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하게 해줄게
소재원 지음 / 네오픽션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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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하게 해줄게, 누구나 한 번쯤은 사랑하는 사람에게서 들었던, 혹은 꼭 듣고 싶었던 말이 아닐까 싶은 이 말이 이렇게 애절하게 느껴지는 건 작가의 뛰어난 글 솜씨 때문이었을까요, 아니면 실화를 바탕으로 한 그들의 이야기가 그렇게 애잔했기 때문이었을까요?


어떤 게 정답일지 꼭 집어서 말하기는 어렵지만 분명한 건 소재원 작가의 소설은 항상 마음을 울려요. 잊고 있었던 혹은 애써 있으려했던 삶의 단면들을 그리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고, 소설 속 한 구절, 한 구절이 사람의 마음을 꼭 찌르는 절묘한 글귀로 이루어져 있어서이기도 하죠.


이 소설도 그랬어요. 우리의 이야기를 쓰고 싶었다는 작가의 말처럼 너무나 평범하게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우리의 이야기를 때로는 담담하게, 때로는 잔잔하게, 때로는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할 정도로 격정적으로 끌고나가기에 소설에 푹 빠져들 수밖에 없었죠.


김세영이라는 이름도, 한상진이라는 이름도 삶의 어느 순간에 사라져버리고 누구의 엄마이자 아내로, 누구의 아빠이자 남편으로 살아가는, 그러면서 우리라는 이름으로 하나 되는 이들의 모습(작가가 아내, 남편, 우리라는 구성으로 소설을 이어간 것도 그런 의미가 아닐까 싶어요)은 바로 저의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았기에 그들의 겪는 아픔이 제 자신의 아픔이 되었고, 그들이 느끼는 슬픔과 분노가 바로 저의 슬픔이자 분노로 다가왔어요.


엎친데 덮친 격이라는 표현처럼 어쩜 이렇게 힘들게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이들에게는 아픔이 연이어서 오는 걸까요? 하지만 두 번의 뺑소니 사고를 당한 남편도, 출산을 얼마 남기지 않은 아내도 마냥 슬퍼하기만 하지는 않아요. 그들은 자신들에게 주어진 삶 속에서 감사하는 마음으로, 서로를 사랑하고 아끼는 마음으로, 그러면서 자신들을 힘들게 만든 또 다른 우리를 용서하면서 살아가죠.


행복이란 그런 것 같아요. 지금 옆에 있는 누군가를 믿고 의지하고, 그러면서 주어진 삶에 감사할 때 오는 매일의 축복이요. 그렇기에 지금 제 옆에 있는 이에게 이렇게 말할 수 있는 것 같아요. ‘매일 매일 행복하게 해줄게라고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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