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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도쿄로 출근합니다 - 도쿄에서 일하고 생활하고 있는 열 사람들의 열 가지 이야기
이상아 외 지음 / 플랜비디자인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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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랜비디자인에서 책을 제공받았습니다]

 

사실 살면서 일본이랑 미국은 여행이라던지 그 어떤 것을 위해서도 가봐야지 꿈꿔보지 않은 곳 중 한 군데이다. 사실 나는 일본 문학 중에서도 좋아하는 문학이 많고, 애니메이션도 좋아하지만, 그래도 일본을 직접 가 보고 싶지는 않다. 이유는 모르겠다. 일본이 싫은 건 아닌데, 막 가기를 열망하는 나라도 아닌 것 같다. 내가 해외로 나간 이유에 여행은 별로 없었다. 아버지가 중국에 계셔서 아버지를 방문해서 여행한 것과, 그리고 폴란드로 살 때 프라하를 여행한 것 그 외에는 전부 '공부하러' 또는 '살러'갔다. 

 

그래서 이 책에 눈이 갔다. 도쿄에서 일하고 생활하는 열 사람들의 [오늘도 도쿄로 출근합니다.]

 


한 사람이 인터뷰를 해서 써 내려간 책이 아니라 현재 도쿄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이 직접 자신의 삶을 이야기하는 책이었다. 나는 오래전부터 외국으로 나가 살고 싶었다. 구구절절 구구절절 나의 이야기를 쓰고 싶었지만 (실제로 방금 썼지만) 모두 건너뛰고 나는 실제로 폴란드에 나가 살아봤다. 내가 직접 일을 한건 아니지만 남편이 심지어 폴란드 사람들과 (통역을 대동해서) 일을 했다. 다시 한국으로 돌아온 지금 그와 같이 해외에 나갈 기회가 주어지면 어찌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남편은 절대 NO! 를 외치겠지만 나는 속으로 OK를 외치고 싶다. 내가! 일을 한다는 조건과 그때 남편과 비슷한 또는 더 많은 월급과 지원이 있다면 말이다. 

 

만약 누군가가 그래서 내게 해외 생활을 어떻게 하세요?라고 물으면 나는 이 책의 사람들 만큼 잘 쓸 수 있을까? 대답은 사실 절레절레 나는 거절할 것 같다. 그리고 확실히 [오늘도 도쿄로 출근합니다]를 다 읽고 덮은 지금 역시나 대답은 같다. 이 분들 만큼 글을 잘 그리고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쓸 수 있을지 모르겠다. 10 사람의 이야기는 각자 다 다르다. 일본에 오래 살다가 취직을 한 사람도 있고, 꿈을 위해 한국에서 공부를 한 후 꿈을 이루기 위해 도쿄로 날아가신 분도 있다. 심지어 한국에서 아이를 키우는 것에 대한 회의감으로 갑작스레 일본에 터전을 마련한 분도 계시다. 나는 그 모든 이야기를 천천히 읽어 나갔다. 그리고 잔뜩 긴장한 채 그들이 문맥 사이에 숨겨놓은 그들의 고독과 고생을 읽었다. 

 

이 분들은 각자 어떤 생각으로 이 책을 썼을까? 그런데, 한 가지 공통점이 있었다. 일본에 오는 다음 분들은 자신이 했던 시행착오를 겪지 말았으면 하는 마음이 느껴지는 것이었다. 소소한 팁에서부터 직접 부딪혀서 얻은 지나치기 쉬운 노하우까지 해외에서 특히 일본에서 이미 살아가는 그리고 앞으로 살아가기 위해 알아보아야 할 것들이 잔뜩 들어있다. 그저 막연히 취업을 어떻게 왜 하게 되었는지 취업을 하기 위해 무엇을 알아보았는지 그리고 일은 어떻게 하는지 이런 책이 아니었다. 

