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 같은 나의 연인
우야마 게이스케 지음, 김수지 옮김 / 대원씨아이(단행본)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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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줄거리] 미용사인 미사키에게 첫눈에 반한 하루토는

그녀에게 인정받고 싶다는 마음으로 한번 포기했던 사진작가의 꿈에 다시 한번 도전하게 되고

하루토의 진정어린 모습에 결국 둘은 연인이 된다.

하지만 곧 미사키는 자신이 fast-forward 증후군(순식간에 늙어가는 조로병)이라는 유전질환에 걸린 것을 알게 되고

하루토에게 빠르게 늙어가는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은 미사키는 이별을 선택한다.

봄에 만나 여름에 연인이 된 그들은 가을 긴 이별의 시간을 거쳐 겨울 영원한 이별을 맞는다.



세상을 환하게 밝힐 듯 흐드러지게 피었다가 그 많은 꽃잎이 흔적도 없이 순식간에 사라져 버리는. 벚꽃의 속성은 그런 것.

'벚꽃 같은 나의 연인'이란 소설 제목이 의미하는 미사키는 그렇게 하루토의 곁을 떠나갔다.


벚꽃과 불꽃놀이, 그리고 바다... 그렇고 그런 연애 소설에 흔히 등장하는 이미지들. 20대 중반의 젊은 연인들.

가볍게 읽기 좋은 흔한 로맨스 소설,이라고 ... 그렇게 심플하게 설명할 수도 있지만

소설을 읽는다는 행위와 개인의 경험이 만났을 때는 특별한 화학 반응이 항상 생긴다.

반 년 사이 급속히 늙고, 병들고, 죽어가는, 生의 고통을 온전히 견디는 미사키의 모습에 내 사촌 동생의 모습이 겹쳐졌다.

그렇게 몇 가지 떠오르는 기억 때문에 중간 중간 책을 내려 놓았다 다시 읽곤 했다.


답이라는 것은 그리 쉽게 찾아지는 것이 아니다. 끊임없이 고민하면서 계속해서 찍어 나가야 한다.

그렇게 고민한 시간들은 나의 발자국이 되어줄 것이다. 201page

나는 확실히 늙어가고 있다. 오늘보다 내일, 내일보다 모레, 계속해서 약해질 것이다.

그래도 미사키는 병 따위에 지지 않을 거라 생각하면서 스스로에게 용기를 주었다.

병은 마음먹기에 달렸다. 무기력해지면 병이 나를 집어삼킬 것이다. 괜찮다. 나는 아직 그렇게까지 늙지 않았다. 205page


일본 문화 특유의 아날로그 정서가 소설 전반에 깔려 있다.

예를 들면, 니콘 F3이라는 필름 카메라... 그리고 올드 팝송들...

문득... '이별 계약'이라는 중국 영화도 생각나더라....


새삼 내년 봄 다시 벚꽃을 만날 수 있다는 사실이 감사하게 느껴진다.

자연스럽게 늙어가는 것이 얼마나 큰 축복인지

정박으로 흘러가는 내 삶의 속도 또한 감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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