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판적 상상력을 위하여 - 녹색평론 서문집
김종철 지음 / 녹색평론사 / 2008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녹색평론책을 정말 늦게 알았다. 1991년 창간된 녹색평론이 20년넘게 격월로 잡지를 내는동안 난 뭘했기에 몰랐던가? 이 출판사에 단행본책을 알게된 것은 간디의 물레부터다. 이 책도 지은이가 한 권의 책으로 만들 작정으로 글을 써내려 간것이 아니고 여러 해에 거쳐서 쓴 글을 모은 것이다. 그가 말하듯이 출판물의 홍수속에서 책은 항상 선하기만 한 것일까? 그런 고민을 하면서 고심끝에 낸 책이고 이 곳에 책은 코팅이 없고 사진이 없고 모두 재생지다. 환경오염을 불러일으키는 석유경제의 종말을 지속적으로 문제제기한 녹색평론의 고집이다. 책은 가볍고 정말 작다. 그래서 잠바의 앞주머니에 들어갈 정도다. 그러나 내용은 결코 가볍지 않다.

 이 책에서 말하고 있는 것들 즉 세계화와 자유무역으로 인한 소농과 토착문화의 붕괴와 생명공학의 인간성 파괴, 원자력발전과 자동차문명에 대한 거부로 정리될 수 있는데 그저 산업문명의 거부로만 이해할 수는 없다.

 지역화폐, 소농을 기반으로 한 대안적인 공동체를 통해서 인간적인 삶을 살 수 있다는 것이 지은이의 생각이다. 대량생산, 대량소비, 대량폐기로 이어지는 산업시스템으로 더 이상 유지될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하였다는 기본적인 시선과 더불어 중앙집권적인 정치질서로는 실질적인 민주주의를 누릴 수 없고 국가권력과 경제성장에 대한 환상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은 보수니 진보니 하는 구분으로는 규정될 수 없는 그 무엇이다. 저자가 한 강연에서 이런 말을 했다. "60년대가 원시시대였습니까? 고도의 문화적인 시대였습니다." 좀 부족하더라도 아끼고 보살피며 살자는 것이 아닌가. 비참함이 아닌 고르고 맑은 가난을 말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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