에도 힘없는 백성에겐 끝없는 고난일 뿐이다. 아델레의 조카 마리아가 겪었던 것처럼 말이다.

 

이 책의 백미라고 한다면 초상화의 소유권을 두고 국가를 대상으로 진행한 마리아의 법정투쟁이 아닐까 싶다. 비록 정당한 소유권을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한 개인이 국가를 상대로 법적인 승리를 얻는다는 것은 결코 만만한 일이 아니다. 수많은 물질적, 정신적 고통이 이어졌을 것이다. 그런 역경을 이겨낸 마리아야말로 진정한 승리자가 아닐까 싶다.

 

이 책은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 그렇기에 우리는 마리아에게서 우리 혹은 우리 정부가 나아가야 할 길을 생각해보아야 한다. 국가를 대상으로 한 법정공방을 포기하지 않았던 마리아처럼 일본이 약탈해간 문화재 반환을 위해 국가적, 개인적 차원에서 정당한 절차를 밟아 우리의 위대한 문화유산을 되돌려 받아야 한다. 그것이 아무리 오래 걸리는 시간이라고 하더라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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