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엄마 좀 나갔다 올게 - 내 인생 즐기며 사는 미니멀맘의 질풍노도 에세이
신혜영 지음 / 유노북스 / 2018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
아이는 무엇인가가 부족해야 한다. 부모의 지지와 사랑이 결핍되면 안 되겠지만 그 또한 넘치면 곤란하다. 사랑하기에 아이가 원하는 것을 미리 내 의지대로 맞춰 줘서는 안 된다. 진정으로 사랑하기에 아이가 원하는 것을 모른 척하기도 해야 하고 단호하게 거절할 수 있는 엄마의 뻔뻔함이 필요하다.
-
두 번의 유산 이후, 조기출산으로 인해 팔삭둥이로 태어난 나를 온갖 정성으로 키운 우리 엄마의 모든 중심은 나였다. 인생의 절반 이상을 나라는 존재에게 할애하고 본인이 가진 모든 것을 내어주셨다. 그리고 흘러가는 세월 앞에 하루하루 연약해져 가면서도 여전히 엄마의 아들 사랑은 진행 중이다. 나는 그런 엄마에게 너무 큰 감사함을 느끼는 반면, 때때로 엄마 자신의 삶이 나 때문에 없어진 것 같아 늘 죄송함을 느낀다. 그래서 혼자 자립할 수 있을 만큼 훌쩍 성장한 나이된 아들을 놓지 못하고, 자신보다 항상 아들의 안위를 먼저 걱정하는 엄마에게 이제 자신을 위한 것들로 채워진 여생을 보내시라고 전하고 싶다.


그러던 찰나, 읽은 책이 바로 ‘아들! 엄마 좀 나갔다올게’였다.


엄마로서의 의무감을 내려놓고 주부로서의 책임감을 덜어내어, 결혼 생활 전반에 미니멀 라이프를 실현시켜보자는 에세이였다. 본인이 행복해야 아이를 더 행복하게 키울 수 있고 가정을 즐겁게 지킬 수 있다는 너무 빤하지만 너무 정직해서 외려 공감이 가는 이야기. 그야말로 우리 엄마에게 필요한 이야기. 아들에게 조금이라도 잘못된 일이 생기면 부모로서 자신을 꾸짖고 탓하는 엄마가 아닌, 아버지가 바깥으로 나도는 모습을 보며 아내로서 자신을 책망하고 원망하는 엄마가 아닌, 부모나 주부라는 책임감으로부터 약간의 거리를 두고 스스로를 보듬고 사랑하자는 한 인간으로서의 어머니이자 아내에 대한 이야기였다.


책을 덮고 나자 문득 이 책을 엄마에게 보내고픈 마음이 들었다. 그냥 책만 보내기에는 이상할 것 같아, 펜을 들어 이 책을 엄마에게 보내는 이유와 감사함을 전하는 짧은 편지를 포스트잇에 썼다. 그리고 그 편지를 책 표지에 붙인 뒤 포장을 하고 제주에 계신 엄마에게 보냈다. 내일은 엄마가 이 책을 읽고 앞으로 남은 엄마의 행복을 위해 찬찬히 걸음을 옮겨나갔으면 하는 마음을 담아......  (끝)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