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를 맛보다 - 제주사람들이 즐겨 찾는 제주의 대표 맛집 탐방기
강석균 지음 / 넥서스BOOKS / 2012년 7월
평점 :
품절


여행을 다니는 사람들은 알 것이다. 여행에서 빠질 수 없는 요소가 먹거리임을. 어떤 때에는 그 지역에서 먹은 맛있는 먹거리가 여행 후기의 전부가 되기도 한다. 그와 반대로 아주 멋진 곳을 방문했지만 음식이 형편없으면 이상하게 관광 기분이 퇴색된다. 따라서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일수록 맛집에 대해 열광할 수밖에 없다.

나도 제주 맛집에 대한 정보를 갖고 있고 지금도 따로 만들어나가는 중이다. 이 책도 나에게는 소중한 정보가 되었다. 맛집 지도를 따라다니면서 내 정보를 수정하기도 하고 첨가하기도 했다. 맛집 정보를 잘 간추려서 자신이 원하는 여행지에서 바로 딱 그 맛을 경험할 수 있다면 최상의 앙상블이리라.

특히 제목을 잘 지었다고 행각한다. 소제목.

‘제주사람들이 즐겨 찾는 제주의 대표 맛집 탐방기’라는 제목이 인상적이었다. 제주사람들이 잘 간다고 하면 현지인에게 인정받는 맛집인 것 같아서 신뢰성이 높아진다.

하지만 유념해야 할 것은 제주인의 입맛과 여행객의 입맛이 꼭 같지 않다는 것.

또한 누구에겐 맛집이지만 다른 사람에겐 그렇지 않다는 것도.

사람마다 다 다르기에 받아들여야 한다.

 

그래서 나만의 맛집 지도를 갖고 있는 것이 중요하다. 내 입맛에 맞는 맛집 정보.

 

이 책의 목차도 지역별 음식별로 구성되어 있다.

 

이 책에 소개된 맛집을 나도 인정하는 맛집, 내가 가보고 싶은 맛집으로 분류해 보겠다.

 

1. 인정 맛집

1) 표선을 대표하는 맛집: <춘자국수>네 ‘멸치국수’

사실 제주 유명음식은 멸치 국수가 아니라 고기 국수다. 고기 국수를 잘 하는 집은 여럿 알고 있지만 멸치 국수 잘 하는 집은 잘 소개받지 못했다. 고긱 국수는 잘 먹는 사람은 좋아하지만 고기 국수가 낯선 사람들에게는 별로 추천하기 어려운 메뉴다. 하지만 멸치 국수를 못 먹는 사람은 없지 않은가?

표선리 사거리는 우리 집에도 가까워서 자주 가 본 곳이지만 이 곳에 <춘자국수>가 있는 지는 몰랐다. 위치 소개에서 코끼리 마트 앞이라고 한 것이 의외로 큰 도움이 되었다. 코끼리 마트는 눈에 잘 띄였기 때문에 그 앞에서 춘자국수를 쉽게 찾을 수 있었다. 넓고 쾌적한 식당은 아니니까 그런 것을 기대하면 안되고 너무 많은 일행이 있을 경우도 한꺼번에 들어가서 먹기 어려운 점이 있다. 또 메뉴도 딱 멸치국수로 정해져 있으니 이 점도 참고해야 한다. 어쨌든 주문을 받고 나서 만들어 주는 멸치국수는 김이 모락모락 나고 양은 냄지에 나오는 국수는 나도 모르게 꿀꺽꿀꺽 침이 넘어가게 하더라.

국수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둘째 딸도 남김없이 다 먹은 기적의 국수다. 가격도 2500원이니 가난한 배낭여행자에게 만족스런 메뉴다.

재미있는 사실은 (주민분들에게 들은 정보임) 춘자 할머니가 고스톱에서 딴 날은 국수가 더 맛있고 잃은 날은 살짝 짜다는 소식이다. ㅎㅎ

 

2) 서귀포시의 자존심: <덕성원>의 ‘게짬뽕’

제주도 중국집의 3대 전설 중 하나. <덕성원>! 서귀포시에서는 대표 중국집이다. 화교 출신 쥔장이 대를 이어서 장사하고 있다는 중국집. 그 명성은 오래 전부터 들어왔지만 최근에야 방문해 봤다.

