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버 드림
사만타 슈웨블린 지음, 조혜진 옮김 / 창비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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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비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습니다.]

 

마을에 퍼져 있는 것은 저주일까? 독일까?

 

말이 죽었다 눈이 탱탱 부어오르고, 입술, 콧구멍, 입 전체가 띵띵 부어서 마치 다른 동물처럼 보일 정도로 그리고 아주 흉물스러운 모습으로 말은 죽어버렸다. 

 

그런데, 말이 마신 냇가의 물을 내 아들도 마셔버렸는데? 

 

두려움에 떨던 아이의 엄마는 초록 지붕 집으로 달려간다. 그리고 그 집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지간에...

 

이 아이는 더 이상 내 아이가 아니다. 

 

 

사만타 슈웨블린 작가님의 [피버 드림]. 

 

 

 

사실, 책을 읽기 전 책 표지에 나와있는 추천 사들을 읽으면서 조금 무서웠다. 혹시 호러인가? 하는 생각도 했다. 그러나, 이 책은 내 예상을 완전히 빗나갔을 뿐 아니라, 내가 그동안 읽었던 어떤 책과도 그 느낌이 달랐다. 

 

책은 처음부터 기묘하게 흘러간다. 한 아이와 '나'의 대화이다. 아이는 계속해서 질문으로 '나'가 자신의 이야기를 할 것을 그리고 아주 세세하게 말할 것을 요구하고, '나'는 그 아이의 말처럼 아주 세밀하게 마치 지금 눈에 보인다는 듯이 자신에게 있었던 모든 일을 이야기한다. 그래서 이야기의 내용 자체를 머릿속에 그리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하지만, 이 책을 읽는 처음부터 방향을 잡기가 힘들었다. '나'의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또 다른 여인의 말을 주의 깊게 읽어야 하고, 그러면서도 아이와 여인의 대화를 따라가야만 했다. 그래서 나는 책을 읽다가 메모지에 이렇게 적었다. 

'이해가 되지 않아, 계속 미로 속을 헤매는 느낌' 더 정확히는 미로 속에서 눈 앞에 밝혀지는 길을 그대로 따라가기만 해야 하는 답답함이 있었다. 사실 나가는 문은 바로 옆에 있는데, 나가버리면 미로의 끝에 무엇이 있을지 알 수 없으니, 부러 미로 속을 헤매는 느낌? 책을 덮어 버리면 그만이지만 나는 자꾸만 앞으로 나아갈 수밖에 없었다. 

 

묘하고 궁금한 이 내용에 완전히 빠져버렸다. 다행히 책의 분량이 매우 적어서 몇 시간 만에 후루룩 읽었다. 그리고 많은 부분을 이해했지만, 그건 마치 체험판을 경험한 느낌이었다. 아! 정말 불친절한 책이었다. 궁금한 것은 100가지를 만들어 놓고, 고작 50가지밖에 답을 주지 않는 것 같다는 느낌. 그리고 사실 답을 구하지 못한 50가지는 인간의 상식으로는 절대 이해하지 못할 문제였다. 

 

만약 이러한 일이 실제로 일어난다면?... 그냥 문득 '가정'을 하는 것만으로도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숨이 막힐 정도로 몰입해서 책을 봤지만 다 읽은 후 내게 남은 건 온몸에 너무 힘을 줘서 생긴 결림들과 두통이었다. 그리고 감히 말하건대, 이런 스타일의 소설은 정말이지 처음 본 것 같다. 왜 '새로운 장르'라고 이 책이 소개되는지 알 것 같았다. 

 

그리고, 그렇게 의문이 풀리지 않았으면서도 작가님의 메시지가 강하게 인식되었다. 그래서 좋았다. 책을 다 읽고도 어질어질했지만, 그래도 그래, 알겠어하는 느낌 그리고 그 어떤 책 보다도 강렬하게 인식이 되었다. 죽어가는 여인 그리고 그녀의 남겨진 딸 그리고 다비드 흘러 흘러가던 이야기들이 절정에 다다르고, 그리고 마무리로 달려가면 마치 어둠 속을 헤매다 떠오르는 해를 마주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아직 어둑어둑한 하늘과 내가 빠져나온 미로를 돌아보며, 저 미로 속에는 아직 풀지 못한 수수께끼들이 너무나도 많은 것 같은데, 여차하면 다시 미로 속으로 뛰어들 것만 같은, 아쉬운 마음이 가득 담긴 끝이었다. 

