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에 일하고 낮에 쉽니다 - 내 일을 나답게 하는 법, 책바 이야기
정인성 지음 / 북스톤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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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 끌려 집어든 책. 창업기인가 싶어 가볍게 넘겨봤는데, 차근차근 자기 자신을 이야기하는 모습에 어느 샌가 집중해서 읽을 자리를 찾게 되더라. 읽을수록 책바의 소파가 더 생각나더라. 왜 이런 바를 만들게 됐는지, 손님들과 어떻게 교류하고 어떤 선순환이 만들어졌으면 좋겠는지에 대한 소망이 인상적이었다. 내 일은 나만의 것이 아니라 세상에 영향을 미친다는 의식을 갖고 꾸준히 나아가려는 의지가 와 닿았다.


《밤에 일하고 낮에 쉽니다》는 창업기인 건 맞지만, 책바 창업기라기보다는 ‘나 자신’에 대한 창업기라고 하고 싶다. 무엇보다도 ‘내가 행복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생각하게 한다. 사실 나는 저자처럼 내 일터를 내가 만들기보다는 어딘가의 일원이 되는 것을 편안하게 여긴다. 하지만 일하는 환경에 신중하지 않다는 뜻은 아니다. 다들 그렇듯 나도 여러 직업과 직장을 거치면서 ‘이 회사, 이 사람들과 잘해나갈 수 있을지’를 고민했기 때문이다. 읽다 보니 자연히 그 고민들이 다시 떠올라, 나도 내가 행복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계속 찾고 있었구나 싶어 지금까지의 일들을 돌아보게 됐다. 그저 진로에 대한 고민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결국 나의 행복과 무관하지 않았구나 하는 새삼스러운 깨달음과 함께.


직장을 찾는 사람이건, 일터를 만드는 사람이건 내 일을 평생 고민할 수밖에 없는 시대다. 저자가 좋아하는 것에서 자기 일을 찾았듯, 내 고민 또한 내가 행복하게 일할 수 있는 곳에 대한 탐색이었듯, 조금씩 기억해내고 조심스레 뒤지다 보면 실마리 하나쯤은 도르르 굴러나오지 않을까. 책 속에 차곡차곡 쌓인 고민과 성찰을 꼭꼭 씹다 보니, ‘혼자만의 호사스러운 시간’이 절로 간절해진다. 술은 못 하니, 아쉬운 대로 오늘 밤엔 제일 좋아하는 차를 마셔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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