우선 허름한 중국집이 아닌 빌딩형 건물에 세련된 인테리어도 인상적이었고 서비스 면이나 시설 면이나 아주 우수했다. 손님들을 모시고 가서 대접하기에도 손색이 없는 장소고 대량의 인원이 와도 함께 식사할 수 있는 곳이었다.

물론 듣던 대로 전설의 ‘꽃게짬뽕’은 맛 있 다.

특히 꽃게 한 마리가 다 들어가 있고 게 다리의 살도 푸짐해서 마치 해물탕을 먹는 기분도 들었다. 국물도 시원하고 면도 쫄깃하고 한마디로 만족스러운 식사였다. 짜장면도 기름기가 많은 맛있는 짜장면이었다. 건더기도 많고.

다만 아주 칼칼하고 얼큰한 매운 짬쫑을 기대했다면 기대에는 못 미칠 수 있다. 이상하게 제주에서 먹는 음식은 육지에서 먹었던 아주 자극적인 매운 맛은 잘 안 난다. 시원한 해물맛을 느끼고 싶었다면 대 만족일 것이다.

 

3) 자리물회의 지존: 어진이네 횟집

이미 블로그에도 소개했던 맛집이다. 제주 사람들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 관광객에게도 입소문이 살짝 난 것이 아니라 날 만큼 난 것 같다. 주말이면 주차할 공간이 항상 부족하고 사람들로 항시 북적이는 장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 역시 다른 사람들에게 추천해 줄 수 있는 맛집이다. 일단 바다 뷰의 전망을 포기할 수 없고 보목 포구의 아름다운 경치 또한 입맛을 돋운다. 자리물회에 들어가는 자리돔의 양이 어마어마해서 만족스럽고 특히 여름철에 그 시원한 국물을 맛 본 사람은 매력에 빠져든다. 자리물회가 입맛에 맞지 않는 사람은 한치물회를 먹으면 되고 다양한 음식을 맛보고 싶은 사람은 생선구이를 먹을 수도 있다. 유명한 관광식당처럼 가격 거품이 없고 푸짐한 양으로 인해 한동안 이 집의 인기는 계속될 것이다.

다만 제주 주민분들 중에서는 이 집의 자리물회가 예전 전통방식을 포기하고 외지인들 입맛을 사로잡기 위해 콩가루를 넣는다고 싫어하신 분들도 있다. 이 콩가루에 대한 평가는 사람마다 다를 것 같다. 그리고 항상 바쁜 집이다 보니 서빙 보는 분들이 자주 바뀌고 일처리가 서툰 학생부터 외국인 노동자까지 있어 주문처리가 늦어지는 점이 다소 아쉽다.

 

2. 제주 음식에 대한 이야기, 가보고 싶은 맛집

1) 몸국

아직 나에겐 접근하기 어려운 그 이름. ‘몸국’이다. 제주 주민분들이 몸국을 사랑할 수 있어야 진정한 제주인이라고 했는데 난 아직 몸국이 입에 맞지 않는다. 간혹 잔치 음식상에 몸국이 나올 때가 있는데 대부분 남기고 나올 때가 많다. 돼지 육수에 제주 바다에서 자란 모자반을 섞은 것이 몸국이다. 그냥 고깃국으로 생각할 수도 있는데 특유의 향내가 있어서 나같은 편식쟁이 짧은 입맛에겐 쉽게 친해질 수 없는 국이다.

 

2) 회

사실 바닷가 하면 회를 먹어봐야 맛이고 제주도 여행 왔다 하면 한 번쯤은 회를 욕심내지 않을까? 하지만 식당에 들어가서 겁 없이 자연산 회를 주문하면 아마도 가벼운 지갑과 함께 씁쓸한 마음으로 나오게 될 것이다. 바닷가가 싸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진짜 자연산 회를 먹을 확률은 높겠지만 자연산 회는 그 가격이 만만치 않다.