 

요즘 책 읽는 속도가 매우 느릿느릿하고, 자꾸 이 책 저 책 기웃거리기만 하고, 끝을 맺는 책이 몇 권 되지 않아 우울했는데, 오랜만에 굉장히 몰입해서 책을 읽은 기분이어서 매우 상쾌해졌다. 다시 힘을 내서 또 다른 책들을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hattosis.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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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만의 모험 - 청춘의 산티아고 순례 에세이
이우 지음 / 몽상가들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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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상가들에서 책을 제공받았습니다]

 

내가 산티아고 순례길에 대해 접한 것은 불과 몇 년 전 고영성, 신영준 작가님이 쓰신 [완벽한 공부법]이라는 책에서였다. 무려 신혼여행을 산티아고로 갔다는 이야기에서 흥미를 느꼈지만, 그뿐 잊어버리고 있었다.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어쩌면 내게는 첫사랑 같은 우리(?) god오빠들이 <같이 걸을까>라는 프로그램에서 산티아고 순례길을 정말 오랜만에 그것도 5명이서 걷는다는 것을 알게 되어 드디어! 그 길을 TV 화면으로나마 마주하게 되었다. 

 

완전히 새로운 나라, 그리고 완전히 새로운 방식으로 하루하루를 보내게 되는 곳, 그 속에서 마주한 '나'는 과연 어떤 모습일까? 나는 조금은 '도전'해보고 싶으면서도 두려웠다. 그리고 이미 남편이 있는 유부녀의 몸인 것을 하는 핑계를 대며 아예 꿈도 꾸지 말자고 되뇌었다. 심지어 나는 30분 등산만 해도 다음날 침대에서 일어나지도 못하는 저질체력이 아닌가? 그리고 사실 그렇게 걸으면서 찾고 싶은 것이 나는 없었다. 

 

나의 믿음 속에서 하나님의 나의 관계가 그 길을 걷는다고 더 돈독해질 것 같지도 않았다. 그래서 나는 문득 나의 로망 리스트에 올렸던 '산티아고 순례길 걷기'를 살포시 삭제했다. 그러나 그런 스타일의 '여행' 그리고 '모험'은 어쩔 수 없이 내 마음 한 구석에 자리 잡고 있나 보다. '청춘의 산티아고 순례 에세이'라는 부제만으로 나도 모르게 이 책, 이우 작가님의 [자기만의 모험]을 읽고 싶다 생각했으니까. 

 

 

 

사실 순례는 지극히 기독교 또는 천주교적인 일이다. 책에서도 나오듯 구약시대처럼 이스라엘을 향해 갈 수 없으니, 야고보가 묻혔다는 대성당을 향해 걷는 길이다. 그렇게 지극히 종교적인 색채가 가득했더 순례길에는 더 이상 종교가 없다. '나 자신을 찾기 위해' 길을 걷는 이들이 대부분이다. (나는 파울료 코엘료의 몇몇 작품들을 좋아하지만, 그가 순례길에 이러한 의미를 부여했다는 것을 이 책을 보고 처음 알았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좀 놀랐다.) 그렇다고 해서 이 길이 '오염'되었다거나 이러한 걸음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렇게 나를 찾는 여행을 하는 이들이 보고 느낀 것은 그들의 삶에 분명 어떤 양분이 될 것이고, 그것 만으로도 나는 그 길이 지닌 의미를 다 한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순례의 '의미'부터 되짚어본 책의 내용은 바로 작가님의 실수로 넘어간다. 출발지인 '생장 피드 포르'가 아닌 '생장 드 뤼즈'라는 곳의 열차표를 샀던 곳이다. 엉뚱한 데서 헤매다가 자신의 실수를 깨닫게 된 작가님은 할 수 없이 바다에 몸을 던졌다. 그리고 예기 치도 못한 해수욕에 행복을 느꼈다고 한다. 이미 이틀이 늦어진 순례길, 작가님은 순례가 시작되기도 전에 '여유'를 배우셨던 것 같다. 

