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carlet Letter The Classic House 9
Nathaniel Hawthorne 지음 / THETEXT A YBM COMPANY / 200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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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Adultery'

 

헤스터 프라인의 가슴에 새겨진 주홍글씨는 간통(Adultery)의 약자 'A' 였다. 간통에 대한 죄악시는 비단 청교도 윤리가 지배하던 19세기 미국에서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얼마 전 탤런트 옥소리도 간통죄로 기소당하여 징역 8개월에 집유 2년의 형을 선고받지 않았던가. 옥소리는 간통죄를 규정한 형법 제 241조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청구했으나 헌재는 결국 이에 대하여 합헌 판결을 내렸다.

 

헤스터 프라인과 딤스데일 목사는 순순한 영혼을 지닌 지극히 아름다운 사람들이었고 7년의 시간 -- 프라인에게는 모멸감과 굴욕의 시간이었고 딤스데일에게는 양심의 짐이 점차 자신을 파멸시켜온 시간 -- 도 그들의 사랑을 갈라놓지는 못했다. 그들의 육체적 사랑은 단 한번이었지만 악마도, 죽음도 그들의 정신적 사랑을 파괴하지는 못했다. 어느 누구도 그들의 사랑을 두고 추잡한 성적 욕망을 제어하지 못하고 저지른 죄악이라고 말하지는 못할 것이다.

 

실정법이라는 이름으로, 여론이라는 마녀사냥으로 재단할 수 없는 개인의 감정은 시대를 초월하여 누구에게나 존재할 수 있다. 유명 연예인의 사랑이라고 해서 프라인의 그것과 다르겠는가.

 

간통죄가 가부장적 가족제도의 산물이며 여성에 대한 억압의 기제라는 진보적 명제를 믿기 때문에 간통죄에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개인의 감정, 특히 사랑이라는 은밀하고 미묘한 감정에 대해 제도의 잣대를 들이댈 수 없다는 판단만 일단 내리고자 한다.

 

그렇다면 프라인의 전 남편 칠링워스의 존재는? 프라인과 딤스데일의 사랑은 그를 악마로 만들었고 그 역시 한 명의 희생자였다. 내 아내가 다른 남자와 아름다운 사랑을 나누고 내 자신이 파멸된다면? 간통에 대한 판단은 역시 쉽게 내릴 수 없을 것 같다.

 

아, 한가지 더. 데미무어가 주연한 영화 주홍글씨도 꼭 봐야겠다. 섬세한 감정묘사와 아름다운 뉴잉글랜드의 풍경이 군대에서 메마른 내 마음을 적셔줄지도 모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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