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시간의 연대기 - 팬데믹을 철학적으로 사유해야 하는 이유 팬데믹 시리즈 2
슬라보예 지젝 지음, 강우성 옮김 / 북하우스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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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시간의 연대기
슬라보예 지젝
Chrinicles of a time lost
Slavoj Zize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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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이맘때 출간된 슬라보예 지젝의 <팬데믹 패닉>읽었던 적이 있었는데, <Pandemic! 2: Chronicles of a time lost>라는 책이 <잃어버린 시간의 연대기>라는 이름으로 출간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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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의 <팬데믹 패닉>에선 인간의 존엄, 약자들을 죽음으로 내모는 야만성발현의 가능성, 그리고 재난공산주의에 대해 이야기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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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적으로는 규정할 수 없고, 상대적인 예제로 추론 가능한 추상적인 가치들을 재난공산주의라는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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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어려운 가치들을 통합하려다 보니 좀 상충된 부분과 억지의 느낌도 있었는데, 이번 책에선 정리가 된 느낌이다.
하지만 여전히 재난공산주의의 본질을 이해하기 쉽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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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의 문제를 크게 코로나바이러스, 생태적위기, 인종 차별주의 등 크게 세가지로 나누었으며, 1차 산업과 배달업같은 코로나에 직접적이고 지속적으로 접촉할 가능성이 많은 계층들의 언급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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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종 차별에 대한 시각도 강성이다.
"흑인의 생명은 소중하다"시위도 물론, 더 나아가 '아프리카계 미국인'이라 발언한 사람의 엄벌까지 강한 어조로 토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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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콤엑스가 강연후 어느 여학생이 자신은 도울게 없냐는 질문에 '없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자신이 흑인을 해방시킬 것처럼 행동해선 안되며, 흑인을 단순한 상황의 희생양이 아니라 자율적 행위자로 대해야 한다고 말한다.
"흑인의 생명은 소중하다"에 참석한 중상류층의 백인들에게 죄의식을 싦어지려는 허영이라고 말한다.
아슬아슬한 문장이 계속 나오지만 특유의 글솜씨로 잘 해결하며 나가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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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인종차별문제가 민족주의로 나아가는 것도 강력히 차단하려는 노력이 보인다.
예전 문학의 'rewrite'운동도 경계한다.
카톨릭의 금서목록과 동일한 덫에 빠질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인종차별과 반페미니즘의 자취가 발견되는 모든 책을 파기한다면 뭐가 남겠는가?
데카르트, 칸트, 샤르트르 다 없어진다고 말한다.
역시 아슬아슬하다.
제퍼슨도 노예를 소유했지만 훗날 흑인해방의 토대를 놓았으며, 간디도 남아공에서 반식민주의 운동을 하면서 흑인의 처지는 고려하지 않았다고 말한다.
그것도 아슬아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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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라루시의 독재자가 근래 없어졌고, 시위를 비롯한 모든 사안들을 지지하지만, 차기집권자가 민족주의이고 보수주의일 것이라는 확신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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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은 가치있는 행동들을 지지하지만 그 결과가 민족주의의 환원이 되는 걸 경계해야 한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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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캉 전문가라 <5장 사회적거리두기 시대의 섹스>는 생기와 유머 넘치는 문장으로 도배했다.
청소년의 약물, 섹스에 대한 드라마는 가짜라고 한다.
시대착오적이며, 정반대의 초상화를 그리고 있다고 한다.
한때 젊은이들이 얼마나 타락했는지 향수에 빠져 기억하려는 중년의 태도라고 말한다.
이런 사적인 것까지 지젝은 어떻게 알았을까? 지젝에게 말하지 않고 전인류가 더 많이 섹스를 하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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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은
자캉의 목소리로 헤겔을 이야기를 하는 철학자답게 타자에 대한 이야기다.
우리가 아주 진지하게 해석해야 하는 용어인 '일상성'. 일상성은 라캉이 '대타자'라고 불렀던 것이다. 상징질서로서.
우리는 '부자연스러운'행동을 받아들이고 새로운 일상성을 만들어 내는 결정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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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일상성이 바로 재난공산주의인 것 같다. 총동원같은 아슬아슬한 표현이 나오는 <재난공산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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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타자의 대타자는 없다>
신, 운명같은 위대한 실체는 없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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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우리는 사회적 삶 전체의 새로운 형태를 발명해야 한다>로 마무리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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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 패닉>보다 가독성이 많이 좋아졌다. 쉬울 정도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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