 

그리고 어쩌면 어렴풋이 느끼셨을 것이다. 앞으로의 여정이 계획대로, 또는 순탄하지 만은 않을 것임을 그리고 생각하지 않으셨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즐기자고. 그래, '나 자신을 찾는 여정'에 '조급함'은 아마 방해가 되었을지 모른다. 그래서 나도 한결 마음을 편하게 하고 책을 읽었다. 마음에 드는 구절에는 밑줄을 긋고, 포스트잇을 붙이면서 다만, 평소같이 않게 책상에 딱 앉아 정자세로 읽었다. 그냥 그러고 싶었다. 순례길 에세이를 향한 나의 무의식이 만든 어떤 의식이었을지도 모르겠다. 

 

여정에서 있었던 일들이 한 편 한 편의 글이 되어 책에 담겨 있었다. 작가님께서 생각하셨던 일들, 만났던 사람들 그리고 계속되는 실수담 자책 마치 내가 순례를 걷는 것처럼 그 여정이 담뿍 묻어나서 한편으로는 대리만족이 되기도 했다. 그리고 이내 깨달았다. 아, 대리만족이 완전한 나의 만족이 될 수는 없는 거라고 그래서 한편으로는 씁쓸했다. 그러나 작가님의 고찰들이 나 역시 마음에 와 닿았던 것일까? 곧 씁쓸함을 버릴 수 있었다. 

 

작가님께서 신발 때문에 문득 순례길에서 만난 사람들(그들은 서로를 '가족'이라 불렀다)과 멀어졌을 무렵 만난 헝가리 출신의 '오쉬'라는 여성의 이야기 덕분이었다. "우리는 경쟁을 하는 것이 아니잖아"라고 하며 다른 순례자들과는 다르게 8시 즈음 일어나 출발한다고 했다. 새벽부터 일어나서 태양이 내리쬐기 전에 모든 일정을 소화하려고 하는 전형적인 '순례자 루트'와 다소 벗어나 있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뒤처지지 않았고, 또 한층 더 여유롭게 그녀의 길을 걷고 있었다. 작가님도 그 뒤의 순례가 바뀌었을 만큼 큰 인연이고, 큰 깨달음이었는데, 그녀 덕분에 나도 내가 걷는 인생은 나만의 것이고, 남들에 '비교'하여 조금 '뒤쳐지'거나 또는 '다르'다고 해서 잘못된 게 아니라는 것을 느꼈고 동시에, 그래 나도 나 나름의 '순례'를 계속해서 하고 있지 않을까? 인생을 걸어가는 것도 어찌 보면 '순례'인데,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특히 내가 이 책을 정말 잘 읽었다고 생각 한 부분은 작가님께서 순례길에 올랐을 때, 보았던 누군가의 수염이 멋있어서 수염을 기르기 시작했고, 다른 이가 피우는 파이프 담배가 낭만적으로 보였기 때문에 파이프 담배를 사서 피웠던, 그러니까 누군가를 모방한 모습이 자신의 '개성'이 되었을 때의 내용이었다. 

 

인간이란 패치워크 같은 존재가 아닐까. 세상을 살아가며 배우고 익히고 원하는 것들을 조금씩 짜깁기해 자신을 만들어가는 것이다. 

