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혼자 최고 잘난 늑대

저 혼자 최고 잘난 늑대 ㅣ 마음의 샘을 깊이는 철학 동화 2
오리안느 랄르망 지음, 허경회 옮김, 엘레오노르 튀이예 그림 / IBL / 2012년 2월

IBL에서 나온 신간
오리안느 랄르망의
저 혼자 최고 잘난 늑대 그림책을 소개합니다.

아이들 책으로 철학 동화가 있다니
매우 신선하게 다가와서 궁금했어요.
심오한 내용을 아이들이 이해할수 있을까? 하는 우려를 했었는데
이 동화가 유명한 베스트셀러라고 하네요.
철학 동화라서 아이들에게 너무 어렵지 않을까했던 걱정도 필요없을만큼 쉽게 풀어 나온 동화이기에 인기가 많은거였더라구요.
철학 동화는 어떤 형식인지 궁금했고
특이하게도 아이가 늑대나 여우 캐릭터를 좋아해서
늑대 여우 인형과 스탬프를 가지고 있는 우리 아이는 또 얼마나 좋아할지 정말 궁금해서 꼭 읽어보고 싶었던 책입니다.

책 커버 안쪽도
감각적인 패턴 일러스트가 되어있어요.
중간중간 보이는
금색의 1등 트로피가
책 내용을 그림하나로 요약해주고
센스가 넘치네요.

저 잘난 늑대는 스스로 잘났다며
거울을 보고 우쭐해합니다.
최고로 나쁜 늑대 선발 대회에
자기만큼 적격이 없다며 자신만만하게 출전합니다.

달리기 시합에서
친구에게 발을 걸어 넘어뜨리고
반칙을 일삼아 1등을 하네요.

계란 가져오기 시합에서는
친구가 애써 가져온 계란을 빼앗아 1등을 차지.

마지막 시합에서
친구들이 이런 구역질나는 시합은
그만하겠다며 떠나버리고
심판인 부엉이가 얼굴을 잔뜩 찌푸리며
네가 우승했지만 자격은 없다며
트로피를 두고 갑니다.

늑대는 길을 잃고
날이 깜깜해져서 겁이 납니다.

길을 헤매이다 깊은 구덩이에 빠진 늑대.
구덩이를 두 페이지에 걸쳐
크고 깊이 표현해놓아
더 실감나는 책읽기가 되었네요.

심판 부엉이가 구덩이에 빠진 늑대를 봤지만
구해주지 않고 가버립니다.

결국 늑대를 구한 건 친구들.
반칙을 일삼고 못되게 군 늑대이지만
친구들이 힘을 합쳐 도와주었어요.

늑대는 친구들에게 미안하다 사과를 하고
친구들은 이야기합니다.
너는 거만하고 속임수를 잘 쓰고 고약한 친구였어.
하지만 그래도 우린 모두 너를 좋아해.

친구들의 마지막 대사가 무척 감동적입니다.

프랑스 베스트셀러 그림 동화책이라는게
당연하게 느껴질만큼
내용이나 그림의 풍부한 색감
명도 대비 등등 훌륭한 그림책이네요.

왜 철학 동화를 읽어야할까요?
출판사 IBL에서는
요즘 만연하는 성형수술을 빗대어 설명하고 있어요.

성형으로 얼굴을 예쁘게 고칠 수는 있어도
마음을 크게 키울 수는 없습니다.
삶의 속을 채우고 마음을 키우는 것은 수사학이나 성형이 아닌 바로 철학입니다.

좋은 부모는 아이에게 좋은 책을 골라 줍니다.
더 좋은 부모는 더 좋은 책을 골라 줍니다. 라고요.

저 혼자 최고 잘난 늑대의 원서,
프랑스 도서 Le loup qui s'aimait beaucoup trop 는 인터넷 서점 프랑스 아마존(www.amazon.fr)에서 판매되는 유아어린이 도서 가운데 베스트셀러에 속한 매우 잘 팔리는 책입니다. 하지만 저 혼자 최고 잘난 늑대의 특별한 장점은 이런 상품성이 아니라 철학 동화로서의 뛰어난 작품성에 있습니다.
원서의 훌륭한 작품성과 예술성이 조금도 훼손되지 않고 재현된 책이라고 합니다.
한 문장도 건너뛰지 않을 만큼 원서의 내용에 충실하면서도 우리말다운 최선의 글을 찾아서
명품 어린이책을 만들었다고 자부하는
출판사의 이야기만 들어보아도
소장가치가 충분한 책 같습니다.

아이들 스스로 생각하게하고
스스로 깨닫게하는 책,
철학 동화로 아이의 내면을 아름답게 키워줄 필요가 있음을 새삼 느끼게한 멋진 그림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