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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사상들
윌 듀런트 지음, 김승욱 옮김 / 민음사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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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운동 시작 전에 사는 운동복이다.
요리를 좀 해볼까 하고 사는 레시피북이자 조리도구이다.
또한 그림 그리기 전에 사는 물감, 여행가기 전에 사는 선글라스.

무슨 말이냐 하면 ‘나 이제 철학자 될거야, 다 죽었어. 나 공부한다 이제’ 하고 마음 먹었다면 한 권 마련해야 할 책 같은 느낌이라는 뜻이다. 아직 요리를 시작하지는 않았지만 레시피 북에 실린 예쁜 음식 사진만 봐도 기분이 좋고 셰프가 된 느낌, 새로 산 운동복 입기만 해도 이미 꾸준히 운동 한 것 같고, 집안에서 선글라스 쓰고 거울보면 이미 여행 떠난 듯한 들뜬 기분.

저자 윌 듀런트가 인류 역사상 최고의 학자, 시인들을 엄선하고 그들에게 보내는 찬사는 그 자체가 읽기만해도 마음 설레는 러브레터 같다. 나는 이미 그가 언급한 위인들과 친구가 된 것만 같았다. 교육책 100권을 추천해 줄 때는 그가 이미 고인이라는 사실을 믿을 수 없을 만큼 그의 열정, 에너지, 위대한 책들에 대한 애정이 생생하게 전해졌다.

이번에는 결코 운동복을 모셔만 두지 않으리라. 레시피북을 구경만 하지 않으리라. 나는 꼭 윌 듀런트가 권한 책들을 읽을 것이다. 그래서 이 작품같은 추천사가 죽은 역사가 아닌 내 안에서 살아숨쉬는 지성으로 다시 태어나도록 할 것이다. 이번만큼은 꼭 좋아요만 누르지 않고 퍼가기까지 누를 것이다!!

이 책에선 저자를 20세기를 대표하는 미국의 문명사학자이자 철학자라고 소개하고 있으나 그것만으론 부족하다. 그는 위대한 세일즈맨이다. 이 책도 사게 만들고 이 책에서 추천하는 책도 사게 만드는 사람이니까.

생각해보면 독서라는 것은 참 말도 안되는 혜택이다.
인류 역사상 한번 나올까 말까한 천재.
그 천재가 한 평생을 바쳐 연구한 결과.
그렇게 쓰여진 책들을 평범하다 못해 게으르고 무지한 나라는 개인이
도서관에 가면 아무런 댓가 없이 볼 수 있다는게.

윌 듀런트가 추천해준 책도 읽고 싶고 그가 쓴 다른 책도 읽고 싶은데.
혜택을 누리느라 바쁘다 바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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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실격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03
다자이 오사무 지음, 김춘미 옮김 / 민음사 / 200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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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으로 들은 이야기, 인간실격
부제: 이야기를 만나는 새로운 방식, 오디오북

에곤쉴레의 자극적인 그림이 표지를 장식하는 민음사의 ‘인간실격’을 우연히 볼때마다 참 그림만큼이나 제목도 자극적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읽지 않아도 알 수 있는 우울함때문에 차마 읽지 않은 채로 시간이 꽤 지났다. 1년에 한번씩 서울국제도서전 같은 곳에서 가끔 만났던 것 같다.
한편 종이책에 대한 애정으로 왠지 선입견을 가지게 되는 ‘오디오북’이 등장. 그래도 호기심은 있어서 네이버 북클립 어플은 받아두었었는데 오디오북을 지원하는 책 중에 마침 인간실격이 있었다. ‘오디오북도 경험삼아 이용해볼겸 인간실격도 이참에 읽어보자’하는 겸사겸사의 마음으로 오디오북을 구입했고, 처음으로 소설 인간실격을 들어보았다.


1. 듣기 환경의 유용함: 책을 읽을 때에는 최소한 두 부분의 신체 기관이 필요하다. 손과 눈. 둘은 능동적으로 내가 움직여야 이야기를 계속해서 받아들일 수 있다. 그런데 오디오북은 최소 한 부분의 신체 기관이 필요하다. 귀. 게다가 귀의 작동 방법은 스스로 아무 행동(?)을 취하지 않아도 이어폰을 떠먹여주면 이야기도 자연스럽게 소화되는 편리한 방식이다. 일단 손과 눈이 자유로워지자, 나는 버스나 지하철 외에도 컴퓨터를 하면서, 걸어다니면서, 피로한 눈을 감은 채로도 책을 읽을 수 있었다.

