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래 인간은 개미떼처럼 뒤엉켜 살도록 만들어지지 않았다. 드문드문 흩어져서 경작하며 살도록 되어있었다. 인간은 한곳에 모이면 모일수록 더 타락해진다. 정신의 타락과 육체의 병약함은 우글거리면서 사는 군집에서 발생할 수밖에 없는 불가피한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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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두를 통한 망각이야말로 마음의 자유에 이르는 좋은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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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좋아하는 일은 별 것 아닌 일에 몰두하는 것, 수없이 많은 일을 시작하고도 아무 일도 끝내지 못하는 것, 마음 내키는 대로 오가는 것, 끊임없이 계획을 바꾸는 것, 날아다니는 파리 한 마리의 모든 행적을 쫓아다니는 것, 그 아 래에 무엇이 있는지 보려고 바위를 들어내는 것, 10년 걸릴 일을 열심히 시도하다가 10분 후에 그 일을 미련없이 포기하는 것, 되는대로 그러니까 온종일 빈둥거리는 것, 매사에 오직 순간적이고 일시적인 기분만을 따르는 것 등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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