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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는 동안에 부에나도 지꺼져도
오설자 지음 / 푸른향기 / 2021년 12월
평점 :

제주에서 나고 자란 제주 작가의 제주어 에세이라니!
십수 년 전부터 제주도는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여행지이지 휴양지이지만,
나에게는 할머니, 할아버지의 고향이고 아버지의 고향인, 당신들의 어린 시절이
고스란히 남아 있을 아련한 동네이자 가족들이 두고 떠나 온 그리운 동네이다.
성인 시절을 이 도시에서 보낸 아빠는 더 이상 제주말을 쓰지 않는다.
할머니, 할아버지가 아니고서는 요새 제주에서 나고 자란 젊은 제주도민들도 제주말을
잘 쓰지 않는다고 한다. 시간이 지나 나의 할머니, 할아버지가 이 세상에 안 계신 날이 온다면,
나는 이제 어디에서도 그리운 할머니, 할아버지의 말씀도, 말투도 들을 수 없다는 생각을
종종 하곤 했다.
그런 나에게 제주어를 생생하게 들려주는 이 책은 너무 반갑고도 고마운 책이었다.
글을 읽는 것만으로도 할머니의 음성이 생생하게 들리는 것 같은 책이었고,
언젠가 듣지 못 하게 될 할머니의 목소리를 기록해주고,
언제든 꺼내볼 수 있게 해주는 책이었다.
물론 내가 제주어의 억양이나 느낌을 그대로 살려 읽을 수는 없지만
제주어 특유의 그 느낌은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다.
말랑말랑하고, 노래하는 듯한 말투가 귀에 들리는 것 같았다.:-)

제주말이 그대로 너무 그대로 담겨 있어서 읽고 신기하기도 했고
웃음이 나오기도 했고 이유도 모를 눈물이 나오기도 했다.ㅠ.ㅠ
슬픈 내용도 아니고, 그저 작가님의 개인적인 경험 이야기, 추억 이야기인데
거기에도 공감되는 부분이 있어서 그렇기도 했고,
그냥 말투가 너무 우리 할머니같아서 눈물이 났당...T_T 엉엉...

나에게는 특별히 내가 감성이 약한 부분을 자극해서 더 특별하고 더 와닿은 책이지만,
나같은 경험이나 추억이 없는 분들이어도 소복하고 포근하게 읽을 수 있는 에세이였다.
한 자 한 자 제주어를 따라 읽다보면 수월하게 술술 읽히는 책은 아니지만,
그 외에는 다 편하게 읽을 수 있는 내용들이라 한 번쯤 읽어보시기를 권해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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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 견해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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