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현대 생활문화사 세트 - 전4권 - 1950 ~ 1980년대 한국현대 생활문화사
김종엽 외 지음, 김종엽 외 / 창비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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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역사는 왕의 역사'라는 이야기가 있다. 우리가 배워왔던, 그리고 '역사'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들은 대체로 거대한 흐름, 굵직한 업적과 사건들에 대한 것이다. 또, '역사는 승리자의 기록'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맞다. 오랜 인류의 삶과 이야기, 시간들 속에서 민중들이, 그냥 사람이 주인공이고 영웅이었던 적은 없다.

1392년. 나라의 간판이 고려에서 조선으로 바뀌었다. 왕이 바뀌고, 왕이 사는 곳이 바뀌고, 옷과 이름과 많은 규칙들이 바뀌었다. 그래, 그러면 백성들은? 고려인에서 조선인으로 바뀌면서 파란 얼굴이 초록색 얼굴로 바뀌기라도 했었나? 그렇다면 근현대사는 어떨까. 왕은 없는 민주주의 국가의 역사는 어떻게 기록되고 있었을까.

그간은 '그냥 사람들'에 대한 집요한 서술을 찾기는 어려웠었다. 최근에 들어 거대서사와 함께 맞물릴 일반의 삶, 생활과 문화에 대해 관심을 기울이는 움직임들이 보였고, 그 흐름이 이렇게 <한국현대 생활문화사>로 나타나기 되었다. '그땐 그랬었지'라며 추억을 공유할 소박한 이야기들부터, '설마 그때도 그랬을까'하는 새로운 사실들까지. 이전보다 좀 더 다양한 '역사'를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특히나 대체로 뭉뚱그려 '전후 시대'로 후다닥 정리되는 1950년대를 조명한 부분은 역사와 문화를 전공해서 제법 알 건 다 안다고 하는 사람에게도 큰 놀라움을 안겨주었다. 그 시대에도 오묘하고 복잡한, '문화'라는 것이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는 시간이었다. 더불어 '경제발전과 올림픽'이라는 일방적 서사에 갇힌 제 2의, 제 3의 입장과 사연들에 대한 조명도 엿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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