[자기만의 모험] 이우 (p.147)

 

사실 나는 누군가를 '따라 하는 것'을 매우 싫어하던 사람이다. 그 사람에게는 있지만 나에게는 없다는 것을 인정하기가 싫었던 어떤 열등감이었는지, 아니면 나는 나만의 길을 간다는 쓸곳 없는 자만심이었는지 모르겠지만, 싫었다. 그래서 사실 나는 대중성이 높아 인기가 있는 음악이나, 영화, 드라마를 잘 안 보고, 베스트셀러도 잘 읽지 않았다. 그런 내가 바뀌게 된 것은 얼마 되지 않았다. 그래서 작가님의 이런 경험과 고찰을 만나게 되어 너무나도 좋았다. 응 나도, 이제 그렇게 생각할 수 있게 되었어 참 다행이지? 하고 생각했다. 

 

 이 책은 사실 이제 순례길에 오르기 위해 어떤 '정보'를 모집하는 이에게 완벽한 책은 아닐지도 모른다. 그러나 순례를 통해 무엇을 보고, 무엇을 경험하고, 누구를 만나고 어떤 생각을 할 수 있는 지를 어렴풋이 보여주는 책이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또한, 쳇바퀴 돌듯 돌아가는 삶에 지쳐 훌쩍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사람들, 그리고 나의 본질을 찾기 위한 여정에 훌쩍 떠나가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대리 만족뿐 아니라 내가 느꼈듯 내 인생도 하나의 순례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게 할 수도 있다. 아니면 정말로 짐을 싸서 훌쩍 떠나게 만드는 어떤 동기가 될 수도 있겠지. 

 

 이렇게, 누군가의 여행길, 누군가의 배움, 누군가의 고찰 속에서 나는 또 나의 인생을 고찰하고 배웠다. 한편으로는 나를 대신해 이렇게 여행을 해주고, 또 생각을 해주고, 글을 써주어서 고마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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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토피아 - 우주를 닮은 뇌 속으로 여행을 떠나자
조은수 지음 / 뜨인돌어린이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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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뜨인돌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았습니다]

 

어릴 때에도 책을 좋아했었는데요. 읽었던 많은 책 들 중 기억에 남는 것도 있고, 안 남는 것도 있죠. 사실 줄줄 외우고 다녔던 공룡들의 이름은 하나도 기억이 안 나지만, 집에 전집으로 있었던 과학만화책 이라던가, 역사책들은 기억이 많이 나요. 특히 고등학교 반대항 과학 골든벨에서 '웜홀'을 맞춘 건 전적으로 집에서 읽었던 과학책에서 본 내용을 바탕으로 했던 겁니다. 

 

그래서 어릴 때 읽은 책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아요. 이번에 정말 새롭고 아이들이 읽으면 너무 좋을만한 책을 읽게 되었어요. 사실, 뜨인돌 출판사 인스타에 소개가 되자마자 와!! 너무 재미있겠다!! 하며 다소 흥분했었거든요. 과학에 관심은 정말 많은데, 안타깝게도 문송(문과라 죄송합니다.)이라. 읽다가 포기하고 다시 도전하다 좌절한 경험이 많거든요. 그렇게 쌓여있는 과학 특히 뇌과학이나, IT 쪽 책이 몇 권인지 모르겠는데, 그 와중에 뇌과학을 다룬 '그림책'이라니!! 기대를 많이 했습니다. 

 

그렇게 읽게 된 조은수 작가님의 [뇌토피아]입니다. 

 

 

 

일단, 너무나도 귀여운 책 입니다. 제목에서부터 알 수 있듯이 '뇌'를 여행하는 이야기인데요, 오즈의 마법사에게 뇌를 받기 실패한 허수아비가, 뉴런 박사를 찾아가 뇌를 달라고 하는 이야기부터 시작합니다. 뉴런 박사는 아무렇지 않게, 어떤 뇌를 원하냐면서, 메뉴판까지 보여줘요. 저는 출판사에서 인스타에 올리신 이 부분 그림의 사진을 봤는데, 너무 재미있는 거예요~!! 뇌 메뉴판이라니!! 

 

이런 부분이 아이들에게도 흥미가 생기게 하지 않을까요? 그리고 책을 읽으면서 '두뇌 놀이'를 할 수 있는데요, 여기서는 원하는 뇌를 그려보라고 해요. 책을 읽으면서 다양한 놀이를 할 수 있으니, 더욱 재미있게 그리고 적극적으로 책을 읽을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리고, 기억에도 오래오래 남겠죠? 

