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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탁 - 세계화 비판론자들은 무엇을 원하는가? ㅣ 세미나리움 총서 15
하랄트 슈만.크리스티아네 그레페.마티아스 그레프라트 지음, 김무열 옮김 / 영림카디널 / 2004년 10월
평점 :
절판
'세계화의 덫'으로 이미 국내에도 '세계화'의 폐해를 소개한 바 있는 독일의 저널리스트 하랄트 슈만이 다시 한번 출간했다. 이번에는 그 세계화에 맞서 새로운 운동을 전개하는 'ATTAC'을 주제로 말이다.
아탁은 '시민지원을 위한 금융거래 과세연합'의 프랑스어 줄임말이다.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편집장으로 있던 베르나르 카상이 금융투기자본의 실태를 고발하고 외채와 세계화의 문제에 맞서자고 호소한 것이 계기가 되어 프랑스에서부터 만들어진 단체이다. 아탁의 메인 테마는 '토빈세'라고 흔히 잘 알려져 있는데, 즉 모든 국제적 금융거래에 1%의 세금을 매겨서 그 돈을 제3세계나 시민을 위해 쓰자는 아이디어이다. 물론 이 테마는 지금도 계속되지만 이제는 아탁의 활동이 훨씬 더 많은 영역으로 확장되어 있다. 프랑스에만 8만명의 회원을 가지면서, 기존 사회당이나 공산당에 신물을 느낀 이들에게 운동의 매력을 제공하고 있는 아탁은 스스로를 '대중적 교육기관'이자 '경제적 문맹퇴치 운동'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그만큼 현대 자본주의 세계경제와 금융세계화된 체제가 어떻게 움직이는지, 왜 IMF, WTO, IBRD(세계은행)에 반대하고 이를 변혁해야 하는지 그 실상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사실 그러한 국제기구의 메카니즘이 어떻고 WTO가 추구하는 무수한 자유화, 개방화, 자유무역협정 등이 어떻게 추진되며 어떤 영향을 초래하는지 충분히 공부하지 않으면 알기 힘들다. 그들은 민주주의와는 상관없이 상층에서 결정을 해버리고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그것은 어느새 우리 삶과 권리를 쥐락펴락하고 있다.
아탁은 이러한 모든 것에 반대하고 이를 바꾸자고 운동한다. 세계 수십개국에 아탁이 있다. 그러나 단일한 중심이나 대표자, 국제적인 체계가 있는 것이 아니다. 의지를 가진 사람들이 먼저 움직이고 서로 '네트워크'로 연대한다. 이는 그만큼 스펙트럼이 넓고 많은 이들을 참여시킬수 있는 장점이지만, 어떠한 정치적 입장을 정하기 힘들다는 단점도 있다. 혹자는 아탁이 변혁을 부정한 '개량주의'라고 레테르를 붙이기도 한다. 그렇게 볼수도 있겠지만 아탁은 무엇보다 세계화의 문제점이 무엇인지 충분히 문제제기 했고 그리로 수많은 사람들을 이끌어냈다. 씨애틀 WTO각료회의 반대투쟁이나, 국제회의가 열리는 곳에서 벌어지는 대규모 국제시위 등은 이제 정형화된 형태로 자리잡기까지 했다. 또한 2001년에 브라질 포르투 알레그레에서 시작된 '세계사회포럼'을 만들어내는 데에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
물론 모든 운동이 그러하듯이 초기의 매력을 지속시키면서 문제제기 단계에서 더 깊은 비전제시로 나아가야 하는 단계에 아탁은 와 있는 것 같다. 이는 비단 아탁만의 문제가 아니라 '대안세계화'운동을 하는 모든 이들이 당면한 도전이다. 10만명이 넘게 모이는 세계사회포럼의 미래도 관련되어 있다. 과연 우리는 어떤 '또다른 세계'를 어떻게 만들어야 할까? 'Another World is Possible'가 구호에 머무르지 않기 위해서 창조적인 상상력을 불러일으키는데 이 책은 도움이 될 수 있지 않을까. antiwto.jinbo.net (WTO반대국민행동)등을 방문해도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