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seobby > 상식적인 투자가 성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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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렌 버펫의 완벽투자기법 - 완전 개정판
로버트 해그스트롬 지음, 구본성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05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아직도 코스닥에서는 온갖 편법들로 투기판이 난무하고 아무리 미래가능성이 있다고 자본잠식이 된 LG카드가 개인들이 몰려드는 돈으로 상한가를 치는 등 우리의 주식시장의 우리나라 투자자들은 주식시장을 투기판으로 보고 있을 때, 2003년 3월부터 우리의 우량주식을 독식하던 외국인 투자자들은 주식 시장을 좌우하는 큰 손이 되었다. 물론 외국계 투자자들 중에도 투기적 자본들이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지만, 상당수의 장기투자자본들은 우리에게는 아직 낯선 가치투자라는 무기로 한국시장을 공략하는 이들도 많다. 그리고 우리는 그렇한 가치투자의 성공사례 중 하나로 워렌 버펫이라는 인물을 만난다.
이 책은 워렌 버펫에 관한 글을 계속 써오던 로버트 해그스트롬의 책들 중 가장 오래전에 씌여진 책이다. 사실 앙그레 코스톨라니나 피터 린치는 자기 자신이 직접 너무나 멋진 문체로 글을 썼기에 그들의 투자기법을 배우려면 직접 쓴 책을 보면 되지만 워렌 버펫은 그렇지 않기 때문에 다양한 이들이 쓴 책들이 난무한 편이다. 그러한 책들 중에서 이 책은 내가 워렌 버펫에 대해서 접하는 첫번째 책인데 지은이가 스스로 사업을 한 사람이어서 그런지 버펫의 투자를 알기쉽게 설명하면서도 지나친 우상화에 빠지지 않은 점이 무척 좋았다. 개인적으로는 가장 좋아하는 피터 린치의 글을 서문에서 접하게 된 점이 하나의 큰 기쁨이었다.
이 책에서 제시된 워렌 버펫의 투자방식에서의 장점은 두가지 측면에서 접근할 수 있다. 첫째는 아직 가치투자에 익숙하지 않는 이들에게는 가치투자의 개념을 쉽게 제시했다는 점이다. 그에게 주식투자는 주가의 변동에 일희일비하는 게임이 아니라 좋은 기업과 동반자가 되는 방식이다. 따라서 그는 일반인들은 생각하기조차 힘든 영구보유주식이라는 개념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다. 평생을 같이 할 기업을 만나는 작업을 위해 그는 자신이 이해할 수 있고 경영자에 대한 절대적 신뢰를 가질 수 있는 기업들을 찾는다. 그렇기에 그가 하는 주식투자의 시작은 기업의 주가를 연구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을 연구한다. 그런 과정을 거쳤기에 단기적 주가의 변동에 연연하지 않고 군중심리의 광기에 휘둘려 터무니 없이 비싼 가격에 주식을 사지 않고 터무니 없이 싼 가격에 주식을 살 수 있는 것이다. 이 점은 정말로 중요한 부분이다.
두번째는 실전 투자에 적용할 수 있는 투자기법을 제시했다는 점이다. 그는 투자의사 결정시 4가지 분야(기업요소, 경영 요소, 재무 요소, 시장 요소)에서 12가지 요소를 살펴본다.
1. 회사의 활동은 단순하고 이해하기 쉬운가?(자신이 이해할 수 있는 기업에만 투자한다.)
2.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는가?(높은 수익은 내는 기업들은 급격한 변화로 이루어지기 힘들다. / 이 점은 개인적으로 다소 동의하지 힘든 점이 있다.)
3. 향후 전망은 밝은가? 즉 꼭 필요한 제품을 생산하고 다른 대안이 없으면서도 정부의 규제가 없는가?(부언에서 볼 수 있듯이 그가 말하는 전망은 우리 흔히 말하는 유망업종이나 신사업과는 다르다.)
4. 경영자는 합리적인가?(경영자는 회사의 자금을 효율적으로 배분하고 투자할지를 합리적으로 결정할 수 있느가? / 재투자시 평균 이상의 수익을 내면 내부유보해 재투자를 하고 평균 이하의 수익을 내면 주주즐에게 이익을 배당한다. 한보 그룹처럼 자기자본수익률도 못 올리면서 투자를 하는 비합리적인 기업은 꽝이다.)
5. 경영자는 솔직한가? 즉 자신의 업적뿐만 아니라 실수도 공개적으로 겸허하게 인정할 수 있는가?(윤리경영은 배부른 기업은 PR수단이 아니라 생존의 필수 요소이다.)
6. 경영자는 업체의 관행에 도전할 용기를 가지고 있는가?(다른 회사를 모방하는 것으로 자신은 열심히 일하고 있다고 믿고 실패해도 도망갈 구멍을 만드는 경영자인가? / 이 점은 피터 린치가 일반적 애널리스트들의 문제점으로 제시한 점과 동일하다.)
7. 기업의 주당이익보다는 자기자본 수익률을 중시여겨라. 기업의 주당이익은 자기자본비율의 증감에 의해 그 의미가 왜곡될 수 있다. 이 때 유가증권을 시가로 평가하고, 자기자본 수익률을 높히기 위해 부채비율을 높이거나 특별손익의 영향을 고려하지는 않는다.
8. 기업의 순이익이 아닌 주주 이익을 고려하는가? 여기서 주주이익은 순이익에 감가상각비를 더하고 자본지출을 뺀 금액이로 감가상각비와 자본지출액의 차이가 크지 않다면 순이익으로 봐도 무난하다.
9. 매출액 수익률이 높은가? 매출액 수익률을 강조한다는 것은 동일 매출액에 대한 비용을 줄인다는 뜻이므로 비용절감에 앞장서는 기업을 선호한다는 뜻이다.
10. 사내 유보금의 수익성은 높은가? 자금의 효율적 사용을 강조한다.
11. 내재가치는 얼마인가? 기업의 내재가치는 기업의 예상되는 주주이익(를 무위험수익률로 현가계산하되 상황에 따라 성장률을 할인율에 반영한다.
12. 주식을 내재가치 이하로 매입할 수 있는가? 아무리 좋은 기업도 비싸게 사면 꽝이다. 주식투자의 대부분은 매입시에 결정된다.
이상의 법칙들은 하나하나 살펴보면 지극히 상식적이고 단순한 내용이다. 하지만 이러한 단순한 원칙을 끝까지 지키는 것은 아무나 하기 힘든 일이며, 그러한 원칙의 준수가 세계적 부자를 만든 것이다.
사실 워렌 버펫의 스타일은 나의 투자방식과 바로 일치하지는 않는다. 그의 스타일은 오랜 역사를 가진 업종대표 전통기업 몇몇에만 투자하는 내가 보기에는 다소 보수적인 방식이다. 이는 내가 좋아하는 피터 린치가 생활속의 아이디어 속에서 찾는 다수의 유망한 소기업들에 선행 투자하고 적절한 순간에 이익을 실현하는 방식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하지만 둘 다 기업자체의 연구에 집중하며 시장의 분위기에 휘둘리지 않고 과감한 투자를 한다는 점에서는 동일하다. 그리고 그러한 방식에는 첨단 투자기업이나 현란한 투자기법이 끼어들 여지는 없다. 과욕과 조급함이 아닌 상식적인 투자만이 성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