 

어쨌든 책의 내용으로 들어가 보자면, 결국 결정을 하지 못하는 허수아비는 뉴런박사의 손에 이끌려 뇌 토피아, 그러니까 뇌를 연구하기 시작합니다. 전기를 내보내서 정보를 전달하는 전기 나무숲을 여행하고, 회의 중인 미생물들도 만나죠. 그리고 언어의 밭을 여행하기도 합니다. 마치 우리가 에버랜드를 여행하듯, 정말 말 그대로 '뇌 토피아'에요. 그리고 허수아비와 뉴런 박사와 함께 여행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뇌가 하는 일과 어떻게 일을 하게 되는지를 알게 되고, 더불어 우리 몸 전반에 대한 이해도 할 수 있게 돼요. 

 

엄마와 아이와 함께 책을 읽으면, 책의 표현을 빌려서 재미있는 대화를 할 수 있겠죠? '오늘은 장속 미생물이 회의를 해서 짜장면이 먹고 싶다고 했어요'라는 말을 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얼마나 귀여울까요? 사실, 이 책은 아주 어린아이들이 읽기에는 조금 어려울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아무래도 과학책이다 보니 조금 내용도 많고, 일단 글이 좀 많은 편이어서요. 그래도 아이들이 책을 읽으면 자연스럽게 과학적 지식을 습득할 수 있어서 좋을 것 같아요. 

 

그리고, 왜 많이 움직여야 하는지, 왜 채소나 과일을 피자나 햄버거 같은 음식들 보다 더 많이 먹어야 하는지를 과학적으로 그러나 재미있게 알려주고, 또 저는 정말 몰랐는데, 왜 인간만 언어를 가질 수 있는 지에 대해서도 알려주었어요. 어린이 책이지만, 어른인 저도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이런 종류의 책들은 정말 많이 도움이 되요. 학교에 들어가서도 생각이 납니다. 저는 수학이 정말 싫었는데, 고등학교때까지 '수학귀신'이라는 책을 반복해서 읽었고, 또 재미있게 읽었거든요. [뇌토피아]도 그런 책 중 하나가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어른들이 뇌과학 책을 읽거나 알아보기 전에 기초 지식을 쌓는 의미로 읽어봐도 좋을 것 같아요. 물론, 저처럼 그냥 와 재미있어 보여! 하면서 읽어도 절대 후회하지 않을 거예요 실제로 재미있거든요.!!

 

저는 항상 모든 사람의 뇌속에는 우주가 들어있고, 사람은 모두 자신만의 우주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아니 책을 펴니까 딱!! 그런 문구가 있는 거예요 

 

우주에 가 본 적이 없다고? 그럼 마법의 주문을 외워봐. 뇌 토 피 아 네 뇌가 있는 곳, 거기가 뇌토피아야. 거기서 너는 네 우주를 만나게 될 거야. 

[뇌토피아] 조은수

 

우리는 이 책을 읽으면서 우리의 우주를 만날 수 있을까요? 그리고 허수아비는 과연 원하던 뇌를 얻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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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울었으니까 힘들 거야 - 주의산만증ADHD 정명이와 세상의 모든 어린 이를 위하여
이은주 지음 / 헤르츠나인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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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츠나인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았습니다]

 사실 서평단에 지원을 할 때부터 그리 가벼운 마음은 아니었지만, 책을 받아본 내 마음은 뭔가 더 무거워졌다. 사실 이 책은 내가 서평단을 지원하고 나서 결과를 확인하지 않았던 (보통은 문자나 메일로 보내줘서;; 나는 이번에도 그럴 줄 알았다.) 책이었기 때문에 뭔가 더 선물 같은 마음이었다. 그리고 약간은 흥분을 해서 책을 펴서 읽었다. ' 프롤로그 - 잃어버린 엄마를 찾아서 '를 읽자마자 바로 책을 덮었다. 한참을 고민했다. 내가 이 책을 '울지 않고' 다 읽을 수 있을까? 하지만 두 눈에 이미 눈물이 그렁그렁 맺혀 있었다. 

