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당장 읽고 싶은 철학의 명저
하세가와 히로시 지음, 조영렬 옮김 / 교유서가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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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통해 본 하세가와 히로시는 매우 꼼꼼한 독서가다. 

그가 풀어주는 철학의 명저들은 매우 흥미롭게 들린다.

고분샤 문고판 후기에서 밝힌바와 같이, "마음 가는 대로"고른 책들에 대한 독서와 습작들은 이 책 한권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왠지 그가 번역과 개역에 신경쓰며 다양한 서적들을 뒤적거리고, 메모하고, 통독했을 모습이 그려진다.

 

인간, 사색, 사회, 신앙, 아름다움 5개의 장으로 이루어진 책의 구성은 탁월하다.

구성만큼 흥미로운 것은 하세가와 히로시식(?) 독서법이 그대로 묻어나는 문장들에 있다.

셰익스피어의 <리어 왕>에서 희미한 '악역'의 존재들을 읽어내고, 공자의 <논어>에서 '경의의 강요'와 '순위 매기기'를 꼬집는 부분은 참 재밌다.

흔히 기대하는 보편적인(?) 독서에세이와는 다르다. 저자가 직접 읽고 생각한, 있는 그대로의, 솔직한 감상을 만난다.

루소의 <사회계약론>에서 '인간에 대한 한없는 신뢰'를, 메를로 퐁티의 <눈과 정신>에서 '세계의 탄생'을 읽어내는 지점은 사뭇 진지하다.

 

또한 <역자의 말>에 나타난 사실들은 대단히 흥미롭다.

"학계와 절연하고, 집에서 책 읽고 시민들과 함께 공부하며, 명징한 일본어로 헤겔을 번역한"(p245) 하세가와 히로시.

읽기에 생경하고 부자연스러운 번역어/문장들(일본, 한국어판)을 여러 갈래로 예시하는 역자의 풀이까지.

 

이는 "철학"을 소개하는 동시에 "독서에세이"의 표본을 제시하는 매력적인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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