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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도시에서 장사를 배우다
김영호 지음 / 부키 / 2014년 10월
평점 :
2014년 10.22일 헤럴드 경제 기사에 고전을 겪고 있는 외식 사업의 현주소가 실렸다.
1000만원도 안되는 월매출, 차 떼고 포 떼면 정작 주인 손에 들어오는 돈은 100원 남짓이었다.
학생들이 작은 입시문을 통과하기 하여 남들이 부러워 하는 기업에 들어갔다.
줄어든 10년 정도의 짧은 재직 후 받은 거금의 퇴직금을 투자해 차린 식당인데 이미 시장은 포화상태. 레드오션 속의 제로섬 게임이다.
다른 길은 없는가. 탈출구는 없는가.
여기에 그 다른 길을 제시할, 탈출구를 열어줄 책 한 권이 있다.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라는 소설을 생각나게 하는 제목의 책『세계의 도시에서 장사를 배우다』
이 책에는 저자가 세계 상권의 중심 국가의 대표도시를 찾아 발품을 팔면서 직접 몸소 확인한 신수종 사업들이 소개되어 있다.
더군다나 감사한 것은 유통과 마케팅의 전문가다운 식견과 정확한 통계 자료를 곁들여 해당 시장의 이해를 돕는다.
그리고 세계 여러 상인들의 기발한 아이디어와 상상력을 한국에 어떤 식으로 접목할 수 있는지에 대한 팁도 제공해 준다.
I. 북미를 가다
LA | 노마드 시대엔 외식 트렌드도 달라진다
뉴욕 | 뉴욕에서 간편식 사업의 앞날을 보다
바쁜 현대 생활 미국의 대도시에 가장 눈에 띄는 식음료 사업은 트럭 식당이다. 식당 기자재를 트럭에 싣고 다녀서 초기 투자 비용도 적다.
실패에 대한 부담도 적다. SNS와 접목하고 직장인들의 욕구를 채워줄 메뉴만 개발한다면 전망있는 분야라 하겠다.
다만 현실적으로 한국에 적용하기에는 몇 가지 문제점이있는 것은 식당들의 견제, 아직 미흡한 법규 등이 있다.
미니애폴리스 | 대형 복합 쇼핑몰은 중소 상인들의 거대한 생태계
토론토 | 1달러 스토어의 성장은 계속된다
샌프란시스코 | 파머스 마켓에서 배우는 아날로그 장사
대그룹의 대형 쇼핑몰로 죽어가는 소형 상점들과 재래시장. 거기에는 외형만 들여오고 그에 필요한 제도는 고려하지 못한 성급함의 결과라 하겠다. 그래도 기린이 높은 곳의 잎을 뜯어 먹는다면 그보다 작은 초식동물도 그보다 낮은 위치의 풀들을 뜯어 먹을 수 있지 않을까.
소설리토 | 삶이 쉬어 가는 곳 소설리토에서 슬로 비즈니스를 생각하다
뉴욕 | 맞춤 양복점이 부활하는 이유는?
실리콘밸리 | 나누고자 했더니 돈이 나오더라
뉴욕 | 예측 불허 마케팅으로 골목 식당을 살려 보자
시카고 | 커피도 파는 은행? 금융 상담도 하는 커피숍?
SPC 의류 브랜드인 유니클로에 밀리는 한국 의류 산업에 대한 기사를 보았다. 대량생산 대량유통 기성복 산업 속에서 맞춤옷은 명맥이 사라진듯 하지만, 최근에는 선진국들 사이에서 서서히 다시 부상하고 있다. 나만의 개성을 찾고 싶은 경제력 있는 젊은층은 자신의 체형과 스타일에 맞는 옷을 찾고 있다. 맞춤옷이라고 해서 기존에 보았던 점포 하나인 양장점이 아니라 고객의 신체 치수를 받아 최신식 설비로 제단하고 생산하는 맞춤옷이다.
II. 일본을 가다
도쿄 | 일본 편의점에 있는 것과 없는 것
오사카 | ‘박리다매의 귀재’ 다이소가 간다
요코하마 | 옛것은 새것보다 더 새롭다
도쿄 | 부엌을 관찰하면 부가 보인다
요코하마 | 요코하마에서 쇼핑 스트리트의 정수를 보다
후지사와 | 작은 것이 아름답다
도쿄 | 땅속에서 잠자고 있는 기회를 깨워라
필자가 자주가는 강서 도서관 근처 다이소가 문을 닫았다. 이제 박리다매 다이소는 매력을 끌지 못하는구나 생각했다. 그러나 이 책은 여전히 다이소 같은 천원샵은 건재하다고 말한다. 금융위기로 시작한 불경기로 소비자들의 씀씀이가 줄었다. 중산층 이상의 부유층들도 다이소 같은 곳을 찾는다. 싸다고 해서 전혀 제품 질이 떨어지는 것도 아니다. 유통마진을 줄여 가격을 낮추고 박리다매의 이윤을 추구하니 남는 장사다. 미국에서는 부촌에도 저가샵이 들어와 부자들이나 유명 스타들도 찾기도 한다.