 이은주 작가님의 [오래 울었으니까 힘들 거야]

  이 책을 다시 펼쳐 든 곳은 요거프레소라는 한 카페였다. 강아지 미용을 기다리는 두 시간 나는 마음을 먹고 이 책을 다시 집어 들었고, 순식간에 쭉쭉 읽어 나갔다. 생각보다, 아니, 그다지 슬픈 책은 아니었다. 그저 누군가의 삶이 담담히 담겨있는 에세이였다. 지레 겁을 먹고 그 삶을 슬픔으로 보려고 했던 나 자신이 부끄러웠다. 

  누군가의 삶이 어찌 그저 '슬픔'일 수 있겠나, 그 슬픔이라는 것도 아니, 그 삶 속에 담겨있는 모든 감정은 그저 그 삶을 살아내고 있는 사람의 것이다. 나는 그저 멀리서 잠시 보여주고 나누어 주는 감정의 촉매를 빌려 울고 웃을 뿐. 그리고 뒤돌아서는 나의 삶을 살고, 내 속에는 나만의 슬픔과 나만의 기쁨, 나만의 감정들이 있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며 책 속에 담겨 있는 글자들로 그 감정들을 찔러댔다. 

 나와는 완전히 다른 사람 다른 인생인데도 계속해서 공감이 되는 부분 부분들이 발견이 되어서 책을 놓지 못했다. 그리고 책 속에 담담히 쓰여있는 그 인생으로 위로를 받았다. 그리고 작가님의 고찰은 내가 인생을 살아가는데 밑거름이 될 배움이 되었다. 

 작가님께서는 일본어 번역가, 작가 외에도 학습지 교사, 파출부 또는 식당일 등 많은 일을 하신다. 동생의 아이 둘을 키웠고 큰 조카가 20살에 낳아 맡긴 조카 손자를 키우며 사는 가장이다. 집 근처에는 엄마가 살고, 동생은 알코올 중독 치료를 받았다. 그리고, ADHD. 

 사실 제대로 들여다보면, 가끔 심장이 쿵! 하고 떨어지는 장면들이 있다. 그게 내가 아닌 작가님의 삶이라는 것을 순간 잊어버리고, 조카나, 조카 손자가 문뜩 하는 말에, 그리고 아프다고 연락이 온 엄마의 전화에 내 심장이 쿵쿵쿵쿵 거리는 것을 느꼈다. 아무리 에세이라고 해도, 이렇게 본인의 이야기를 하기가 어렵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기도 했다. 작가는 결국 자신의 이야기를 해야 하고, 이렇게 용기가 있어야 하는구나 하며 배웠다. 

 그리고 우리가 보통 생각하는 가족 구성과 뭔가 다른 구성 분명히 어딘가에, 어쩌면 많은 가족이 우리의 편견 속의 가족 구성원으로 이루어져 있지 않을 텐데 우리는 이것을 '정상' 그리고 '비정상'으로 나눈다. 정상적인 가족 상태... 사실 나도 단어를 썼다가 지웠다. 예전에 좋아하던 미드 '글리'의 여주인공은 아빠가 두 명이다 동성부부가 아이를 입양해서 키웠기 때문이다. 나는 그때도 그냥 아 저럴 수도 있구나 하고 생각하면서 나는 생각보다 편견이 없나 보다 했다. 그런데 아니었다. 오랜 교육과 사회 관습으로 뇌리에 박힌 편견은 의지를 가지고 바꾸지 않으면 무심코 말과 글로 나오게 되고, 그건 누군가에게 또 폭력이다. 

 요즘 계속해서 편견이 만드는 폭력에 대해 생각할 일들이 많은 것 같다. 한번 인식을 했더니 자꾸만 눈에 보이는 것 같다. 이런 변화가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오늘 이렇게 작가님의 책을 읽게 되어 행복하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이런 삶도 있다 묵묵히 자신의 이야기를 해 주신 작가님께 고마웠다. 

