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내가 하나님의 꿈인 것, 그게 중요해! - 청소년을 향한 외침, 날라리 선교사의 힙합하기
서종현 지음 / 샘솟는기쁨 / 2012년 12월
평점 :
절판
책을 읽으며 저자에게는 이 책이 반드시 필요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인터넷에서 저자의 이름을 검색하면 그의 직업란에는 힙합가수, 사진작가가 뜬다.
험상궂은 인상도 모자라 힙합가수라니!
그런 그가 청소년 사역을 할 때, 사람들은 많은 궁금증을 가질 것이 분명했다.
다행히도 이 책은 궁금증에 대한 확실한 답변이 되었다.
그가 진정한 하나님의 사람이며, 청소년 사역자로서 탁월한 사람임을 증명해 주기에 충분했기 때문이다.
저자는 스스로를 '구겨진 종이컵'이라고 표현했다.
그도 그럴 것이 저자는 평범하지 않은 청소년기를 보낸 사람이었다.
그는 중학교 1학년 때, 누군가를 괴롭힌 적이 없었음에도 누명을 뒤집어 쓰고 불량학생 취급을 받아야 했다.
어린 나이에 쓴 누명의 굴레는 그를 불량학생으로 만들었다.
중학교 2학년 때는 아무런 이유없이 옆구리에 칼을 맞아야 했고,
군대에 가서는 단체생활 부적응자로 판명받고 퇴소 조치는 물론 정신병원에 입원까지 하게 된다.
나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억울한 누명으로 학교에서는 불량학생 취급을 받고, 이유없이 칼에 찔리고...정신병원에 입원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니.
그야말로 절망의 수순을 밟으라는 것과 다름없는 것 아닌가 싶었다.
저자를 종이컵에 비유하자면 휴지통이나 길바닥에 버려지고 마는 구겨진 종이컵이었던 것이다.
그런데 그의 인생에 반전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예수님이 구겨진 종이컵을 집어 든 것이다.
저자는 정신병원에 입원해서 지내는 동안 철저하게 '내부인'이 되기 위한 연습을 하게 된다.
마음을 다친 이들에게 꿈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소망을 품는 것으로 시작된 연습은
아마 하나님의 계획하심 아래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 아니었나 싶다.
그것의 시작은 환자들 사이에서의 내부인이었을지 모르나 이제와서 생각해 보면
그 경험 덕분에 저자가 청소년의 내부인으로 자리잡을 수 있었을테니까 말이다.
예수님은 구겨진 종이컵을 집어 드는 것에서 끝나지 않으시고 종이컵의 구김을 하나하나 세밀하게 펴 나가셨다.
병원에서 보내는 고요한 시간 동안 저자는 천국에 대해 고민하게 된다.
끊임없는 고민과 공상을 거듭하며 그는 다시 천국을 꿈꾸게 되었다고 고백했다.
천국보다 멋진 꿈은 아무리 잠을 설쳐도 떠오르지 않았던 것이다.
그래서 그는 소외된 이들에게 꿈을 주는 사람, 더 나아가 천국을 꿈꾸게 하는 사람이 되기로 마음먹는다.
그러나 구겨진 종이컵이 펴지는 과정은 그리 순탄치 않았다.
스스로의 부족함과 싸워야 했고,
주변의 시선으로부터 강해져야만 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저자의 중심만은 흔들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다소 거칠고, 그야말로 쎄보이는 그는 천국에 가든지, 아니면 맞아 죽든지를 선택하라고 위협하는 듯이 하나님을 전했다.
홍대 거리에서 천국을 외치는 힙합하는 청년. 그것이 어디 위협만으로 되는 것이었을까?
사실 그것은 위협이 아니라 천국을 전해야 한다는 절실함에서 비롯된 것이었으리라.
책의 곳곳에서 그의 솔직한 고백의 흔적을 볼 수 있다.
여전히 하나님보다는 물질을, 내가 드러남을 사랑하는 연약한 자라는 고백.
자신의 책이기에 약간의 거짓말을 보태던가, 그 부분을 빼버리던가 해서 피할 수도 있었을텐데
저자는 지나치도록 솔직하게 고백하고 있다. 그래서 더욱 신뢰가 간다.
우리가 아무리 노력한다 한들 성자 예수님의 모습을 따라갈 수 없다는 걸 그는 알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 고백이 상처받고 소외된 누군가에게 나와 다르지 않다는 공감과 함께
위로를 줄 수 있다는 것도 저자는 알고 있었을 거라 생각한다.
예수님은 종이컵의 구김을 펴고, 그 종이컵을 사용하셨다.
그의 음악은 다소 직설적이긴 하지만 하나님을 노래했고, 천국을 외쳤다.
소년, 소녀원의 아이들에게 잔소리를 늘어놓는 어른이 아니라
나를 이해해주는 세상에 단 하나뿐인 어른이 되어 아이들의 마음을 열었다.
저자는 상담을 하는 날라리 청소년들에 왜 하필 자신을 상담가로 선택했는지 물어본 적이 있다고 했다.
아이의 대답은 의외였다. 담배를 끊으라는 소릴 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선생님은 알고 있다고 대답했다.
자신이 언젠가는 담배를 끊을 거란 걸 알고 있는 사람 같다고...
눈높이를 맞추는 정도가 아니라 청소년 사이에서 그는 내부인이었다.
조금의 괴리감도 느껴지지 않는 내부인.
이미 바닥을 경험했기에 사단이 노리는 약점이 무엇인지, 그는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것을 극복했기에 사단의 약점 또한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는 아이들이 사단에게 약점을 잡혀 흔들리는 순간에 아이들을 붙잡아 줄 수 있었다.
하나님은 참 멋진 분이셨다. 경험하지 않으면 알지 못한다는 것을 아시고, 저자에게 그 힘듦을 경험하도록 하신 탁월함.
또 그 힘듦을 넉넉히 이겨낼 수 있도록 도우시는 인자함.
그 멋진 하나님이 그를 청소년 사역자로 세우셨다.
그가 힙합을 하는 가수여서 아이들에게 접근하기 쉬워서 그랬을까?
그건 단연코 아니었을 것이다.
하나님이 그를 청소년 사역자로 세우신 것은 그가 '복음'을 아는 사람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는 그가 하나님을 얼마나 아는 지에 대해 자랑하지 않는다.
다만 하나님이 나를 얼마나 잘 알고 계시는 지에 대해 자랑한다.
자신도 몰랐던 모습을 알게 하시는 하나님을 자랑한다.
그는 우리가 자랑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었다.
우리가 자랑할 것은 하나님과 복음 외에는 없다.
청소년기를 보내며 누구든 '나는 쓸모없다'고 생각할 수 있다.
질풍노도의 시기를 지내며 그런 생각 한번 해보지 않는다는 것도 어찌보면 있을 수 없는 일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것을 극복해내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그것을 극복하지 못해 주저앉는 사람도 있다.
이 책은 그런 사람들에게 충분히 다시 일어설 수 있다고 이야기해 줄 수 있는 책이다.
나의 죄를 대신해 십자가에 못박히신 예수님의 이야기를 들으며 내가 사랑받고 있었음을 느끼는 것과 같이
이 책을 통해 누구든지 사랑받는 존재가 될 수 있음을 알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