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일기
움베르토 에코 지음, 이현경 옮김 / 열린책들 / 2004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솔직히 말씀드려 제가 이 원고의 처음 몇백 페이지를 읽었을 때 저는 이 책에 열광했습니다. 아주 역동적이었고 오늘날의 독자들이 현실 도피적인 책에 요구하는 모든 문제가 담겨 있었습니다. 즉 간통, 동성애를 포함한 섹스(수도 없이 나왔습니다), 살인, 근친상간, 전쟁, 대량 학살 등에 대한 것들이 다 들어 있었습니다.

천사가 되고 싶어 하는 성도착자들이 등장하는 소돔과 고모라의 일화는 라블레풍입니다. 노아의 이야기는 완전히 살가리의 작품 같습니다. 이집트를 탈출하는 장면은 조만간 영화화될 이야기입니다……. 간단히 말해 극적 반전이 뛰어나고 상상력이 풍부하며 비극으로 떨어지지 않고 메시아의 출현에 대한 믿음을 보여주는 잘 짜인 대하소설입니다.

그러데 계속 읽어나가다가 이 작품이 여러 작가들의 선집일 뿐만 아니라 너무나도 많은 시의 구절들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애원 조가 두드러지는 데다가 지루하고 정말 시작도 끝도 없는 탄식만 늘어놓는 시들도 있었습니다.

그렇게 해서 기괴한 옴니버스 소설이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모든 것을 다 다루고 있기 때문에 모든 사람이 다 싫어할 위험이 있는 책입니다. 편집자가 직접 여러 작가들과 계약을 맺지 않는다면 이 많은 작가들에게 저작권을 얻어내는 일이 큰 골칫거리일 겁니다. 그런데 저는 편집자의 이름을 그 어디서도 발견할 수 없었습니다. 그 이름을 숨기기라도 해야 하는 듯, 목차에도 이름이 나와 있지 않습니다.

제 생각으로는 처음 다섯 권만 부분적으로 출판할 수 있을지 알아보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절망에 빠진 홍해의 사람들〉같은 제목으로 말입니다. p75-76





 

- 본문 중에서-

 

솔직히 읽으면서 나의 부족함을 절감했다.

작품대로의 가치는 높다.

풍성한 지성에서 넘쳐나는 위트와 풍자는 가히 최고다.

다만 이탈리아를 포함한 움베르토 에코의 다방면에 걸친 소양을 아우르기에는

이 자의 보폭이 미치지 못할 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