 

좋은 책이었다. 누군가의 삶을 들여다보는 것이 재미있는 것도 혹시 인간의 본성일까? 그리고 그렇게 들여다본 삶에서 또 나는 감정적으로 그리고 이성적으로 많은 것을 얻었다. 앞으로 작가님과 그 가족분들이 행복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작가님께서 묵묵히 전하는 이야기를 또 듣고 싶어 졌다. 작가님이 문화생활로 하시는 클래식 공연이나, 또 좋아하시는 그림에 대한 이야기도 좋았다. 아이 셋을 키우느라 다양한 일을 하느라 바쁜 와중에서도 자신을 위해 움직이시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다. 게으른 나는 전혀 생각해보지도 못한 일이었다. 반성해야지 

 아이들을 키우기 때문에 다양한 직업들을 '개척'할 수 있었다는 것도, 작가님 어머님께서 네가 똑똑하니까 그렇게 다양한 일을 '용기 있게'한다는 말도 머리와 마음에 남았다. 나도 나의 삶을 '개척'해 나가야지, 나도 한 발짝 나가야지, 나도 용기를 내서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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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도쿄로 출근합니다 - 도쿄에서 일하고 생활하고 있는 열 사람들의 열 가지 이야기
이상아 외 지음 / 플랜비디자인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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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랜비디자인에서 책을 제공받았습니다]

 

사실 살면서 일본이랑 미국은 여행이라던지 그 어떤 것을 위해서도 가봐야지 꿈꿔보지 않은 곳 중 한 군데이다. 사실 나는 일본 문학 중에서도 좋아하는 문학이 많고, 애니메이션도 좋아하지만, 그래도 일본을 직접 가 보고 싶지는 않다. 이유는 모르겠다. 일본이 싫은 건 아닌데, 막 가기를 열망하는 나라도 아닌 것 같다. 내가 해외로 나간 이유에 여행은 별로 없었다. 아버지가 중국에 계셔서 아버지를 방문해서 여행한 것과, 그리고 폴란드로 살 때 프라하를 여행한 것 그 외에는 전부 '공부하러' 또는 '살러'갔다. 

 

그래서 이 책에 눈이 갔다. 도쿄에서 일하고 생활하는 열 사람들의 [오늘도 도쿄로 출근합니다.]

 


한 사람이 인터뷰를 해서 써 내려간 책이 아니라 현재 도쿄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이 직접 자신의 삶을 이야기하는 책이었다. 나는 오래전부터 외국으로 나가 살고 싶었다. 구구절절 구구절절 나의 이야기를 쓰고 싶었지만 (실제로 방금 썼지만) 모두 건너뛰고 나는 실제로 폴란드에 나가 살아봤다. 내가 직접 일을 한건 아니지만 남편이 심지어 폴란드 사람들과 (통역을 대동해서) 일을 했다. 다시 한국으로 돌아온 지금 그와 같이 해외에 나갈 기회가 주어지면 어찌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남편은 절대 NO! 를 외치겠지만 나는 속으로 OK를 외치고 싶다. 내가! 일을 한다는 조건과 그때 남편과 비슷한 또는 더 많은 월급과 지원이 있다면 말이다. 

 

만약 누군가가 그래서 내게 해외 생활을 어떻게 하세요?라고 물으면 나는 이 책의 사람들 만큼 잘 쓸 수 있을까? 대답은 사실 절레절레 나는 거절할 것 같다. 그리고 확실히 [오늘도 도쿄로 출근합니다]를 다 읽고 덮은 지금 역시나 대답은 같다. 이 분들 만큼 글을 잘 그리고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쓸 수 있을지 모르겠다. 10 사람의 이야기는 각자 다 다르다. 일본에 오래 살다가 취직을 한 사람도 있고, 꿈을 위해 한국에서 공부를 한 후 꿈을 이루기 위해 도쿄로 날아가신 분도 있다. 심지어 한국에서 아이를 키우는 것에 대한 회의감으로 갑작스레 일본에 터전을 마련한 분도 계시다. 나는 그 모든 이야기를 천천히 읽어 나갔다. 그리고 잔뜩 긴장한 채 그들이 문맥 사이에 숨겨놓은 그들의 고독과 고생을 읽었다. 

