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가 싫은 날 높새바람 52
지혜진 지음 / 바람의아이들 / 2021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야기 속 주인공 진주는 어느날 엄마와 함께 시장에 갔다가 엄마의 잘못된 행동에 동참하게 된다. 물론 나중에야 밝혀지지만 엄마도 처음에는 '실수'였다. 그러나 기울어져 가는 가계 살림에 엄마는 자꾸만 잘못된 행동을 반복하게 되고 진주는 계속해서 죄책감에 시달리고, 고민에 빠지게 된다. 특히 친구 세영이의 말 한마디 한마디는 진주에게 가시가 되어 마음을 쿡쿡 찌른다.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는 비밀을 안게 된 진주의 속앓이는 상황은 다를 지라도 누구나 한번쯤은 겪어봤을 것이다.

요즘 나에게 가장 어려운 일은 엄마를 또 아빠를 이해하는 일이다.

감자가 싫은 날 - 지혜진 (p.17)

[바람의 아이들 서포터즈 하늬바람 2기로 책을 제공받았습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진주는 그런 상황 속에서도 자신을 잃지 않았다. 어쩌면 이건 진주의 세상이 깨어지는 큰 사건이 될 수도 있었겠지만, 잘못된 것은 잘못된 것으로 가족을 향한 사랑은 사랑으로 남겨 두었다. 물론 그 덕분에 고민을 크게 한 것이겠지만, 그건 그동안 진주가 부모님께 받은 사랑과 믿음 그리고 그동안 보아왔던 부모님의 모습 덕분일 거라고 생각한다.

어머니의 행동은 사실 '동화'로 만나기에는 충격적일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러나 세상에 얼마나 많은 부모들이 자신의 아이들 앞에서 이렇게 많은 잘못을 하고 살아가는 지를 생각하면 사실 별 일 아닐 수도 있다. 그래서일까 하고 많은 물건들 중에 작가님은 하필이면 '감자'를 선택하셨다. 한 봉지에 3000원 하는 감자는 진주의 말만큼이나 딱 그만큼의 양심의 가책이 되었다. 또한 감자는 '구황작물'로써 역할을 하는데, 점점 어려워지는 진주의 가정에 감자는 생계의 상징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했다. 그리고 감자가 굉장히 무겁다는 것도 이유가 아니었을까? 어머니가 팔이 아프셨으니까....

집안의 어려움과 부모님의 약함을 직면하게 된 사춘기 소녀의 마음을 정말 잘 나타낸 소설이라고 생각을 했다. 그리고 진주의 가정은 우리 주변에 아니 어쩌면 내가 살고 있는 가장 흔한 가정의 모습이라고 생각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