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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5.3.

「너희들은 아름다워, 그러나 너희들은 비어 있어.」 어린 왕자는 다시 말했다. 「아무도 너희들을 위해 죽을 수는 없을 거야. 물론 멋모르는 행인은 내 장미도 너희들과 비슷하다고 생각할 거야. 그러나 그 꽃 하나만으로도 너희들 전부보다 더 소중해. 내가 물을 준 꽃이기 때문이야. 내가 유리 덮개를 씌워 준 꽃이기 때문이야. 내가 바람막이로 바람을 막아 준 꽃이기 때문이야. 내가 벌레를 잡아 준 꽃이기 때문이야(나비가 되라고 두세 마리만 남겨 놓고). 내가 불평을 들어 주고, 허풍을 들어 주고, 때로는 침묵까지 들어 준 꽃이기 때문이야. 그것이 내 장미이기 때문이야.」

가령 오후 4시에 네가 온다면 나는 3시부터 행복해지기 시작할 거야…… - P-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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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5.3.

이튿날 어린 왕자가 다시 왔다.
「같은 시간에 왔으면 더 좋았을걸.」 여우가 말했다. 「가령 오후 4시에 네가 온다면 나는 3시부터 행복해지기 시작할 거야. 시간이 갈수록 난 더 행복해질 거야. 4시가 되면, 벌써, 나는 안달이 나서 안절부절못하게 될 거야. 난 행복의 대가가 무엇인지 알게 될 거야! 그러나 네가 아무 때나 온다면, 몇 시에 마음을 준비해야 할지 알 수 없을 거야……. 의례가 필요해.」
「의례가 뭐야?」 어린 왕자가 말했다.
「그것도 모두들 너무 잊고 있는 것이지.」 여우가 말했다. 「그건 어떤 날을 다른 날과 다르게, 어떤 시간을 다른 시간과 다르게 만드는 거야. 이를테면 사냥꾼들에게도 의례가 있지. 그들은 목요일이면 마을 처녀들하고 춤을 춘단다. 그래서 목요일은 경이로운 날이지! 나는 포도밭까지 산책을 나가지. 만일에 사냥꾼들이 아무 때나 춤을 춘다면 모든 날이 다 그게 그거고, 내게는 휴일이 없을 거야.」 - P-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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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5.3.

그러나 여우는 자기 생각을 다시 이야기했다.
「내 생활은 단조로워. 나는 닭을 쫓고, 사람들은 나를 쫓고. 닭들은 모두 그게 그거고, 사람들도 모두 그게 그거고. 그래서 난 좀 지겨워. 그러나 네가 날 길들인다면 내 생활은 햇빛을 받은 듯 환해질 거야. 모든 발자국 소리와는 다르게 들릴 발자국 소리를 나는 듣게 될 거야. 다른 발자국 소리는 나를 땅속에 숨게 하지. 네 발자국 소리는 음악처럼 나를 굴 밖으로 불러낼 거야. 그리고 저기, 밀밭이 보이지? 나는 빵을 먹지 않아! 밀은 내게 아무 소용이 없어. 밀밭을 보아도 떠오르는 게 없어. 그래서 슬퍼! 그러나 네 머리칼은 금빛이야. 그래서 네가 나를 길들인다면 정말 놀라운 일이 일어날 거야. 밀은, 금빛이어서, 너를 생각나게 할 거야. 그래서 나는 밀밭에 스치는 바람 소리를 사랑하게 될 거고…….」
여우는 입을 다물고 오랫동안 어린 왕자를 바라보았다.
「제발…… 나를 길들여 줘!」 여우가 말했다.
「그러고는 싶은데, 」 어린 왕자가 대답했다, 「시간이 없어. 나는 친구들을 찾아야 하고 알아야 할 것도 많고.」
「자기가 길들인 것밖에는 알 수 없는 거야.」 여우가 말했다. 「사람들은 이제 어느 것도 알 시간이 없어. 그들은 미리 만들어진 것을 모두 상점에서 사지. 그러나 친구를 파는 상인은 없어. 그래서 사람들은 친구가 없지. 네가 친구를 갖고 싶다면, 나를 길들여 줘!」
「어떻게 해야 하는데?」 어린 왕자가 말했다.
「아주 참을성이 있어야 해.」 여우가 대답했다. 「처음에는 나한테서 조금 떨어져서 바로 그렇게 풀밭에 앉아 있어. 난 곁눈질로 너를 볼 텐데, 너는 말을 하지 마. 말은 오해의 근원이야. 그러나 하루하루 조금씩 가까이 앉아도 돼…….」 - P-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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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5.5.
‘길들인다‘는 건 ‘관계를 맺는다‘는 것
관계를 맺는다는 건 상대에게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것
어느 순간부터 나는 길들이는 것, 길들여지는 것이 두려워졌다.
상대에게 최선을 다할 자신이 없어졌기 때문이고
길들여 놓고 무심한 상대로 인해 상처받고 그래서 아픈게 너무 힘들기 때문이다.
비단 인간 관계만 그런 것이 아니다. 일도 그렇다. 일단 일을 맡으면 최선을 다하지 않고는 못배기는성격에 그러지 않는 사람들을 만나면 힘들어 진다.
지금까지 살면서 슬프게도 일에 최선을 다하는 사람보다 그러 지 않는 사람들을 더 많이 만났다. 그럴 때마다 입은상처로 마음이 문드러졌다. 그래서 내가 바뀌었다. 이제는 사람도, 일 도 길들이지 않겠노라고. 그랬더니 실수 투성이인 사람이 되 었다. 일에 정성이 빠져버린 것이다. 길들여짐 또는 길들임에는 어쩌면 정성이 전제되어야 하나 보다. 결국 관계는 정성스운 마음인 것이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길들여지는 사람은 길들여짐을 선택한 것에 대한 자기 책임을 져야 한다. 부당한 길들임에는 저항해야 한다. 그건 본인에게 정성을 다하는 것이며 본인을 책임지는 행동인 것이다.




〈길들인다〉는 게 무슨 뜻이야?」
「그건 모두들 너무나 잊고 있는 것이지.」 여우가 말했다. 「그건 〈관계를 맺는다〉는 뜻이야.」

「관계를 맺는다고?」
「물론이지.」 여우가 말했다. 「너는 아직 내게 세상에 흔한 여러 아이들과 전혀 다를 게 없는 한 아이에 지나지 않아. 그래서 나는 네가 필요 없어. 너도 역시 내가 필요 없지. 나도 세상에 흔한 여러 여우들과 전혀 다를 게 없는 한 여우에 지나지 않는 거야. 그러나 네가 나를 길들인다면 우리는 서로 필요하게 되지. 너는 나한테 이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것이 될 거야. 나는 너한테 이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것이 될 거고…….」
「알 것 같아.」 어린 왕자가 말했다. 「꽃이 하나 있는데…… 그 꽃이 나를 길들인 것 같아…….」
「그럴 수 있지.」 여우가 말했다. 「지구 위엔 별의별 일이 다 있으니까…….」 - P-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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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5. 3.
‘다른 사람 사람을 판단하는 것보다 제 자신을 판단하는 게 훨씬 어럽다‘라는 말은 맞는 말이다.


「그럼 그대 자신을 재판하라.」 왕이 대답했다. 「그게 가장 어려운 일이로다. 다른 사람을 판단하는 것보다 제 자신을 판단하는 게 훨씬 더 어려운 일이니라. 네가 자신을 잘 판단할 수 있게 된다면, 그것은 네가 참으로 슬기로운 사람이기 때문이니라.」 - P-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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