III. 유럽을 가다
런던 | 벼룩시장에서 전통 시장의 미래를 보다
인터라켄 | 유럽 동네 슈퍼마켓의 트렌드를 주목하는 이유
브뤼셀 | 불황의 고단함을 잊게 하는 몽환적인 위로 상품
로텐부르크 | 중세 도시에서 발견한 신사업 아이템
런던 | 내고 싶은 대로 값을 치르는 자율적 후불제
에센 | 골리앗을 능가하는 중소형 매장의 강자 ‘알디’
파리 | 전기 자동차 공용共用 시대가 왔다
미주나 유럽을 통해서 볼 수 있는 것은 재래시장의 가능성이다. 병 안에 큰 돌들이 가득 들어차 있어도 채우지 못하는 공간들이 남는다. 벼룩시장, 재래시장, 파머스 마켓은 코스트코나 월마트 같은 다국적 유통 기업들 속에서도 자신들만의 활로를 찾았다. 전통시장들이 대형 유통점들을 따라갈 수도 없고, 그럴 필요도 없다. 이 책에 소개된 외국재래시장들은 그들만의 제품과 스토리를 갖고 자신들의 영역을 넓히고 있었다. 이를 통해 소비자들의 발길이 이어지다 보니 대형 서점이 들어올만큼 성장하였다.
IV. 중국을 가다
상하이 | 중국 신흥 부자들을 주목하라
상하이 | 이런 게 현지화라고 가르쳐 주는 이케아
베이징 | 류리창 거리에서 생각하는 인사동 유감
홍콩 | 와인과 마이스 산업, 강소 도시의 강소 전략
마카오 | 오픈 카지노가 도시와 나라를 바꿔 놓다
베이징 | 바링허우 세대와 소황제가 주는 기회
중국이라는 커다란 시장만 보고 들어왔다가 황망히 돌아간 상인들이나 기업들이 많다.
다국적 가구 기업인 이케아가 다른 업체와의 경쟁 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은 철저히 현지화 전략을 추구했기 때문이다.
그들은 중국인들의 소구를 불러일으키고 만족시켜 주었다. 그 덕에 다른 가구업체들의 난립하는 중에서 건재하고 있다.
한국인들은 떼국놈이라 부를만큼 중국을 업신여기는 경향이 있다.
타국 상인들이나 기업들은 가장 좋은 제품을 갖고 들어오는데,한국은 국내보다 좋지 못하는 제푸믈 갖고 들어온다고 한다.
중국을 결코 얕봐서는 안된다. 최고의 제품과 서비스로 그들을 상대해야 한다고 저자는 조언한다.
또한 이제 중국인들은 그들의 전통주보다 와인에도 눈을 떴다. 그들의 와인 소비는 대단하다고 한다.
중국의 신흥부자와 소황제들에게 맞는 제품과 서비스로 다가간다면 중국은 여전히 매력적인 시장이다.
이 책을 보면서 여행은 이렇게 하는구나는 생각이 들었다. 젊을 때 하는 배낭여행 중장년들의 해외여행도 주로 외국 명소들을 찾는다.
청년들의 배낭 여행의 패턴이 달라지면 어떨까. 에펠탑이나 앙코르와트 사원을 찾기 보다는 세계 여러 나라의 시장을 찾아 떠나는 여행.
시장조사를 하는 여행은 돈을 들이지 않고도 관련 기업들의 후원을 받아 다녀올 수도 있지 않을까.
앨빈 토플러가 [부의 미래]에서 지적했듯이 상인들의 상술을 법과 제도가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한국에도 우버가 도입되어 있는데, 관련 법규가 마련되어 있지 못하다.
우버나 이동식 식당처럼 때로는 기존 상인들이나 운전기사들과의 대립이 발생하기도 한다.
그래도 세계 각지에서 새로운 시장을 찾는 상인들의 열정은 그런 제약을 넘어선다.
자영업자가 넘쳐나는 한국, 많은 식당과 상점들이 문을 닫는다.
텔레비전에서 보니 문닫은 식당들의 집기들을 헐값에 사다 파는 상인들도 있던데,포장도 채 뜯지 않은 식기들도 있었다.
망하는 데에도 흥하는 데에도 이유가 있다.
자신의 기술과 적성과 흥미와 맞지 않아 잘 되고 있고 잘 될 것 같은 서비스를 판다거나
사전에 시장조사나 도제 기간을 쌓지 않고 시작을 하거나 소비자들의 욕구에 등한시하는 상인들은 반드시 필패하지만
이 모두를 아우르고 채워주는 상인들은 성공한다는 게 이 책이 보여주는 진실이다.
또 한 가지 이 책을 통해 필자가 깨달은 것은 유통의 중요성이다. 물론 저자는 [유통을 알면 돈이 보인다]는 책도 썼지만,
필자가 읽은 저자의 책은 이 책 하나뿐이다. 그런데도 이 책 하나를 통해서 유통의 중요성을 알 수 있었다.
* 출판사 제공 도서를 읽고 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