2. 낭독자라는 변수의 등장: 이야기에 누군가의 목소리가 개입된다는 것은 어느정도 주인공에 캐릭터성을 부여한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목소리에서 오는 이미지가 반영될 수 밖에 없고 독자는 백지에서부터 상상하는 것이 아니라 낭독자가 만들어내는 분위기 위에서부터 상상을 시작한다. 낭독자의 억양, 속도, 주인공 뿐 아니라 다른 인물의 대사를 읽을 때 목소리를 변화시키는 연기력 등 낭독자는 생각보다 많은 부분에서 이야기에 영향을 미친다. 나는 자유롭게 상상하는 편을 선호하지만 여기에는 긍정적인 면도 있다. 만약 낭독자가 책과 잘 어울리는 사람이라면 이야기가 마치 연극처럼 더 생생하게 다가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3. 제한점: 기존에 독서 방식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밑줄 긋기, 쪽수 기록하기, 종이 모서리 접어두기 등이 제한되면서 나만의 기록방식을 어떻게 실행해야할지 난감했다. 특히 ‘방금 그 부분 참 좋았다!’ 라고 반짝 감동을 느껴도 내 감동과는 무관하게 이야기는 쭉 흘러간다. 일시정지를 바로 누르면 되겠지만 다시 한번 들으려면 아주 정교하게 초단위로 움직여서 내용을 되감아야한다. 종이책으로 읽을 때에는 그저 다시 한번 읽어보면 바로 그 감동을 알맞게 음미할 수 있는데 말이다. 그런 점이 아쉬웠다.


귀로 접수한 인간실격은 예상대로 참 울적했다. 기분탓인지 모르겠지만 읽지 않고 들었기 때문에 더 우울했던 것 같다. 이야기 속 주인공의 상황은 점점 나빠졌는데 그 이야기를 계속 듣고 있는 것이다. 마치 신세한탄 하는 친구와의 술자리처럼.

책 설명에서는 너무나 순수해서 위선적인 사람들에 의해 타락하고마는 주인공의 이야기라고 했다. 주인공이 순수한건가? 읽을 때에는 잘 느끼지 못했는데 다 읽고 나서야 깨달았다. 이 책이 1인칭시점, 주인공의 입장에서 모든 상황을 서술하기 때문에 순수하고 착한 주인공이 ‘나는 순수하다’ 라고 말할 일은 당연히 없고, 그래서 직접적으로 드러나지는 않지만 숨겨져있다는 사실 자체가 그 사람의 순수함을 나타내준다는 것을.

5번만의 시도 끝에 자살로 생을 마감한 작가의 삶을 알고나면 아이러니하게도 요조라는 캐릭터는 더욱 생명력을 얻는 듯 하다. 물론 이는 개인적인 감상이지만 일단 이렇게 해석하고 나니 나는 더욱 울적해지고 말았다. 인간 실격. 주인공 요조는 자신이 인간 실격이라고 표현했는데 작가는 위선적인 주변 인물들을 겨냥해서 제목을 지은것이길 바래본다. 안그러면 더 슬퍼질 것 같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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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의 탄생
페니 스파크 지음, 이희명 옮김, 김상규 감수 / 안그라픽스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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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디자인 역사의 커다란 흐름을 알기위해선 수많은 오류 사이에서 찾아 헤매야 하다니
추측이지만 아마도
매우 급하게 탄생한 <디자인의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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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 류시화 시선집
류시화 지음 / 열림원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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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한때는
시를 썼었다
시를 쓰기만하면
`시를 쓰는 사람`
시인이 될 수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안다
무엇이 되느냐보다
무엇을 하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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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의 우울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68
샤를 보들레르 지음, 윤영애 옮김 / 민음사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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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우울이 만만치 않아서인지 파리의 우울은 생각보다 우울하지 않았다.
오히려 사랑에 빠진 베르테르의 것만큼이나 놀라웠던, 우울에 빠진 보들레르의 뛰어난 표현력과 상징은 삶의 칙칙함 속에서 작은 백열등전구의 빛처럼 반짝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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