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이 조선왕조 500년을 일구었다 - 가람역사 43 조선사회사 총서 9
김경수 지음 / 가람기획 / 2000년 11월
평점 :
품절


'언론'이란 단어에 끌려 이책을 읽기 시작했다. 저자는 머릿말에서 조선의 언론 활동을 살펴봄으로써 현재에 귀감이 되었으면 한다는 취지를 밝혔다. 요즘 신문 읽기에 재미들린 나는 그 책을 얼른 집어 들었다. 그러나 책을 읽어갈수록 책의 내용은 그런 취지와는 멀다는 느낌이 들었다. 조보, 사간원, 사헌부를 다룬 부분이 그에 부합한다고 할 것이나 '언론이...' 제목을 붙인 것은 마케팅 전략이었던 것 같아서 좀 그랬다.

제목 위에 '조선시대의 언론출판 이야기'라고 쓰인 걸 나중에야 봤다. 그 제목이라면 무리가 없을 듯하다. 전반부는 주로 사간원, 사헌부 등의 언론기관을 다루었고 중반부는 실록 편찬에 대해, 그리고 말미에 가서 출판을 다루었다. 새로 알게 된 것들이 많다. '조보'라는 것도 처음 들어 봤고, 실록의 복잡한 편찬 과정도 이 책을 읽고 알았다.

개인적으로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은 '예문관의 전임사관 김윤중의 하루'다. 초시를 거쳐 대과에 급제하고 예문관의 사관직에 임명되어 조회에 참석하여 회의의 내용을 받아 적고(입시사초) 집에 돌아와 조회와 경연에서 있었던 일을 떠올리며 글로 옮기는 것(가장초시)이 사관으로서의 그의 하루였다. 가장사초는 나중에 실록의 자료가 되는 만큼 중요한 것이었으며 절대 누설해서는 안 되었다고 한다.

저자가 강조하는 것은 사관의 직필이다. 사관의 기록이 무오사화와 같은 필화로 나타날 수 있었기에 직필은 목숨을 거는 것과 다름 없었다. 그럼에도 뜻을 굽히지 않은 당시의 선비들의 모습을 우리 시대에도 찾을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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