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나는 교과서에 나온 문학작품들을 수험생으로서가 아닌 독자로서 꼭 읽겠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숙향전은 사실 발표수업 때문에 빌렸다가 옛날의 그 생각이 떠올라 첫장을 펴고 정독하기 시작했다. 언어영역 지문으로 만나는 숙향전과 책에서 만나는 숙향전은 사뭇 다른 느낌이었고 나는 고전을 읽으면서도 울고 웃을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비록 숙향이 역경을 헤쳐나갈 수 있었던 것은 다분히 전기적 요소에 의한 것이었다고 해도 그 긍정적인 마인드와 그동안 입은 은혜를 갚고자 했던 그녀의 태도는 아주 멋졌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