 

이 분들은 각자 어떤 생각으로 이 책을 썼을까? 그런데, 한 가지 공통점이 있었다. 일본에 오는 다음 분들은 자신이 했던 시행착오를 겪지 말았으면 하는 마음이 느껴지는 것이었다. 소소한 팁에서부터 직접 부딪혀서 얻은 지나치기 쉬운 노하우까지 해외에서 특히 일본에서 이미 살아가는 그리고 앞으로 살아가기 위해 알아보아야 할 것들이 잔뜩 들어있다. 그저 막연히 취업을 어떻게 왜 하게 되었는지 취업을 하기 위해 무엇을 알아보았는지 그리고 일은 어떻게 하는지 이런 책이 아니었다. 

 

물론 그런 노하우들도 잔뜩 들어있지만, 내가 느낀 이 책의 주요 쟁점은 '삶'이었다. 집을 구하는 것 차를 구하는 것도 자세하게 설명해 주시고, 외따로이 떨어져 있는 것이 힘들다면 어떻게 한국인 커뮤니티를 만나는 지를 알려주었다. 어느 나라를 가든 한국인 좋은 한국인 커뮤니티를 만나면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일본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쓴 글이라 일본이 기준이지만, 책을 잘 읽으면, 해외에서 살아야 할 때 무엇을 알아보아야 하는 지의 지표가 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취직에 관한 이야기들 회사에서 일을 해 나가는 이야기들은 확실히 어느 나라의 사회 초년생이 읽어도 좋을 만한 내용이었다. 영업실적이 부족해서 힘들어하던 이상아 작가님은 선배 멘토의 조언으로 작은 목표를 세워 자신이 할 수 있는 일들을 해 나갔다. 그리고 영업부진을 극복했다. 회사의 업무가 힘에 부딪힐 때 좋은 조언이 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리고 노은정 작가님의 돈 관리 노하우 라던가 이윤정 작가님의 N 잡러 가 된 이야기 등을 읽다 보면, 사회생활 속에서 부딪히는 크고 작은 일들의 길잡이가 될 수 있겠다. 잘 기억해 놔야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니까 이 책은 그저 해외생활 이렇게 하세요!라는 책이 아니라, 먼저 살아본 이들이 자신의 시행착오, 자신의 성공담을 꺼내 자신의 뒤를 밟을 후배들에게 전하는 삶의 지혜를 담은 메시지였다. 그래서 나는 이 책을 일본 해외취업을 목표로 하는 이들뿐 아니라 사회 초년생들 그리고 사회생활에 지쳐있는 이들에게도 읽어보라 권하고 싶었다. 전혀 나와 관계가 없을 것 같은 '해외취업 이야기'로 저장하기에는 책에 담겨있는 팁과 노하우들이 너무나도 쏠쏠했다. 

 

누군가의 에세이를 읽은 것 같기도, 또 자기 계발서 한 권을 읽은 것 같기도 했다. 실제로 에세이에 맞는 통계 자료들이 뒤에 함께 나와 있어서 일본이라는 국가를 이해하는 데에도 도움이 많이 되었던 것 같다. 이런 책의 단점으로 흔히 꼽히는 것 중 하나가 시간이 지나버리면 정보의 정확도가 떨어져 버린다는데 있다. 그러나 오랜 시간이 지나버리고 나서 이 책을 읽으려 한대도 나는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10 사람들이 적어놓은 다양한 노하우에는 그렇게 시간이 지나고 나서도 절대 바뀌지 않을 가치를 가진 것도 많으니까 그리고 그건 해외에 나가기 위해 또는 사회에 나가기 전 꼭 알아야 하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https://hattosis.tistory.com/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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