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을 세우는 생각들 - 색다른 생각을 하기 위한 충격의 인문학
이인 지음 / 을유문화사 / 2014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얼마 전에 기사가 떠오른다. 정확하게 기억이 나지는 않지만 미국 하버드 대학교와 버지니아 대학의 공동연구팀이 실험 대상자들을 아무 일도 것이 없는 방에 들어가서 15분간 사색의 시간을 갖게 했는데 대부분의 실험 대상자들이 짧은 시간을 견디지 못하고 스스로 자신에게 전기 쇼크를 주었단다. 실험은 고독을 견뎌내지 못하는 현대인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스스로 사색에 잠겨 생각을 정리하는 능력이 떨어진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저자는 사유의 중요성, 특히 인문학의 중요성을 언급한 오늘날 우리가 주변으로부터 수많은 영향을 받아 자신의 생각이라기보다는 주입된 사상, 생각을 토대로 행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중에서도 가장 많이 공감할 있었던 부분은 현대 사회에 널리 퍼져있는 도전정신과 긍정의 마인드에 관한 이야기였다. 너는 있어,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없다고 수많은 사람들이, 언론이, 사회가 말하고 있지만 정말 그럴까? 능력과 전혀 상관없이 모든 일이 가능하다고 하는 주변의 속삭임은 저자의 말처럼 아름답게 다가오기보다는 으스스하게 느껴졌다. 역시 긍정의 마인드에 빠져 가리지 않고 뭐든 있다는 자신감에 빠져 이것저것 아무런 생각 없이 일단 시작해보고 되는 경우라도 이거 말고 다른 해보지 라고 말하며 스스로를 위로했던 적이 있었다. 결국 자신, 능력을 스스로 올바르게 판단하지 못하고 사회적으로 팽배해 있던 생각에 억눌렸던 것이다.

 

저자는 우리 시대가 진정한 분노를 잃어버렸다고 한탄한다. 저자는 시대를 사는 우리가 올바른 대상을 향해 분노하지 못하다보니 결국 자기 파괴적인 분노만이 남는다고 말한다. 우리는 온갖 부정을 저지르는 국가나 사회 지도층, 권력을 향해 제대로 분노를 터트리지 못할까? 책을 읽다보니 이런 표현이 눈에 들어왔다.

 

인간의 밑바닥엔 정의롭고 평화로운 사회를 향한 용기보다 안전한 다수가 되려는 비겁함이 훨씬 강하게 뿌리내려져 있다.(p.142)

 

하루하루의 삶을 살아가기에도 벅찬 사회이기도 하지만 남들과 달라서 눈에 튀는 사람이 되고 싶어 하지 않는 인간의 속성, 삐딱한 좌파로 내몰리는 소수가 되기보다는 다수의 힘에 묻혀 힘이 커지기를 바라는 인간의 속성 때문에 분노가 필요한 상황에서도 자신을 움츠릴 뿐이다. 이런 다수를 향한 동질성이 정의를 향한 우리의 생각을 짓누르고 있는 것은 아닐까?

 

저자가 던지는 8가지 충격을 모두 쉽게 이해할 수는 없었다. 저자의 말마따나 지금의 나는 행복하다는 핑계로 무엇도 제대로 고민하지 않는 살고 있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8가지의 충격은 나로 하여금 다시 사유의 여행을 시작할 용기를 주었다. 끝에 무엇이 있을지는 아직 수가 없긴 하지만 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