 

물론 그런 노하우들도 잔뜩 들어있지만, 내가 느낀 이 책의 주요 쟁점은 '삶'이었다. 집을 구하는 것 차를 구하는 것도 자세하게 설명해 주시고, 외따로이 떨어져 있는 것이 힘들다면 어떻게 한국인 커뮤니티를 만나는 지를 알려주었다. 어느 나라를 가든 한국인 좋은 한국인 커뮤니티를 만나면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일본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쓴 글이라 일본이 기준이지만, 책을 잘 읽으면, 해외에서 살아야 할 때 무엇을 알아보아야 하는 지의 지표가 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취직에 관한 이야기들 회사에서 일을 해 나가는 이야기들은 확실히 어느 나라의 사회 초년생이 읽어도 좋을 만한 내용이었다. 영업실적이 부족해서 힘들어하던 이상아 작가님은 선배 멘토의 조언으로 작은 목표를 세워 자신이 할 수 있는 일들을 해 나갔다. 그리고 영업부진을 극복했다. 회사의 업무가 힘에 부딪힐 때 좋은 조언이 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리고 노은정 작가님의 돈 관리 노하우 라던가 이윤정 작가님의 N 잡러 가 된 이야기 등을 읽다 보면, 사회생활 속에서 부딪히는 크고 작은 일들의 길잡이가 될 수 있겠다. 잘 기억해 놔야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니까 이 책은 그저 해외생활 이렇게 하세요!라는 책이 아니라, 먼저 살아본 이들이 자신의 시행착오, 자신의 성공담을 꺼내 자신의 뒤를 밟을 후배들에게 전하는 삶의 지혜를 담은 메시지였다. 그래서 나는 이 책을 일본 해외취업을 목표로 하는 이들뿐 아니라 사회 초년생들 그리고 사회생활에 지쳐있는 이들에게도 읽어보라 권하고 싶었다. 전혀 나와 관계가 없을 것 같은 '해외취업 이야기'로 저장하기에는 책에 담겨있는 팁과 노하우들이 너무나도 쏠쏠했다. 

 

누군가의 에세이를 읽은 것 같기도, 또 자기 계발서 한 권을 읽은 것 같기도 했다. 실제로 에세이에 맞는 통계 자료들이 뒤에 함께 나와 있어서 일본이라는 국가를 이해하는 데에도 도움이 많이 되었던 것 같다. 이런 책의 단점으로 흔히 꼽히는 것 중 하나가 시간이 지나버리면 정보의 정확도가 떨어져 버린다는데 있다. 그러나 오랜 시간이 지나버리고 나서 이 책을 읽으려 한대도 나는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10 사람들이 적어놓은 다양한 노하우에는 그렇게 시간이 지나고 나서도 절대 바뀌지 않을 가치를 가진 것도 많으니까 그리고 그건 해외에 나가기 위해 또는 사회에 나가기 전 꼭 알아야 하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https://hattosis.tistory.com/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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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수지 13
존 맥그리거 지음, 김현우 옮김 / 창비 / 2020년 12월
평점 :
절판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미디어창비에서 책을 제공받았습니다]

 

실종된 여자 아이의 이름은 리베카, 베키, 혹은 벡스였다.... 사람들은 아이가 돌아오는 꿈을 꾸었다. 

[저수지 13] 존 맥그리거

 

존 맥그리거의 신작 장편소설 [저수지 13]

이 책은 어떤 마을 사람들의 13년간의 삶을 꾹꾹 눌러 담은 책이다. 

 

 

 

2주간 휴가를 온 가족, 아이가 사라졌다. 저수지 근처의 마을 사람들은 모두 나와서 아이의 부모와 경찰들과 함께 실종된 아이를 수색한다. 수색은 실패하고, 마을 사람들은 저마다의 의문을 품은 채 다시 자신들의 삶으로,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간다. 

 

책에는 실종된 아이에 대한 어떠한 단서도 나오지 않는다. 그리고 아이를 잃은 부모가 느끼는 고통이나 삶에 대해서는 다루지도 않았다. 이 책은 아이가 사라진 저수지 근처 마을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철저하게 마을 사람들의 시점으로 아이가 언급되고, 아이의 부모 역시 그들의 시선 속에서만 존재하고, 언급된다. 

 

실종된 여자아이의 아버지를 봤다는 이야기가 더 나왔지만, 그중 일부는 사실이 아니었다. 그가 더 이상 진회색 아노락을 입고 다니지 않는다는 건 알려졌고, 그가 아니어도 뭔가 생각에 빠져 홀로 언덕을 배회하는 남자들은 부족하지 않았다. 하지만 현장 주변을 떠나지 못하는 남자에 대한 인상을 남길 만큼은 충분한 목격담이 있었다. 그와 아이 어머니가 이혼했다는 소문이 있었고 그 무렵 그에 대한 목격담이 있었다.

