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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킨
E. M. 리피 지음, 송예슬 옮김 / 달로와 / 2022년 3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엘리자베스 길버트의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를 재밌게 읽었던 분들이라면
아일랜드의 촉망 받는 작가 E.M.리피의 <스킨>을 반길 것 같다
이 책 역시 식욕과 여행, 그리고 사랑?을 소재로 다루고 있지만, 두 책 사이에 10여 년 정도의 간극이 있는 만큼 그것을 풀어내는 방식도 차이가 있다
여주인공 나탈리는 외모 콤플렉스가 있었고(결코 0 사이즈도, 줄리아 로버츠도 아니다), 과식과 폭식의 원인이 늘 마음의 공허에서 비롯되듯, 우울할 때마다 단 음식을 먹는다
자신이 가장 하고 싶은 일은 스핀 운동 강사지만, 너무 건장한 체격으로 인해 어디서든 환영 받지 못한다
그럼 포기해야 하나?
맘에 드는 남자가 극심한 다이어트 후유증으로 늘어난 고무 튜브 같은 피부(스킨)을 갖고 있다면 그와의 잠자리를 포기할 것인가?
오히려 그의 상처이자 훈장인 피부를 어루만져줄 때, 절정의 희열을 느낄 수도 있다
너와 나의 훼손된 그 무엇
혹은 채워지지 않는 그 무엇
허물 없는 사랑이 어디 있으랴
장애물 없는 도전이 무의미한 것처럼
그럼에도 종내는 그 사랑을 잡지 않고 스핀 강사 자리를 잡았다는 것이, 쾌락을 넘어선 희열을 더 느끼게 하는
그렇게, 우리에게 보이는 피부 너머의 허물을 보여주는 책 <스킨>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