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남에 관하여 팀 켈러의 인생 베이직
팀 켈러 지음, 윤종석 옮김 / 두란노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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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에 관하여’ 책을 먼저 읽은 후에 읽게 된 ‘태어남에 관하여’. 책을 읽기 전에 예상은, '흠.. 분명 구원, 거듭남에 대한 내용일거야. 그것만으로 100페이지는 충분할거야'라는 추측으로 읽기를 시작했다. 읽고서 보니 그 추측은 1/3 정도 맞은 것 같다.


팀 켈러는 태어남에 대하여 두 가지 측면을 설명하고 있다. 쉽게 표현해보면 육체적인 태어남, 그리고 영적인 태어남이다. 두 번째를 일컬어 거듭남이라고 한다. 이 둘에 대하여 설명하는 책이라면 흔한 책 중의 하나일 수 있다.


그러나 육의 태어남, 영의 태어남 이렇게 순서가 있다는 것을 감안할 때, 자녀가 있는 사람들이면 나의 영의 태어남 이후 내 자녀의 영의 태어남에 대해 고민하게 된다. 이 책은 그 부분에 무게가 실려 있다. 내 가정 뿐 아니라 교회공동체 안에서 태어나게 되는 자녀를 염두하며 읽으면 더 흥미롭다.


우리가 처음 세상에 태어남은 하나님이 우리를 창조하셨기 때문이고,

영적으로 다시 태어남은 그분이 우리를 구속하셨기 때문이다.

이렇게 주님은 양쪽 출생 모두의 주인이시다.

팀 켈러, 태어남에 대하여, p.12


팀 켈러는 현대인들이 현대문화의 영향으로 육적인 탄생, 즉 자녀 출산에 대해 양가감정을 갖는 것에 대하여 심히 우려한다. 하나님이 주신 지상명령이기도 하고, 생명 자체로도 신비롭고 영광스러운 것임을 감안하면 우려할만한 대상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현재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는 양가감정을 가질 수 밖에 없다.


팀 켈러는 그 이유를 현대 문화는 개인의 자율성과 자아실현을 전례 없이 강조한다는 점과 자식을 키우는 데 쏟아붓는 재정과 정서 자본이 사상 최대라는 점으로 설명한다. 두 가지 이유 모두 현대인들 누구에게나 고민스러운 부분인다.


하지만, 더 큰 고민은 그 다음에 있다. 부모들의 우려 가운데 육적으로 태어난 자녀들을 어떻게 두번째 태어남으로 인도할까? 부모가 현대문화의 영향을 받아 어렵게 첫번째 태어남을 통과한 자녀들. 그 자녀들은 어떻게 해야할까? 부모가 거듭났기 때문에 그 거듭남에 영향을 받아 자녀들도 거듭날 것인가? 삶을 통해 배우고, 주일에 예배드리는 자리로 안내하면 거듭날 수 있을까?


팀 켈러의 지적은 명확하다. ‘우리가 가르치지 않으면 다른 누군가가 가르친다!’


우리가 자녀를 가르치지 않으면 받드시 다른 누군가가 가르칠 것이다.

우리가 도덕 생태계를 구축하여 그리스도를 닮은 자녀로 길러 내지 않는다면,

세상의 도덕 생태계가 우리 아이들을 함부로 빚어 버릴 것이다.

팀 켈러, 태어남에 대하여, p.41




세상이 자녀들을 빚어내지 않기 위해 팀 켈러는 우리만의 생태계가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그의 말대로 일주일에 한번씩 교회 데려가는 것만으로 그리스도인이 될 것이라는 기대는 하지 않는 것이 좋다. 부모의 지극한 노력도 중요하지만, 자녀를 키워 내는 별도의 생태계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에 의하면, 이 생태계의 특징은 그 목표가 하나님을 마음 깊이 경외하고 경탄하는 것이며, 구분되는 세계관을 가지고 있어야 하며, 지침으로서 성경을 기본으로 해야하며 도덕적 강화와 도덕적 상상력, 도덕적 본보기가 있어야 한다. 자녀가 사려 깊은 그리스도인으로 자라나 복음에 기초를 둔 도덕적 인성을 갖추려면 그리스도인 부모와 함께 그런 도덕 생태계에서 살아야 한다고 설명한다.


별도의 생태계에 쉽게 접근하지 못할 현대인의 상황을 감안하면, 가정 공동체와 교회 공동체가 이 몫을 감당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자녀를 하나님께 드리고 공동체 안에서 심성을 길러 주고

부모로서의 희생을 기도와 은혜로 감수하면, 당신의 자녀도 어느새 성령으로 '거듭나고' 싶어질 수 있다.

팀 켈러, 태어남에 대하여, p.45


나의 거듭남, 자녀의 거듭남을 위해 내가 할 일은 무엇일까? 팀 켈러의 조심스런 지적은 여기에 등장한다. '믿는 것 이후에 당신이 할 수 있는 것은 없다!'


거듭남의 여정의 주체는 내가 아니라 하나님의 능력이라는 지적이다. 내가 믿은 후에 하나님은 나의 삶에 들어와 느리지만 확실하게 당신을 그분 아들의 형상으로 변화시켜 주신다.


그래서 거듭남 이후에는 새로운 영적 감각, 즉 영적 실재를 지각할 수 있는 능력을 얻게 되고(p.58), 하나님의 자녀라는 새로운 정체성(p.64)을 갖게 된다. 그러나 이 모든 과정은 하나님이 주시는 은혜로 가능한 것이고, 이 은혜는 그리스도의 죽음에서 연유(p.77)한다.


성경에 하나님을 믿으라는 말은 수없이 나오지만 스스로 거듭나라는 말은 한 번도 없다.

어떻게 스스로 태어날 수 있겠는가? 은유 자체에 어긋난다.

심령의 거듭남 즉 성령의 내주하심은 당신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반면에 믿음으로 하나님께 돌이키는 일은 우리에게 명하신 것이다.

회심은 하나님께 가기 위해 당신과 내가 하는 일이지만, 거듭남은 하나님이 우리 안에 행하시는 일이다.

팀 켈러, 태어남에 대하여, p.76



팀 켈러는 태어남에 대하여를 마치며 마지막 당부의 말을 남긴다. 에둘러 부드럽게 우려섞인 질문으로 던졌지만 실은 이 당부는 당신은 거듭났느냐의 질문에 가깝다. 육적으로 태어났으며, 믿음의 테두리 안에 있으며, 자녀의 거듭남을 고민하는 신앙인에게 거듭났는지, 제대로 믿는지를 묻고 있다.


당신이 그리스도인인데 삶에 근본적 변화가 없다면 변명의 여지가 없다.

당신은 변화를 포기한 부분이 있는가?

일상에 뿌리내린 나쁜 습관과 관행을 방치하는 데 익숙해졌는가?

심중에 잘못된 태도와 두려움과 원망이 있는데도 적당히 타협하는가?

생명과 경건에 속한 '모든 것'이 당신에게 주어져 있다. 이제 얼마든지 은혜 안에서 성장할 수 있다.

팀 켈러, 태어남에 대하여, p.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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