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만으로는 전혀 예상할 수 없는 소설이다.
레몬...새콤달콤한 연예소설로 생각했는데 생각의 틀을 부셔버린 소설~~ 한 소녀로 인해 그 소녀와 주변인의 삶들이 너무 안타까웠다. 하지만 디테일한 내용을 기대했는데 그 부분이 미흡한것 같아 아쉬웠다.

나는 도저히 그 시선의 정체를 조롱이라고 확신했다. 
나금 지나서는 그것이 나에 대한 조롱이라고 하시놓고 통째로 꾹 밟아 눌렀는 벌떡 일어나 휴지를 바닥에 놓고 통째로 꾸 바다. 
휴지는 납작해졌고 휴지의 외눈은 감겼다. 휴지가 주었다. 
내가 죽인 것이다. 
휴지는 언니이기도 하고 나이기도 했다. 휴지처럼 우리 자매도 죽었다. 나는 더이상 다언이 아니다. 채언, 또는 타언, 그런 비슷한 것일 수 있겠지만 내 마음도 내 얼굴도 이제 다언은 아니다. 나는 바닥에주저앉아 시신처럼 납작해진 휴지를 손에 들고 울었다.
우는 게 누구인지 모르면서 울었다. 앞으로 내가 누구로살게 될지 모르면서 울었다. 휴지를 뜯어 눈물을 닦았다.
누군가 봄을 잃은 줄도 모르고 잃었듯이, 나는 내 삶을 잃은 줄도 모르고 잃었다.


지금은 하지 말자.
드디어 오랫동안 열리지 않던 문이 열리고 노란 빛이폭포수처럼 쏟아져 들어오는 듯했다. 노란 천사의 복수가시작되었다. 레몬,이라고 나는 의미 없이 중얼거렸다. 복수의 주문처럼 레몬, 레몬, 레몬이라고.

어떤 삶은 이유 없이 가혹한데, 그 속에서 우리는 가련한 벌레처럼 가혹한 줄도 모르고 살아간다. 어쩌면 그럴수도 있다고 생각했지만, 식당 주방에서 일한다는 그들남매의 엄마는 난쟁이였다. 선우를 좀더 가혹하게 눌러놓은 것처럼 작았다. 그 엄마를 보자 이상하게도 내가 앞으로 어디를 찾아가야 할지, 무엇을 해야 할지가 분명해졌다. 내가 살아갈 방향도 정해졌다. 일단 엄마에게서 독립할 것이다. 엄마는 어떤 일에도 연루되어선 안된다. 하지만 나는 언젠가 다시 엄마에게 돌아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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