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 개의 회의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86
이케이도 준 지음, 심정명 옮김 / 비채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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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 개의 회의

이케이도 준 저/심정명 역
비채 | 2020년 01월


간만에 정말 재미있는 소설을 읽었다. 페이지가 어떻게 넘어가는지 모를만큼 스피디하게 읽은 듯.

간단히 소설 줄거리를 소개하면, '도쿄겐덴'이라는 중견기업의 영업부가 수주를 위해 제품의 품질 데이터를 조작하는 비리를 저지르고, 그 비리를 눈치채고 이를 드러내려는 자와 은폐하려는 자 간의 펼쳐지는 치열한 한판 힘겨루기다.

특히 목표가 강조되는 기업 조직, 매달 수치만을 보고 달리는 영업 현장에선 과정이 무시되기 딱 좋은데 소설로서 이 작품의 가장 큰 매력은, 등장인물 각각이 서 있는 Stance가 워낙 단단해서 각 인물들의 행동이 완벽하게 설득력 있다는 거. 이런 탄탄한 구성 안에선 선과 악, 옳고 그름이 무력해진다.  

구성 또한 촘촘했다. 직장 내 괴롭힘, 사내연애와 불륜, 도산위기의 하청업체 등등 별로 상관없는 듯한 사건들을 툭툭 던져놓는데 후반부로 갈수록 각각의 에피소드들이 밀접하게 연결되는 치밀한 구성이 인상적이었다.

숨겨졌던 진실이 조금씩 드러날 때마다 반전의 반전이 이어진다. 마지막 반전에까지 이르면, 기업의 한계란 어쩔 수 없이 그런 건가, 라는 무거운 생각을 하게 되더라는.물론 앤딩은 보편적으로 납득할 만한 결론이다 다행히. 한 사람의 내부고발자 덕분에.

'장르는 다르겠지만' 사람이 살아가는 무대는 어디나 전쟁터다. 각개 전투를 하면서 치열하게 살다 보면 중요한 가치를 지키고 산다는 건 참 어려운 일이 되어 버린다. 또한 어떤 한 분야에 오래 종사하다 보면 업이 사람의 캐릭터를 만들어가는 걸 많이 본다. 그래서 가끔은 다른 시선으로 스스로를 객관화해 보려는 '의지적인' 노력이 필요한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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