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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픽 #02 - 멋진 신세계, 2021.1.2.3
문지혁 외 지음 / 다산북스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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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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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직업인들의 이야기가 깊게 다루어진 part1 creative nonfiction 이 가장 좋았다.
남의 직업 이야기는 참으로 흥미로운 것인데,
예술제본가, 구술생애사 작가, 응급의학과 전문의.
그들의 직업이야기가 무척이나 깊이 있고 진하게 다루어져 있어서 매거진에 대한 기대감이 올라갔다. (무려 13장짜리 논픽션)
남궁인 의사의 글은 구성이 생동감있어 흥미로웠다.
시간도 마음도 꽤 소진되었을 듯한, 작가들이 2020년 마지막 기운을 다해 쓴 것 같은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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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2 의 virtual essay if i 도 재미있다.
예능 방송 작가의 글인데, 궁금할 수밖에 없는 (방송국) 직업인데다, 어떤 환경에서 어떤 작업을 하는지, 흥미롭게 소개되어 있다. (<삼시세끼>에서 출연진들이 요리할 작물들을 작가들이 심고 키우는지 몰랐다. <윤식당>의 메뉴 개발도 작가의 일이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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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추천도서 컨셉은 색다른 것은 아니지만, 유사한 책을 1+1으로 추천받는 것은, 책을 추천받아 읽기를 좋아하는 독자로서는 고마운 지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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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SF소설 같은 김솔의 <말하지 않는 책>
송시우의 <프롬 제네바>
이주란의 <이 세상 사람>
마음이 서늘해지는 황정은의 <기담> 등이 소개되어 있는
part3 의 fiction 도 흥미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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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픽2호 #EPIIC #에픽 #문예지 #황정은 #남궁인 #책추천
#잡지 #문학 #소설 #픽션 #논픽션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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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장과 뒷장 사이의 우주> #문지혁

하나의 책은 무수히 많은 렉또와 베르쏘로 이루어진다. 교차하며 커져가는 홀수와 짝수처럼, 서로의 꼬리를 물고 있는 두 마리의 우로보로스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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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실의 노동자들> #남궁인

다급하게 찾아온 수많은 환자는 이곳을 떠나 안락한 집으로 가거나 가끔 다른 세상으로 영영 떠나버리지만, 이곳을 일터로 삼은 사람들은 힘이 닿을 때까지 각자의 이야기를 품고 이 자리를 지킬 것이다. 영원히 순환하는 세계와 이 안에서 치유되는 사람들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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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지 않는 책> #김솔

책은 결코 스스로 말하지 않는다. 누군가가 책에게 말을 걸 때만 비로소 책은 대답을 하는 것이다.

하나의 원인은 최초 두 개의 결과로 분열되지만 곧 두 개의 결과는 두 개의 원인으로 작용하고 두 개의 원인은 또다시 네 개의 결과로 분열하다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더욱이 결과와 원인은 수시로 자리를 바꾼다. 이런 가역적 연쇄반응은 시공간의 제약을 뛰어넘어 거의 동시에 일어나기 때문에 우리가 감지할 수 있는 사건이 사실은 결과가 아니라 원인일 수 있으며, 현재나 미래가 아닌 과거를 바꿀 수도 있는 것이다. 그래서 늘 기억은 진실을 배신하는 게 아닐까.

운명이란 영원한 실패를 인정하기 위해 인간이 발명해낸 신기루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기억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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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담> #황정은

겪지 않은 일을 사람들은 잘 모른다고 말했지. 겪은 사람들이 먼저 걱정할 수밖에 없는 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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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 사람> #이주란

진짜 중요한 건 그 사건 자체가 아니라 그때 나의 기분이나 감정, 혹은 지금의 나에게 남아 있는 기억이나 느낌입니다. 그 사람이 그렇다면 그런 거예요. 다른 사람의 감정이란 건 어느 정도 추측할 순 있지만 직접 겪어보지 않는 한 정확히 알기 어렵습니다. 심지어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서 같은 경험을 한 사람들도 자신이 걸어온 삶의 회로에 따라 각기 다른 판단과 결정을 내리곤 하잖아요.(...) 멀리 다른 사람의 감정까지 가지 않더라도, 자기 자신의 감정조차 헷갈려 하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요.(...) 사람이 다 다르다는 것이 가끔은 무섭게, 그래서 외롭다고 느껴질 때가 있었습니다. 사람들은 자기가 아는 만큼만 타인을 이해하니까요.

살아가면서 겪는 대부분의 일들은 어쩔 수 없다고, 조금 과장하자면 어쩌면 거의 모든 일들은 결국엔 어쩔 수 없는 거라고 생각하곤 합니다. 그런 와중에도 무기력과 슬픔과 분노와 두려움과 복수심과 후회와 절망과 수치심과도 싸워야 한다는 것도요. 가끔은 행복한 기분일 때 불편한 감정이 같이 느껴져 곤란하기도 합니다. 수시로 찾아오는 그런 유의 감정들을 처리하기 위해서는 그냥 숨을 쉬며 살기만 하는 데에도 제가 가진 온 에너지를 써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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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법 안온한 날들 - 당신에게 건네는 60편의 사랑 이야기
남궁인 지음 / 문학동네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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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곡도 하고 얼굴 묻고 웃기도 하고 흐뭇한 미소가 지어지기도 하고 이별에는 아쉬워하고 사랑에 고마워도 하게 되는, 삶의 모든 감정을 고스란히 되새겨볼 수 있는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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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법 안온한 날들 - 당신에게 건네는 60편의 사랑 이야기
남궁인 지음 / 문학동네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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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너무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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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골든아워 1~2 세트 - 전2권 - 생과 사의 경계, 중증외상센터의 기록 2002-2018 골든아워
이국종 지음 / 흐름출판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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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궁인 응급의학과 교수님의 <만약은 없다><지독한 하루> 읽고 의학에세이 좋아졌는데,
이국종 교수님 버전의 의학에세이라니..
또 하나의 멋진 책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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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아워 2 - 생과 사의 경계, 중증외상센터의 기록 2013-2018 골든아워 2
이국종 지음 / 흐름출판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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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궁인 응급의학과 교수님의 <만약은 없다><지독한 하루>도 재미있게 읽었는데,
이국종 교수님 버전의 의학에세이라니..
또 하나의 긴박한 책인 것 같아서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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