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정 - 흔들리지 않고 고요히 나를 지키다
정민 지음 / 김영사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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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학기는 유난히도 금언이 가진 힘에 대해 많이 들었다. 눈에 잘 띄는 곳에 금언 하나 붙여놓고 되풀이해서 읽으면, 금언이 말하는 삶의 태도가 자연스레 체화되고 각인된다는 지루하고도 뻔한 말.

 

콧방귀가 나오는 말이지만, 필자의 8년 차 소울메이트인 필통엔 버젓이 'carpe diem'이 각인되어 있다!

 

습정4글자로 이뤄진 100편의 지혜가 담긴 책이다. 우선 제목인 습정(習靜)'고요함을 익힌다'라는 뜻이다. 흔들리는 세상 속에서 고요히 나를 지키고, 점차 고요해진 나와 마주하는 시간을 건네준다. 종종 내가 일상의 주체가 아니라, 일상이 나를 휘두른다고 느껴질 때가 있다. 필자는 그럴 때마다 '아무도 없는 곳에서 연락도 안 하고 편하게 쉬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하나, 막상 돌아보면 조용한 곳에 있어도 내 머리가 복잡하면 도심 속과 같고, 도심 속에 있어도 머리가 상쾌하다면 숲속에 있는 것과 같다. 그런 면에서습정은 머릿속 교통체증을 시원하게 뚫어줄 금언을 두둑하게 쥐니고 있다. 또한, 각자의 고민에 맞는 글귀를 골라 읽을 수 있음이 습정과 같은 금언집의 가장 큰 장점이다.

누구나 알고 있는 삶의 태도를 강조하는 것이 아니다. 그저 입맛대로 골라 읽으면 된다. 하나 읽고, 아니다 싶으면 다른 금언을 읽자! 필자 역시, 습정을 읽으며 따끔하게 나를 찔러주는 글귀를 다수 발견했다! 금언은 대부분 당연한 생활양식과 태도에 대해 말한다. 막상 읽어보면 다 아는 것들이고 지루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럼에도 금언을 곁에 두고 되풀이하여 읽어야 할 이유는 분명하다. 알면서도 행동으로 옮기지 않는 경우가 잦기 때문이다. 아는 것에 그치지 않고, 실천하게끔 주기적으로 충격을 줘야 한다. 그리고 그 역할을 금언이 해낸다. 유교는 배울 점이 많지만, 현대에 와선 도태되는 점도 많다. 그렇다고 완전히 배제해버릴 수는 없다. 시대가 달라져도 빼먹을 건 분명 있기 때문이다!

 

현대인은 바쁘고, 바쁘고, 너무나도 바쁘다. 스스로를 둘러볼 여유가 없다. 어쩌면 방법을 모른다는 말이 맞겠다. 앞서 말했듯이, 습정은 고요함을 익힘을 뜻한다. 출퇴근길에서, 자기 전 침대 위에서, 손에 들린 스마트폰이 지겨워질 때쯤, 조상의 지혜를 한편씩 꺼내 읽는다면, 습정을 읽는 와중엔 잠시나마 쉴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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