내가 추천할 수 있는 방법은 동문시장이나 서귀포 매일시장에서 회를 떠서 숙소에 가서 먹는 방법이다. 이것이 가장 저렴하게 즐길 수 있는 방법 같다. 식당에서 이용하려면 쿠팡 등에 나와 있는 추천 코스를 따라갈 수도 있고. 바다 분위기만 느끼고 싶다면 해산물 모듬을 추천하고 싶다.

 

3) 정식 뷔페

제주도 여행 와서 음식 값이 비싸다고 투덜거리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제주도 지역 곳곳에는 정식 뷔페집이 상당히 많다. 인적이 드문 산간마을에도 어김없이 정식 집은 있다. 보통 6000원선. 가정집 상차림에 반찬이 잘 나오는 집은 돔베고기며 옥돔구이도 나온다. 시내도다 농어촌 지역에 정식집이 실속 있는 경우가 많다. 왜냐하면 농어촌 지역은 밭일 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일 하다가 집에 가서 먹지 못하고 가까운 정식 집에서 식사를 하거나 배달 시킬 때가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저렴한 정식 집들이 많으니 이런 집들을 이용하면 좋겠다.

 

4) 문어와 해물라면...........경미휴게소

가 보고 싶은 맛집이다. 이미 여러 온, 오프라인에서 추천을 받는 집이다. 성산포 앞바다 작은 쉼터라는데 그 맛이 기가 막히다는 평이다. 좌석도 적을 거라서 소규모로 가야 할 거고 뭐 대단한 서비스나 시설을 기대하면 안 된다. 단돈 3000원에 해물라면을 먹고 소주한잔에 문어 안주를 먹을 사람들, 허름한 집일수록 술맛이 사는 사람들이 가면 좋을 것이다. 사람들이 붐비지 않는 시간에 맞춰 꼭 한번 가 보고 싶다. 우도에서 문어라면을 먹어봤는데, 문어가 라면에 들어가니 또 그 국물맛이 기가 막히더라.

 

5) 제주 밀면의 지존............산방식당

제주도는 면 요리가 발달한 곳이 아니다. 면 요리를 잘 하는 집이 손에 꼽힌다. 특히나 밀면은. 아직 먹어보지는 못했지만 산방식당의 유명세는 익히 알고 있다. 관광객들도 많이 들어보지 않았을까?

이 책에 의하면 부산 밀면과 산방식당의 제주 밀냉면은 아무 상관이 없다고 한다. 산방식당 쥔장의 아버지가 개발한 음식이란다.

일단 제주 밀면은 소면이 아닌 중면을 쓰고 육수의 농도도 진하다고 하는데 사진으로 보는 모습은 일반 냉면보다 시원하게 보인다. 더운 여름날 차갑게 아삭거리는 밀냉면을....곧 먹으러 가 보리라.

 

6) 말고기

제주에서만 먹을 수 있다는 희소성과 말고기만의 장점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찾는 메뉴다. 제주에 왔다면 한번쯤은 자긍심과 의무감을 갖고 도전해 봤으면 한다. 대신 식당을 잘못 찾았을 경우 말고기의 비릿한 냄새가 나서 역겨운 생각을 갖게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제대로 맛집을 찾아가면 말고기가 소고기보다 맛있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특히 아이들이 좋아한다. 말고기 스테이크나 말고기 구이는 우리 아이들이 환호하는 메뉴다. 나는 개인적으로는 이 책에 소개된 ‘녹산장가든’보다는 해비치호텔 앞에 청정원을 더 추천하고 싶다. 하지만 앞에서도 얘기했지만 사람마다 다르다. ‘고수목마’도 유명하고 어쨌든 선택은 본인의 몫.

 

7) 흑돼지

제주 음식의 히든카드는 ‘흑돼지’가 아닐까 한다.

역시 제주에 여행 왔으면 흑돼지 한 번 먹어보지 않았을까? 제주의 돼지는 맛있기로 소문나 있다. 흑돼지 불고기부터 흑돼지 연탄구이까지. 흑돼지는 꼭 먹어봐야할 필수 먹거리다. 워낙 제주인들이 흑돼지를 좋아하다 보니 식당도 많고 그만큼 맛집도 많다. 자신의 입맛에 맞는 맛집을 잘 찾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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