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생의 디자인
마스노 슌묘 지음, 이규원 옮김, 정영선 감수 / 안그라픽스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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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그라픽스/마스노 슌묘)


한 권의 힐링, 공생의 디자인

정원디자인이라는 것은 참 생소하다. 승려인 디자이너도 마찬가지이다.
단번에 뒷짐을 진 승려가 고요한 정원을 걷는 모습이 그려진다.
이 책은 바로 그런 그림의 책이다.
평화롭고 느긋한 한 권의 힐링.

힐링을 위한 위로의 책들이 나온지도 한참이다. 미움받을용기, 아무것도하지않을권리 등.
개인적으로는 이런 책들로 힐링을 얻는 편은 아니다.
하지만 종종 의외의 책에서 마음이 편안해지고 따뜻해지는걸 느끼곤 하는데,
이렇게 디자인 서적을 통해 요양의 시간을 가진적은 없었던 것 같다.
보통 디자인 서적을 읽으면서 파이팅하고 열정을 돋우고 정보를 얻지만
그런것들은 사실 고요함과는 거리가 있기 마련이다.

그런 의미에서 ‘공생의 디자인’은 정말 묘한 책이었다.
디자인을 이야기하는데 컬러가 어떻고 서체가 어떻다가 아니라 돌과 물, 바람을 이야기한다.
돌의 질감, 물의 소리와 같은 자연의 요소들이 새로운 예술의 언어로 다가온다.
내가 은연중에 정의내린 ‘디자인’이란 분야가 얼마나 좁은 것이었는지 새삼 깨닫게 된다.

어디선가 한국의 정원디자인은 좀 더 자연스럽고 인위적이지 않지만 일본은 디테일한 부분까지 다듬어서
그 완벽한 자연의 모습이 부담스럽게 느껴지기도 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그때 보았던 사진 자료들은 그 얘기에 공감하게 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 책의 서평에서 일본의 정원디자인에 대한 것을 언급하고 싶지는 않다.
분명 일본의 정원디자인에 대한 내용이지만 정원을 디자인하는 것 자체, 그 과정에서 생각하고 준비하는 것,
그리고 그 모든 간접 경험을 통한 힐링에 대해서만 이야기하고 싶다.
그게 이 책이 가진 가장 큰 가치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책으로 디자인을 접할 때, 교과서같은 단어들이 지겹거나 어디서 본 듯한 수 많은 이미지들이 실증난다면
이 책에서 새로운 영감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디자인에 지친 디자이너 친구들에게 권해 주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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