[저수지 13] 존 맥그리거(p.93) 

 

 

이 작은 책은 그저, 그렇게 일상으로 돌아온 마을 사람들의 다양한 인생을 조각조각 나누어 담고 있다. 마치 한 편의 길고 긴 다큐멘터리를 보듯 독자는 그들의 13년 희로애락, 생로병사를 읽는다. 이렇게 작은 마을에 이렇게 많은 삶이 있고, 또 이렇게 많은 사건들이 생길 수 있구나! 그러다 문득 지나가는 말로 아이에 대한 이야기가 한 번씩 언급되고, 그리고 한 해가 저물어 갈 때 즈음 잊지 말라는 듯 작가가 아이를 언급하면, 그때서야 아! 하고 그 아이에 대해 생각하게 되고, 그마저도 해가 지나갈수록 희미해진다. 그저 스쳐 지나가 버린다. 

 

나는 그냥 그 아이한테 무슨 일이 생겼는지 알았으면 좋겠어.  

[저수지 13] 존 맥그리거(p.110)

 

그러나, 결코 '완전히'는 잊히지 않는다. 사람들은 마치 끈적거리는 무언가가 붙어있듯 문득 그 아이에 대한 생각을 했고, 그 아이에 대한 꿈을 꾸었다. 그 정도는 사람마다 달랐다. 그러나 13년, 아이는 잊히다 기억되고 그러다 또 잊혔다.

그렇게, 한 아이의 ‘실종된’ 삶이 수많은 이들의 ‘지속되는’ 삶에 공존한다.

사람들은 잊힐만하면 그 아이에 대한 이야기를 생각했고, 뉴스는 보도했으며 어떤 사건을 연관 짓기도 했다. 마을 밖을 벗어나 보면 타 지역 사람들이 그들을 보며 그 아이를 상기했다. 그러면서도 끊임없이 일상적인 보통의 삶이 계속된다. 마치 그 어떤 사건도 상관없다는 듯 돌아가는 자연처럼. 

 

문제는 소피가 자신이 어디에서 왔는지를 말하고 나면 모두 실종된 여자아이 이야기를 꺼낸다는 점이었다. 나는 그 이야긴 하기 싫은데 말이야, 엄마. 사람들은 어떻게 그 사건을 기억하고 있을까? 

[저수지 13] 존 맥그리거(p.175)

 

 

우리 모두는 이렇게 무언가를 발끝에 매단 채 보통의 삶을 살아간다. 나는 책을 읽으며 우리가 분노하거나 슬퍼했던 그러나 잊히고, 또 문득 기억나는 다양한 사건들을 하나하나 떠올렸다. 우리는 이렇게 분노를 하고 슬퍼하다가도 나의 일상을 산다. 각각의 인생이 모였다 흩어진다. 그래야만 삶이 돌아가고 또 사회가 돌아간다.

따옴표도 없이 책 속에 빽빽하게 그리고 또 담담하게 채워진 이들의 삶을 나 역시 한 걸음 떨어져 담담하게 읽었다. 그리고 그 빽빽함에는 그들의 인생을 평가할 어떠한 여지도 없었다. 그리고 책 안에 담긴 조각만으로는 결코 누군가의 삶에 깊숙이 몰입하기도 힘들었다. 

 

그러나, 그런 사실이 책을 읽는 데에는 아무런 지장을 주지 않았다. 마치 사실을 사실 그대로 받아들이듯 나는 그들의 일상을 일상 그대로 받아들였다. 

 

실종된 여자아이의 이름은 리베카, 베키, 혹은 벡스였다. 그 아이를 찾아보았다. 모든 곳에서 찾아보았다.... 여전히 모두들 그 아이에 대한 꿈을 꿨다.

[저수지 13] 존 맥그리거(p.361)

 

확실히 읽기가 쉬운 책은 아니다. 미스터리 장르의 새로운 플롯이라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다른 소설과는 그 궤를 완전히 달리한다. 어느 순간에는 내가 소설책을 보고 있는 게 맞는지 헷갈릴 때가 있다. 또 그러다 문득 이 책을 왜 읽고 있지? 하는 생각이 들어 책을 놓았다가도 문득 읽지 않고 넘어가 버리면 이 마을 사람들의 이야기 속에서 내가 모르고 지나가는 어떤 것이 생길까 하는 이상한 소외감에 다시 책을 집어 들어 한 글자 한 글자를 꼼꼼하게 읽었다. 그것이 이 마을에서 내가 해야 하는 일인 것처럼, 나의 일상인 것처럼.


실종된 아이를 기억했다 완전히 잊어버리고는 다시 기억하면서...



영화가 아닌, 한 편의 다큐멘터리 같은 소설이었다.


https://hattosis.tistory.com/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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